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도급 절반 타 지역 업체… 밖으로 샌 돈 2조
수도권 등 타 지역 업체가 지난해 부산에서 시행된 하도급(전문건설) 공사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2조 5000여 억 원 상당을 도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조례를 통해 지역 업체 비중을 70% 이상 확보하라고 권장하지만,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업계는 시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가덕신공항 등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 지역 업체 비중을 확보해야 한다고 호소한다.25일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가 조사한 ‘2023년도 부산지역 전문건설사업자 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전문건설공사 기성실적 신고액은 5조 122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산지역 전문건설업체가 신고한 기성실적액은 2조 5787억 원으로 50.3%다. 나머지는 부산 소재가 아닌 수도권 등 타 지역 업체가 공사를 맡았다.협회는 지난해 타 지역 하도급 업체가 가져간 2조 5433억 원 규모의 기성실적이 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이라고 평가한다. 지자체의 노력으로 이 가운데 1조 원만 확보해도 ‘분수 효과’(경제성장 원동력을 아래에서 위로 뿜어져 나오게 한다는 뜻)를 통해 지역 경제에 상당한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부산지역 하도급 공사에서 부산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5%(2조 6385억 원), 2022년 53.7%(2조 5086억 원)로 지속적으로 줄어 들고 있다. 특히 아파트, 주택 등 민간 공사에서 부산지역 하도급 업체 비율은 지난해 4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시나 부산도시공사, 부산교통공사, 해양수산부 등이 발주하는 지역 공공공사의 경우 사정이 조금 낫긴 하지만 감소 추세는 마찬가지다. 공공공사에서 부산 하도급 업체 비율은 2021년 72.2%, 2022년 68.3%, 지난해 67.5%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지역 하도급 업체 비중을 확보해 달라는 업계의 목소리는 시가 정한 조례에 근거한다. ‘부산시 지역 건설 산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지역 건설산업의 사업자는 하도급 업체의 지역 비율을 70% 이상 확보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업계가 마주하는 현실은 50% 안팎에 불과하고, 지역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공사로 범위를 좁혀도 조례가 정한 비율인 70%에 미치지 못한다.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급등으로 하도급 건설업체들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청사(종합건설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지난 수년간 물가 인상분은 거의 반영이 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적자를 보면서 일을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부산에서는 2곳의 전문건설업체가 부도를 냈는데, 업계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줄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한종석 사무처장은 “2조 5000억 원의 지역 자본이 역외로 유출되는 현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시가 위기의식을 갖고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실핏줄과도 같은 전문건설업이 무너진다면 건설업 전반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전체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업체 하도급 ‘권장’정도로는 꿈쩍도 않는 대기업
부산 하도급 공사 실적의 절반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지만, ‘권장’과 ‘지원’ 위주의 조례나 정책들은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 지역 하도급 업체를 쓰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부산시가 건설 대기업과 상생협의체·멘토링 등을 주선하고 있지만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업계는 “변죽을 울리는 제도를 여럿 만들기보다는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센티브도 ‘유명무실’ 25일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을 70% 이상 권장하는 조례 외에도 시는 2020년부터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할 때 부산지역 하도급 업체를 참여시키면 용적률을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참여 비율을 70%까지 늘리면 최대 6%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건설협회는 도시계획심의 절차상 하도급 업체 비율이 나오기 전에 용적률이 결정되는 탓에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시공사와 조합, 시 등 이해관계자들의 관심과 의지가 부족해 지난 4년간 실적이 한 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실적이 저조하긴 하나, 한 건도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는 다르다”며 “업계의 목소리를 감안해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연구원도 “부산, 대전, 울산 등에서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대표적 SOC 사업인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대심도) 공사에서도 지역 하도급 업체는 소외됐다. 협회에 따르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지역 하도급 업체 비중은 7%를 넘지 않는다. 사업을 주관하는 롯데건설과 GS건설은 수도권에서 하도급 업체를 데려오거나, 직영이라는 이름을 달고 본사가 직접 공사를 도맡기도 했다. 협회와 시가 나서 협조 공문을 보내고 이들 업체의 본사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서 되풀이될까 노심초사한다. 수주를 따낼 땐 “지역 하도급 업체를 적극 참여시키겠다”고 하겠지만, 의무 조항이 없으면 약속을 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건설단체총연합회는 가덕신공항 컨소시엄 참여 요건 중 하나로 지역 하도급 업체 비율 50% 의무화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의 한 건설업체 임원은 “부산 하도급 업체들의 시공 능력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절대 부족하지 않지만, 건설 대기업들은 보다 손쉽게 쓸 수 있다는 이유로 수도권 전문업체를 데리고 온다”며 “돌발상황 대처나 사후 관리 측면에서도 지역 업체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강력한 의지 절실” 시는 다른 시도와 비교해 오히려 선도적으로 전문건설업계의 활로 개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건설업 위기 극복을 위한 하도급 수주 확대 계획’을 수립·시행한 게 대표적이다.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위한 웹페이지 구축, 민관 협력 강화를 위한 건설업 상생협의체 구성, 전국 최초 현장 멘토링 운영 등이 핵심이다. 시는 최근 건설 하도급 전문 웹페이지를 오픈해 시 연간 발주계획과 전문 협력업체를 안내한다. 또 대기업 협력업체 모집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지역 건설업체가 효율적으로 수주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국 최초로 현장 책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시가 집계한 지역업체 하도급 참여 비율은 협회 측 조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 관급공사의 지역 하도급 비중은 83.1%였다. 시는 매년 4, 8, 12월 조사를 실시하는데 5억 원 이상의 관급 공사(202개소)만 해당된다. 협회는 소속사들이 신고한 모든 실적을 토대로 집계하니 수치가 달라졌다. 통계 수치가 다르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의 온도 차도 생길 수밖에 없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부산시회 한종석 사무처장은 “저조한 실적을 두고 시가 마치 발뺌하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면 곪은 상처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각종 프로그램 수준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조례나 제도를 만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시의 결정권자가 직접 나서 강력하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문건설업계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고, 이를 토대로 시 신공항추진본부가 총괄적으로 국토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헌재 "유산 상속 강제 ‘유류분’ 위헌·헌법불합치"
고인 의사와 상관없이 형제자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서울 헌재 대심판정에서 유류분 제도를 규정한 민법 1112~1116조, 1118조 등 위헌 제청 및 위헌 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유류분 제도에 대해 위헌 또는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피상속인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1112조 4호를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는 형제자매 유류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현행 민법은 자녀·배우자·부모·형제자매가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법정상속분)을 정한다. 피상속인이 유언을 남기지 않으면 이에 따라 배분한다. 유언이 있더라도 자녀·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을 보장받는 데 이를 유류분이라고 한다. 특정 상속인이 유산을 독차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유족 생존권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로 1977년 도입됐다. 그러나 유류분 제도가 개인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등 사회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헌재는 또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은 민법 1112호 1~3호, 부양 기여분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민법 1118조는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입법 개선 시한은 2025년 12월 31일로 정했다.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등 패륜적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의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개인이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 등 40여 건을 함께 심리한 뒤 이날 결정을 선고했다.
