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갑작스러운 통일… 혼란 속 동베를린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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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핑퐁/마빌

북미회담으로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지금, 주목할 만한 책이 나왔다. 베를린 장벽이 느닷없이 무너졌던 1989년 동베를린을 주된 배경으로 한 그래픽노블 <어쨌거나 핑퐁>이다.

'Kinderland(아이들의 땅)'를 원제로 한 책은 1976년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통일을 맞았던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친구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덕분일까. 책은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당시 동베를린의 모습뿐 아니라 갑작스럽게 통일을 맞아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호소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갑작스러운 통일로 삶의 격동기를 맞았지만 무산돼버린 '탁구 대회'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아이들. '탁구'를 중심으로 한 모범생 미르코와 말썽쟁이 토르스텐의 성장기는 급변하는 독일사회의 변화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경쾌하게 다뤄졌지만 분단으로 인해 70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이 책은 '최고의 독일 만화'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마빌 글·그림/윤혜정 옮김/돌배개/300쪽/2만 원.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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