[선택 6·13 지방선거] "바뀐 게 처음이라… " 공무원들 '신선한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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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부산 지자체의 권력 구조가 더불어민주당으로 대거 교체되면서 인수인계를 앞둔 기초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멘붕'에 빠졌다. 같은 정당 내 구청장의 교체는 전례가 있지만,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공무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에서는 기장군(무소속)과 서·수영구(자유한국당)를 제외한 총 13개 구 기초단체장 당선인의 정당이 모두 자유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었다.

13개 구 단체장 정당 바뀌어
내달 1일 구청장 임기 시작
맞춤형 인수인계 준비 골몰
일부선 '인사 태풍' 염려도

차기 구청장의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인수인계 업무를 담당할 기획·총무·감사 분야 공무원들은 신임 구청장을 위한 맞춤형 인수인계 준비에 골몰하고 있다.

각 구청은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수지원단을 구성해 인수인계 준비에 착수했다. 인수지원단은 기획조정실장이 총괄하며, 정책기획관(업무보고팀)과 총무과장(인계·인수팀), 감사관(인계·인수확인팀), 회계과장(행정지원팀)이 참여한다.

인수지원단은 신임 당선인의 취임 전 정책 구상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인수지원단은 당선인을 방문해 △지자체 기본 현황 △역점 업무 목록 △공약 사업 중 미결사업 현황 △관인·공인 목록 등을 30여 개 주요 항목을 보고할 예정이다. 구청은 당선인에게 현직 구청장 수준의 예우를 한다.

인수지원단에 참가하는 공무원들은 "구청장의 정당 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 행정안전부 매뉴얼을 받아들고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부산 A구청의 총무 업무 담당 팀장은 "현직 구청장과 신임 구청장의 정당이 달라 어떤 업무 서류부터 준비하고, 어떤 사업을 중점적으로 브리핑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며 "인수인계 일정도 보름여밖에 남지 않아 정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현직 구청장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의 지속 여부도 인수지원단의 고민거리다. B구청의 기획담당 팀장은 "아무래도 현직 구청장이 추진 중이던 사업을 중단하거나 변경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며 "당선인과 업무를 조율하는 데 큰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청 내부에서는 당선인 취임에 맞춰 '인사 태풍'이 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직 구청장 시절 승진하거나 주요 업무를 맡았던 간부들이 대폭 물갈이될 수도 있다는 설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지자체 행정 개혁을 위해서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C구청 총무팀장은 "구청장 교체를 계기로 구청 내부 업무 시스템을 한번 되돌아보게 돼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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