의료개혁특위 첫발 "상반기 로드맵 발표" 의대 정원 문제 선 그은 의료개혁특위 “의료개혁 난제 해결에 초점”
파이 줄고 경쟁자 늘고… 변호사 봄날은 갔다
부산 변호사 업계에 한파가 거세다. 경기침체로 사건 수임은 늘지 않는데 변호사 수는 매년 증가하며 전체 수임 시장이 쪼그라든 탓이다. 수도권 대형 네트워크 로펌이 속속 진출하고, ‘돈 되는 사건’은 서울로 몰리는 수도권 집중화도 또 다른 원인이다. 부산 법무법인 A로펌은 지난해 말 일부 ‘어쏘 변호사(소속 변호사)’와 직원을 감축했다. 한 변호사는 다른 로펌을 알아보겠다면서 자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쏘 변호사는 저연차 변호사로 로펌의 손발 역할을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A로펌이 팀제로 시스템을 바꾸면서 일부 변호사를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4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국 지방법원 1심 민사소송은 2012년 1780만 4112건에서 2022년 1576만 2614건으로 10년 만에 11.5% 감소했다. 부산지법의 경우 2012년 109만 6110건에서 2022년 87만 8256건으로 약 20% 줄었다. 수임 사건 감소로 변호사 1명당 수임 사건 역시 감소했다. 부산 변호사 수는 오랫동안 300명대에 머무르다 제1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된 2012년(457명)부터 본격 증가했다. 2015년 648명에서 지난해 1119명으로 8년 만에 배가량 폭증했다. 최근 한 해 부산에 자리를 트는 변호사는 50명 안팎이다. 경기침체와 부동산 시장 위축도 변호사업계 불황 원인이다. 부산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등기 사건은 1만 8469건으로 2022년 2만 383건보다 약 10% 줄었다. 부산의 한 로펌 대표변호사는 “건설 사업은 각 과정에서 분쟁이 생기면 사건 수임으로 이어지는데 현재 신규 사업이 거의 없다”며 “착수금은 받았지만, 사업이 잘되지 않아 미수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부산 A골프장은 최근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선임했다. 지난달 30일 A골프장에서 야간 잔디 보수 작업을 위해 직원들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났는데 A골프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중처법으로 대표가 큰 책임을 질 수 있는 중대 사안인 만큼 A골프장이 국내 최대 로펌을 선임해 적극 대응한 것으로 본다. A골프장처럼 중처법 대상이 될 경우 수도권 로펌을 선임하는 경우도 있다. 법조계에선 전통적인 민사·행정·가사 소송 외에 가상화폐나 기업 인수·합병 등의 까다로운 사건은 부산보다 수도권 로펌을 찾는 경향이 높다고 말한다. 수도권 대형 네트워크 로펌도 속속 지역에 상륙하고 있는 점도 지역 업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이들은 하나의 법무법인을 표방하며 전국 거점에 분사무소를 내고 있다. 특히 대대적인 광고로 형사 사건이나 이혼 사건 수임에 나선다. 이들 사건은 회전율이 높아 업계에서 선호하는 사건들이다. 부산 한 변호사는 “성 관련 사건이나 이혼 등 타인에게 알려지기 싫은 사건은 아무래도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지역 변호사보다는 아예 모르는 네트워크 로펌 변호사를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수도권 대형 로펌 법률 서비스 결과가 광고나 상담 때보다 좋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상황은 지역 변호사업계 양극화로 이어진다. 경력 20년인 한 변호사는 “수임 건수가 많은 상위 변호사는 다소 낫겠지만 사건이 적은 변호사들은 수임 시장 악화 영향을 뼈저리게 느낀다. 부산 변호사끼리 연합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수도권 대형 로펌에 대항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남 자민련 정서 탓?… 국힘 참패 원인 제대로 못 짚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4·10 총선 참패 원인으로 ‘영남 자민련’ 정서를 지목하면서 ‘수도권 중심 정당’이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21대에 이어 연속으로 대패한 것이 전체 총선 성적표를 좌우했다는 점에서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이런 진단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영남 편향’이 당의 장기적 극복 과제임은 분명하나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영남 정서를 거론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데다, 자기 파괴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일부 비영남 당권주자들이 정치적 셈법 때문에 과도하게 이런 논리를 부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4·10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영남 자민련’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개개인 후보가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했고,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전 조직부총장은 “영남 자민련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는 없다. 영남 당선자들께서도 자기희생을 해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패배 직후부터 당의 ‘영남 중심’ 문제를 들고 나온 5선의 윤상현 의원(인천 동미추홀을)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영남 의원들에게 ‘수도권 감수성’이 없는 건 존재적 한계에 가깝다”며 “영남 의원들이 수도권 험지 원외위원장들과 낙선 인사를 같이 다니면서 ‘지옥’을 체험해봐야 한다”고까지 언급했다. 당 주류인 영남 인사들이 수도권 민심에 대한 감수성이 전혀 없는 것이 총선 패배의 이유라는 인식이다. 반면 이런 인식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익히 알다시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결정적으로 불리해진 계기는 ‘이종섭·황상무 논란’과 ‘대파값’ 발언 등으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불통에 대한 심판 정서였는데, 이를 영남 주류의 문제로 돌리는 게 논리적으로 맞느냐는 것이다. 