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적대서 화해로… '냉전' 허물다

1948년 남북 분단 이후 70년 만에 다시 만난 북·미는 이번 '세기의 정상회담'을 통해 냉전의 마지막 고리를 끊고 평화의 물꼬를 틀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한국전쟁에서 충돌한 후 지금껏 적대 관계를 지속해 왔다. '미제 침략자'와 '악의 축'으로 서로를 적대시해 온 두 나라의 관계는 1968년 북한의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1976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의 '도끼 만행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극도로 악화됐다.

북한은 탈냉전 시대를 맞아 평화협정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꾀했지만 관계 정상화는 요원했고, 북한은 핵개발에 골몰하는 등 미국을 상대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로 1차 북핵 위기가 봉합되는 듯했으나 줄곧 합의와 파기가 반복됐다. 북한은 최근 핵 능력 고도화에 매달리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5형을 시험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강경 대응을 천명하면서 위기감을 증폭시키기도 했지만, 남북 정상회담에 뒤이은 김 위원장의 대화 제안에 화답하며 역사적인 회담을 성사시켰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북·미 관계 연대별 주요 일지

①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② 1953년 7월 27일 유엔-북한 정전협정 체결
③ 1968년 1월 23일 북한,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납치

④ 1976년 8월 18일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⑤ 1993년 3월 12일 북한, NPT 탈퇴 선언-1차 북핵 위기

⑥ 2000년 10월 23일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⑦ 2017년 11월 29일 북한, ICBM 화성 15형 시험발사, 핵무력 완성 선언
⑧ 2018년 3월 3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⑨ 2018년 5월 24일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⑩ 2018년 6월 1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