여기에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총선 지휘부의 주력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 등 비영남 출신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국 정당을 위해 영남 편중은 당연히 해소해 나갈 과제이지만, 총선 패인을 이와 결부시키는 건 다분히 표피적이고 감정적 진단”이라며 “수도권의 ‘울분’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영남 민심을 폄훼하고 내부 분열을 부르는 언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PK(부산·울산·경남)의 경우, 21대에 비해 의석수는 늘었지만 전체 40석의 절반가량이 접전지로 분류되는 등 수도권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영남 텃밭’으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수도권의 낡은 인식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날 여의도연구원 토론회에 참여한 서지영(부산 동래) 당선인은 “부산의 지형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수도권 출신 패널들의 ‘영남 자민련’ 주장을 우회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수도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영남 자민련’ 주장을 당 주도권 경쟁과 결부시키는 시각도 있다. 윤상현 의원의 경우,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고,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는 차기 원내대표로 ‘찐윤’ 이철규 의원을 밀면서 ‘비영남’이라는 점을 은연 중 강조하는 분위기다. PK 여권 인사는 “지금은 정치적 욕심 때문에 자기 파괴적인 ‘영남 자민력’ 발언으로 지역 갈라치기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 “총선 패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당내 논의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규택 “부모님 대신 ‘2전3기’ 지지해 주신 동네 분들께 책임감” [PK 당선인 릴레이 인터뷰]
“당선증 들고 부모님 산소에 인사 다녀왔습니다.” 국민의힘 부산 서동 곽규택 당선인은 22대 총선에서 삼수 끝에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앞서 2번의 낙선을 할 때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떠나 보내야 했다. 곽 당선인은 “마침내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대견하다고 해주실 부모님이 이젠 안 계신다. 그래서 당선증을 받고 나서 곧장 부모님 묘소에 성묘부터 다녀왔다”고 했다. 그래도 곽 당선인은 곁을 지켜주는 가족과 지지자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고 했다. 이들이 3번의 도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도 했다. 곽 당선인은 “10년 가까이 계속 도전을 하니 진정성을 높이 보고 꾸준히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당선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의정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정치활동은 지지하지만 이번에 또 패배해서 낙담하는 게 아닌가 옆에서 늘 걱정해줬던 가족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곽 당선인이 정치에 뜻을 품게 된 건 부산 동부지청 근무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그 당시만 해도 부모님이 서구 본가에 살아 계신 터라 자주 찾아뵀다. 그는 “직장이 있는 해운대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당장 본가로 오는 길에 보면 서구와 동구는 30년 전 고향을 떠나오던 시절 그대로 멈춰있었다”면서 “누군가는 원도심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길로 검사복을 벗고 2015년 새누리당에 입당한 곽 당선인은 이듬해인 2016년 20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고 공천을 신청했다. 당시 경선 상대는 여권 실세 중 실세라던 현역 유기준 의원이었다. 곽 당선인은 “경선으로 장관까지 지낸 다선 의원을 이겨보겠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겁 없던 시절”이었다면서 “생각이 많아진 지금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라며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22대 국회에 입성한 곽 당선인의 최우선 과제는 북항 재개발 수익의 원도심 분배다. 개발사업 과정에서 축적된 수익이 서구와 동구에도 골고루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곽 당선인은 “북항 재개발 2단계 사업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8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데 그 상당 부분을 부산과 원도심이 공유해야 한다”면서 “그런 식으로 사업 수익이 분배되어야 인근 55보급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동구에서 이뤄지는 북항 재개발이 월드엑스포를 모멘텀 삼으려 했으나 불발되면서 정부와 부산시의 관심이 멀어진 것도 원도심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곽 당선인은 총선에서 격돌했던 더불어민주당 최형욱 후보의 공약도 폭넓게 받아들여 원도심 개발에 전력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최 후보님이 동구를 중심으로 정치를 시작하셨고, 동구청장도 지내 디테일하고 좋은 공약을 많이 제시하셨다”면서 “현대화사업을 앞둔 부산공동어시장에 수산식품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에서의 압승과 달리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에서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같은 당선인 모임이라도 부산과 서울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선거 패배의 원인에 대해 곽 당선인은 야당의 심판론에 여당이 똑같은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은 게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정권 심판이라는 선명하고 단순한 슬로건을 내걸었으면, 여당은 반대로 민생을 챙기면서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그게 안 됐다”라며 “살림살이는 팍팍해졌는데 여당까지 ‘이·조 심판’을 내걸고 맞대응하니 국민이 여당과 정부에 경고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곽 당선인은 국민의힘이 두 번의 총선을 연거푸 패하면서 선거 조직이며 인재 기반이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현상을 경계했다. 그는 “총선 전 민주당이 관심을 가졌던 에어부산 분리 매각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협치를 요청하는 동시에 40~50대 중년층의 국민의힘 지지세를 회복할 방안도 이제는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부마민주항쟁 발상지 부산대 역사성 되살렸다
올해 개교 78주년을 맞이한 부산대학교가 부마민주항쟁 발상지로서의 역사성을 살려 새단장을 했다. 대학 설립 초기부터 있던 상징 건물인 교내 박물관을 자연과학관이 가리고 있었는데, 이를 허물고 그 자리에 푸른 잔디광장을 만들었다. ‘부마민주항쟁 기념 표지석’을 세워 역사적 의미도 더했다. 25일 오후 3시께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박물관 앞에서 ‘새벽뜰’ 개장식이 열렸다. 설립 초창기 상징적 건물인 박물관을 가로막고 있던 자연과학관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잔디광장인 새벽뜰이 문을 열면서 박물관 전면이 훤히 드러났다. 인근 장승터까지 이르는 화단도 조성됐다. 당초 새벽뜰 부지엔 자연과학관이 있었는데, 이곳은 1970년부터 상학관, 1981년부터는 미술관, 1987년부터 자연과학관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다. 새벽뜰은 1979년 10월 16일 10시께 경제학과 2학년 정광민 씨의 주도로 부마민주항쟁에 불을 붙인 역사적인 장소다. 당시 정 씨는 부산대 상학관 강의실에서 연설을 하며 학생 50여 명을 이끌고 나왔다. 이들은 “유신철폐, 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 건설관 건물 앞에서 선언문을 읽었다. 건설관 앞에도 ‘부마민주항쟁 발원지 표지석’이 있다. 새벽뜰 개장으로 박물관이 모습을 드러내며 표지석도 그에 걸맞게 위용 있는 모습으로 새롭게 세워졌다. 부마민주항쟁 발상지에 이를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우자는 정 씨의 염원이 45년 만에 비로소 성사된 것이다. 표지석에는 ‘부산대 학생이 부마민주항쟁에 불을 붙인 역사적 장소’라는 내용이 담겼다.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기념 표석’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간 표석이 박물관 앞 조그마한 언덕에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새벽뜰을 개장하며 역사성을 살려 당시 상학관이 있었던 장소로 위치를 옮겼다. 새로 만들어진 표지석부터 건설관 앞 표지석에 이르는 길이 부마민주항쟁 당시 대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며 걸었던 길이다. 이와 함께 대학본부 건물 1층에는 1946년 5월 15일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국립대학 부산대의 78년 역사를 기록한 ‘부산대학교 역사관’도 신설했다. 대학본부 1층 308㎡(약 98평) 규모 기존 행정 사무공간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역사관은 대학사 전시와 부산대 소식, 참여형 전시 관람을 위한 휴게공간 등으로 꾸며졌다. 4개의 테마전시와 1개의 에필로그룸으로 구성된 상설전시관은 부산대 기록관이 수집한 기록을 중심으로 실제 기록물과 영상 등 다양한 연출로 대학 역사를 선보인다. 또한 역사관을 관람하며 프레젠테이션 등을 진행할 수 있는 전시공간 내 라운지룸도 마련해 참여형 관람 공간을 제공한다. 역사관은 오는 6월까지 시범 운영을 통해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전시관을 개방하고, 오는 7월부터 전면 개방한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부산대 역사관과 새벽뜰을 새로 선보이는 것은 부산대 건학정신과 시대적 사명에 대해 현재의 우리가 응답하고자 하는 의지”고 밝혔다.
부산도서관 옆 한일시멘트 공장 매각… 이전 본격화
부산 사상구 숙원 사업으로 여겨진 한일시멘트 레미콘 공장 이전이 본격화된다. 최근 공장 매각이 결정되면서 이르면 2년 안에 공장 이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장이 떠나면 남겨질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도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일시멘트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일시멘트는 온동네개발(주)에 사상구 덕포동 부산공장 처분 결정을 공시했다. 온동네개발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일반분양 사업을 하는 종합 부동산 회사다. 매각 금액은 750억 원이고, 처분 예정일은 2026년 3월 19일이다. 한일시멘트 공장은 이르면 2년 내 현 위치에서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구청과 한일시멘트 측이 물밑 협상을 진행하면서 공장 이전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탔다. 사상구가 관내 대체 부지를 제시하면서 공장 이전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했고, 한일시멘트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체 공장이나 부지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민원도 꾸준히 제기되는 등 도심에서 공장을 운영하긴 힘들다 보고 올해 초 공장 이전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부산시와 사상구에서 공장 이전을 꾸준히 요구했고 주민 민원도 많아 우선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아직까지 이전할 곳을 정하진 못했다. 매각대금을 활용해 부산공장 이전 부지와 대체 공장을 물색할 계획”이라며 “레미콘 공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주민 반발이 많아 향후 대체부지나 공장을 확보해도 이전이 쉽지 않은 만큼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 공장이 매각되면서 사상구청은 지역 최대 현안 해결을 위한 첫발을 뗐다. 한일시멘트 공장은 1978년 사상구 덕포동에 문을 열었다. 공장 설립 당시 주변에 아파트나 빌라가 없었지만, 도시가 발전하면서 주거 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공장 주변으로 초등학교와 도서관, 주택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은 분진·소음과 환경 피해 등을 호소했고, 공장 이전을 꾸준히 촉구했다. 시와 구청이 그간 대체부지 마련에 난항을 겪으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했고 주민들은 지자체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한일시멘트 공장 부지 활용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부동산 회사가 부지를 매입한 만큼 현재까진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건축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한일시멘트 부산공장은 대지 면적 총 1만 5096㎡, 준공업지역과 제3종 주거지역으로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는 54m(약 15층)이다. 향후 사업자가 부산시에 주거지역 용도 변경을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구청은 부지를 매입한 사업체와 협의해 주민들을 위한 편의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공장 인근에 위치한 부산도서관은 덕포동 거점 문화시설로 자리 잡고 있어 이를 연계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변을 조성할 수도 있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한일시멘트 측이 지역 주민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지역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시설로 부지가 활용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웅-허훈 ‘형제’, 신구 ‘부산 연고팀’ 맞대결…KCC vs KT 27일 챔프 1차전
올 시즌 프로농구(KBL)의 왕좌를 놓고 부산 KCC와 수원 KT가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허웅-허훈 형제 맞대결, 신구 부산 연고팀 매치업 등 다양한 관전 포인트로 팬들의 흥미를 더한다. KCC 전창진 감독은 과거 부산 KT 감독 시절 못다 이룬 우승의 한을 풀 태세고, KT 송영진 감독도 선수 시절 놓친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오는 27일 막을 올리는 2023-2024 KBL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산 KCC는 역대 6번째 우승, 수원 KT는 사상 첫 정상에 도전한다.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양 팀 에이스 허웅과 허훈의 승부다.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장남과 차남인 이들은 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이다. 허웅은 원주 동부 신인 시절 2014-2015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고, 허훈은 이번이 첫 무대다. ‘연고지’로 얽힌 두 팀의 관계도 흥미롭다. KT는 2003-2004시즌부터 17년 동안 부산을 연고지로 삼다 2021-2022시즌 경기도 수원으로 떠났다. KCC는 2001-2002시즌부터 20년 넘게 전북 전주에서 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며 KT 빈자리를 메웠다. 부산 팬들은 돌연 수도권으로 떠나버린 KT를 상대로 ‘전학생’ KCC가 시원한 설욕전을 펼쳐주길 바라는 눈치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부산 연고팀이 최근 우승한 사례는 1997년 K리그 부산 대우로얄즈와 KBL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마지막이다. KCC 전창진 감독은 ‘부산 KT’ 시절 2009-2010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이 시기에 송영진 감독은 KT 선수로 활약해, 우승컵을 놓고 ‘사제 대결’이 성사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양 팀이 3승 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1~3라운드는 KT가 가져갔고, 4~6라운드는 KCC가 승리했다. 정규리그 5위팀으로는 역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KCC는 4강 플레이오프를 21일 4차전에서 끝내 24일 5차전까지 혈투를 펼친 KT보다 체력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KT는 정규리그 순위(3위)가 KCC보다 높아 7전 4선승제 중 4경기(1·2·5·7차전)을 안방에서 치른다. KCC가 정상에 오르면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V6를 달성하게 된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7차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횟수다. 반면, KT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2006-2007시즌 준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챔피언전 우승이 없는 팀은 KT와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 3팀이다. 정규리그 5위라는 자리가 어색할 만큼 KCC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허웅·이승현·최준용·라건아·송교창 등 주전이 모두 국가대표급으로 ‘슈퍼팀’이라 불린다. KT는 허훈과 패리스 배스, 강력한 원투 펀치를 앞세운다. 25일 서울 KBL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두 팀 모두 우승을 자신했다. KT 송영진 감독은 “선수 시절 함께한 전창진 감독님과 챔프전에 와서 영광스럽다”면서도 “어렵게 올라온 만큼 챔피언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9개 구단의 시기와 질투를 받을 만큼 과감한 투자로 좋은 팀을 만들었다. 농구 팬을 위해 KCC가 우승해야 하고, 우승할 거라고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허웅와 허훈도 ‘동상이몽’으로 4-0 승부를 예상했다. KCC 허웅이 “부산에서 꼭 우승을 결정짓고 싶다. 최대 6차전까지만 생각한다”고 말하자 KT 허훈은 “부산에서든 수원에서든 우승만 하면 좋을 것 같다. KCC에 단 한 번도 지기 싫다”며 4연승 의지를 다졌다. 한편, 두 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7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다.
고준위특별법, 21대 국회 통과 ‘청신호’
여야가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특별법)을 회기 내 처리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원전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 처분시설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고준위특별법은 국민 안전과도 직결돼 중점 처리 법안으로 꼽혀왔다. 여야는 25일 고준위특별법을 21대 국회 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5월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마련의 근거를 담는다. 부지 선정과 함께 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조직 설립, 유치 지역 지원 방안 등도 포함된다. 여야는 2021년 하반기 해당 법안 발의 이후부터 10차례 이상 논의를 거치고도 평행선을 달려왔다. ‘저장시설 용량’이 주요 쟁점이었다. 원전 확대 입장인 여당은 ‘원자로 운영 허가 기간의 발생 예측량’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탈원전 기조의 야당은 ‘설계 수명 중 발생 예측량’이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다만 여야가 원전 정책 방향성을 떠나 고준위 방폐물 처리를 위해서라도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막판 합의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여야는 내달 본회의를 앞두고 쟁점 조항에 대한 최종 절충안을 모색 중이다. 공은 상임위에서 양당 지도부 차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이날 “저장시설 용량 등 쟁점 부분에 대한 여야 이견이 어느 정도 좁혀졌다. 최종적으로 양당 원내대표 간 협상이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고준위방폐물법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법안이고 민주당도 21대 국회 내 처리를 원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서로 양보하는 것으로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해양·교육·법률통 초선들 의정 ‘준비운동’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부산 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해양수산부터 교육, 법률까지 초선 당선인들의 전문성이 눈에 띄면서 지역 발전과 중앙 정치권 존재감 부각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국민의힘 조승환(중영도) 당선인은 명실상부한 ‘해양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1990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해수부 등 중앙 정부와 국무총리비서실, 대통령실을 거치며 해양수산 정책을 다뤄왔다. 오랜 기간 해양·수산 분야에 전문성을 길러와 22대 원내 핵심 ‘해양수산통’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 당선인은 ‘해양 도시’를 강조하며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북항 재개발에 특히 힘을 주고 있다. 또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등을 기반으로 한 해양벤처 기업 유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해양을 기반으로 “중·영도구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잠재 성장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성국(부산진갑) 당선인은 평교사로 시작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을 지낸 ‘교육 전문가’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영입 인재이기도 한 그는 당에서 “대한민국 교육 개혁을 책임질 둘도 없는 인재”라고 힘을 실었다. 75년 교총 역사상 첫 초등교사 출신 회장이고, 평교사 출신 첫 회장인 그는 교육 일선 현장에서 뛰며 바닥부터 전문성을 길러왔다는 평을 받는다. 정 당선인은 그동안 교권 강화와 교육 정책에서 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오랜 숙원인 동서 교육 불균형 등을 안고 있는 부산에서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정 당선인은 “교육의 대표로서 대한민국 교육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해 내는 그런 책임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부장검사에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당선인은 ‘법률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주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경선 시절부터 캠프 법률을 맡고 윤 정부 출범 초대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지냈다. 주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아끼는 ‘복심’으로 분류되는 데다 중앙 네트워크가 튼튼한 만큼, 지역과 중앙 간 소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주 당선인은 우선 추진 법안으로 산업은행 이전 법안 발의를 내세운다. 그는 “국회에 들어가면 국민의힘 1호 법안으로 산은 이전 법안을 발의하고, 가장 앞장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
당선·낙선인과 비공개 개별 접촉 나선 박형준
박형준 부산시장이 최근 22대 국회의원 선거 여야 당선·낙선인들과 조용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총선 이후 공개 행보를 펼치거나 목청을 높이는 다른 광역단체장들과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지난 10일 총선 이후 부산지역 당선·낙선인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축하 또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 측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났고 만날 예정인지에 대해서는 상대를 고려해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 밑에서 눈에 띄지 않는 행보를 펼치고 있는 박 시장과 달리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총선 이후 부쩍 활발한 공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인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그는 지난 23일 시장 공관에서 서울 지역 국민의힘 당선인 10여 명을 초청해 만찬을 가진 데 이어 오는 30일에는 민주당 서울 지역구 초선 당선인과 서울시당 집행부 관계자 등을 만나 오찬을 진행한다. 평소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밝혀 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2일 정진석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이 임명된 것과 관련해 각각 “국회와 소통되고 충직한 분”, “충청 출신 비서실장은 충청 배려 차원에서 매우 적합하다” 등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선거에서 집권 여당에 회초리가 아닌 쇠몽둥이를 들었다”고 총평했으며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20일 “당내 낙선인 모임에서 총선 패인이 ‘지도부 탓, 대통령 탓, 영남 탓’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잘 되면 내 탓이고 잘못되면 조상 탓’은 아닌지 돌아보시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광역단체장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참패로 정치적 내상을 입은 것과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대권 후보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박 시장의 행보는 타 단체장에 비해 다소 소극적으로 보인다. 부산이 개헌 저지선 방어 일등 공신인 만큼 ‘박형준 체제의 부산시’가 보수 진영 내에서 실적으로 입증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차분한 리더십으로 유명한 박 시장이 이번 총선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며 “향후 본격적으로 체급을 키워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부산상의, HMM 본사 부산 유치 팔 걷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HMM(옛 현대상선) 본사 부산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이 대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HMM 본사 부산 유치 실현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양 회장은 25일 부산상의에서 HMM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HMM 본사 부산 이전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은 양 회장과 HMM 해원노조가 HMM 본사 부산 이전과 관련해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전 위원장은 “국내 사업을 관할하는 국내본부와 자회사들이 입주할 수 있는 사옥을 부산 북항에 짓는다면 자연스럽게 HMM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외 영업을 담당하는 국제본부와 국내 사업을 관할하는 국내본부로 이원화해 사옥을 운영하면 해외영업 중심의 노조원을 주축으로 하는 육상노조의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HMM은 현재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별도 사옥이 없는 상태다. 이에 양 회장은 “그동안 HMM 경영진과 소통하면서 본사 부산 이전에 따른 노조의 반발을 우려한 것이 사실”이라며 “해원노조가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여줘 매우 반갑다”고 화답했다. HMM 본사 부산 이전은 양 회장이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나서면서 내세운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양 회장은 항구를 통해 운반되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75%가 부산을 통과하는 데다 부산항을 거치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절반 이상이 환적화물인 만큼 국내 최대 해운사 본사를 부산에 유치해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부산상의 회장 취임식에서도 HMM 본사 유치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물류 중심도시로 도약시키고, 또 여러 대기업들이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부산의 투자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회장은 “HMM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부산도 세계 유수 항구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시에 부산에 위치한 관련 업체들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HMM 본사 유치로 부산이 해양물류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역 경제계는 물론 지자체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기업가형 소상공인 역량 강화에 83억 원 투입
부산시가 창업 지원 거점을 중심으로 부산 기업가형 소상공인 ‘B라이콘(부산 라이콘)’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커피 가공·유통 등 고부가가치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커피산업의 부산 라이콘 배출에도 적극 나선다. 부산시는 2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제4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전문가, 소상공인 등과 함께 ‘부산 라이콘 육성 전략’을 마련했다. 부산 라이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생활(라이프)·지역(로컬)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부산 소상공인을 가리킨다. 시는 부산 라이콘 육성을 위한 ‘성장단계별 4대 전략 10대 과제’를 마련하고 △예비 부산 라이콘 발굴 △부산 라이콘 집중 육성 △부산 라이콘 스케일업 △부산 라이콘 성장 기반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성장단계별 지원 전략을 통해 소상공인의 역량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력을 촉진하겠다는 목표다. 2년에 걸쳐 시비 83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준비단계 차원에서 소상공인 혁신성장거점인 ‘라이콘 타운’을 오는 9월 개소한다. 중구에 위치한 1130㎡ 규모의 라이콘 타운을 중심으로 라이콘 창업사관학교 등 단계적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업 전 체험형 점포 운영 등 테스트베드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부산 라이콘이 부산 기업 생태계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업체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사업 자금을 지원한다. 600억 원 규모의 ‘B라이콘 특별보증’을 신설해 업체당 최대 2억 원 한도로 2.5% 이자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부산발 대형 프랜차이즈 본부를 육성하고 성장 가능 프랜차이즈 일 대 일 매칭사업도 신설한다. 시는 부산 라이콘의 도약을 위해 해외 진출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아마존과 알리바마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입점 지원 등에도 나선다.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되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촘촘한 안전망 구축에도 집중한다. 시는 라이콘 타운 내 규제신고센터를 신설하고 상시 운영하면서 부산 라이콘의 성장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규제와 법령·제도 개선을 정부에 적극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커피산업 라이콘 육성에도 앞장선다. 부산항 신항을 중심으로 커피 가공·유통 등 고부가가치 클러스터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집적하고 비즈니스 허브 등을 구축한다. 영도를 커피 관광산업 거점으로 삼아 커피 연관산업 육성에도 나선다. 시는 관련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과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창호 부산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글로컬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부산 라이콘을 적극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은 물론 해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부경대 상권 활성화 기대감
속보=국립부경대 정문 맞은편 상권이 유동인구 급감 등으로 고사 위기(부산일보 4월 22일 자 6면 보도)에 몰린 가운데 부산 남구청이 부산시 상권 활성화 사업에 대상 지자체로 선정됐다. 올해 연말 지원금 규모가 확정되면 해당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구청은 ‘2025년 상권 활성화 사업’ 공모에 국립부경대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부경대경성대 1상권(이하 1상권)’이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지원금은 사업 신청 때보다 30억 원이 줄어들었다. 최근 들어 1상권 점포 400여 개 중 200개 남짓이 공실로 나타나는 등 상권 침체가 심각하자 남구청은 상권 활성화 사업에 도전했다. 남구청은 80억 원 상당을 확보해 1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만들어 신청했다. 부산 동구청도 해당 사업에 남구청과 함께 지원했다. 최종적으로 부산시 선정위원회는 두 기초지자체에 각각 50억 원의 지원금을 배분하기로 결정했다. 두 곳이 비슷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1상권 임대인과 상인들도 활성화 사업 선정 사실에 기대감을 높였다. 한 임대인은 “지원금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를 마중물 삼아 대학 상권 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시는 지원금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원금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재원인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로 구성되기에 우선 기획재정부에 예산을 요청해야 한다. 예산 편성에서 지원금 규모가 다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두 개 기초지자체를 선정했지만, 최종 확정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공식적으로는 아직 단계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남구청도 지원금 축소에 대비 세부 계획을 수정하는 중이다. 구청은 80억 원 예산을 가정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권 특성화 상품 개발, 빈 점포 리뉴얼, 팝업스토어 등 18가지 세부 과제를 고안했다.
해운대 생숙 일방 계약변경에 분양자 ‘분통’
다음 달 입주를 앞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생활형숙박시설(이하 생숙) 사업자가 돌연 계약 내용 변경을 통보해 수분양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사업자 측이 당초 약정한 수익률을 일방적으로 깎은 데다, 주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졸지에 ‘이행강제금 폭탄’을 맞게 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5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의 한 생숙이 이번 주말 사전점검을 진행하고, 다음 달 말 입주에 들어간다. 이 생숙은 지하 5층 지상 38층, 284세대 규모다. 2020년 분양에 나선 이곳은 해운대해수욕장 전망과 고층의 고급 부대시설 등을 앞세워 숙박업 또는 실거주 조건으로 완판됐다. 하지만 입주를 불과 두 달 앞둔 지난 3월 사업자 측은 위수탁업체와 맺은 계약내용 변경을 수분양자들에게 통보했다. 당초 계약서에는 생숙을 숙박업으로 운영해 올린 매출의 50%를 수분양자들에게 지급한다고 기재돼 있었으나, 순수익의 70%를 주겠다고 바뀐 것이다. 수분양자들은 애초 계약보다 수익 배분에서 불리한 조건을 강요받게 된 셈이다. 당초 홍보와 달리 실거주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제대로 고지되지 않은 점도 수분양자 반발을 사고 있다. 이곳 수분양자들의 3분의 2가량이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들은 분양 당시 사업자 측이 실거주가 가능한 상품으로 홍보했다고 주장한다. 해당 생숙의 홍보문구에도 ‘주거상품을 선택 시’ ‘자산가들의 워너비 주거상품’ 등으로 적시돼 있고 분양 직원 등으로부터 “실거주에 문제가 없도록 법무팀이 검토를 마쳤다”고 안내받았다는 것이다. 한 수분양자는 “생숙의 중·대형 호실은 대부분 주거용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들었다. 실거주에 문제가 없다는 말에 의심 없이 계약을 맺었는데 불법이 돼 버렸다”며 “국토부의 지침이 변경됐을 당시라도 이 사실을 고지하거나 용도변경을 시도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1년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숙에 대해 숙박업으로 등록한 채 숙박업을 하지 않거나 실거주 시 불법으로 규정했다. 국토부는 또 2년의 유예기간을 주면서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수분양자들은 사업자 측이 유예기간 내 거주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고지했거나, 용도변경을 시도했다면 다른 방안을 강구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른 수분양자는 “주거용으로 홍보했던 시행사는 이제 와서 임대가 아닌 거주를 하는 수분양자에 대해서는 강제이행금이 부과된다고 하고 있다”며 “시행사의 말만 믿고 계약을 한 수분양자들로서는 하루 아침에 불법으로 내몰려 보금자리를 잃게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업자 측은 수분양자들이 위수탁계약을 맺은 것은 주거용이 아닌 숙박업 용도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다는 방증이라는 입장이다. 또 계약 조건 변경과 관련, 사업자 측은 “기존 위탁업체의 운영난으로 대체 위탁사를 찾게 됐다”며 “계약 조건이 변경된 것은 새 운영사의 새로운 수익 계산법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수분양자들에게 최대한 수익을 보장할 방안을 강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세계 최대 난민촌’ 결국 공격하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곧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전망이다. 국제사회가 민간인 참사 우려 때문에 만류 중이지만 이스라엘군의 동향,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입지를 볼 때 이번 공세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군은 679기갑여단, 2보병여단 등 2개 예비군 여단을 가자지구에 투입될 99사단에 24일(현지시간) 합류시켰다. 이들 부대는 가자지구 내 새로운 군사작전을 위해 전투, 기동 훈련을 마친 뒤 재배치됐다. 라파 근처에 있는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 주변부에서는 대규모 텐트촌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는 공세를 위해 라파 민간인을 안전지대로 옮길 것이라는 이스라엘 정부 계획의 일부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22일 항공기로 라파를 폭격해 민간인들에게 곧 지상전이 닥칠 수 있다는 공포를 주입하기도 했다.이 같은 일련의 동향은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겨냥한 지상전 준비를 마무리해가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과 주변국의 중재를 통해 이뤄지는 휴전 협상은 공전을 거듭해 현재로서는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안보 수뇌부는 24일 극비로 회동해 라파 공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집트는 자국과 접경한 라파에서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사태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권이 라파 공격을 결단했다는 보도가 쏟아진다. 이스라엘 신문 하욤은 이스라엘군의 준비태세를 들어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고 관측했다. 한 이스라엘 국방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는 즉시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동향을 지적하며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타냐후 정권은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라파 공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으로 1200여 명이 살해되자 곧바로 보복에 들어갔다. 하마스의 정치, 군사조직을 완전 해체해 이스라엘에 새로운 안보질서를 구축한다는 게 목표다. 현재 네타냐후 정권은 라파에 은신한 하마스 수뇌부를 잡거나 죽이고 억류된 인질을 구하는 완승을 추진한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 역시도 하마스 기습에 따른 안보실패 책임론, 부정부패 혐의 때문에 본인의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여론이 적대적으로 변하고 지지기반인 극우진영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는 처지에서 완벽한 승리 외엔 구명줄이 없다는 관측이 많다.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단행될 경우 인도주의 참사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라파는 가자지구 인구 230만 명의 절반이 넘는 150만 명 정도가 피란해 ‘세계 최대의 난민촌’으로 불린다. 이스라엘은 지정된 인도주의 피란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현지에서는 가자지구 전역이 초토화하면서 내몰린 주민들로 피란 공간은 모두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 때문에 공격이 단행되면 대규모 민간인의 사망과 함께 마지막 피란처 상실에 따른 위기 악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전직 관료인 알리 자르바위는 NYT에 “저들 100만명이 도대체 어디로 가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신호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 대표 얀 예겔란트는 AFP통신에 “지구 최대의 난민캠프가 전쟁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지상전 강행 때는 종말론적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적 경기회복세에도 부산 제조업 전망 여전히 ‘흐림’
전국적으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악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산업 부재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에 편승하지 못하는 만큼 고부가·첨단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5일 부산지역 제조기업 255곳을 대상으로 ‘2024년 2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한 결과 올해 2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9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BSI(84)에 비하면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10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BIS는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부산과 달리 주요 대도시 제조업 경기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113)을 비롯해 대전(109), 서울(106), 인천(106), 광주(105) 등 주요 대도시의 BSI는 기준치를 크게 넘어섰다. 경영부문별로도 부산 제조업은 매출(97), 영업이익(96), 설비투자(92), 자금사정(91) 등 조사 전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했다. 경기부진 우려 속에 설비투자에 있어서도 외연 확장보다 유지보수 등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소비재와 부품·소재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의 실적 부진과 대내외적인 수요 부진 영향으로 신발(60), 의복·모피(77), 섬유(88) 등이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기계·장비(129)를 비롯해 전기·전자(114), 화학·고무(113) 등 부품·소재업은 글로벌 수요 회복에 힘입어 기준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역 제조업 상당수가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로 응답사의 35.2%가 원자재가·유가 불안정을 꼽았다. 내수소비 위축(33.0%), 대외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 둔화(13.6%), 환율 상승 등 리스크(9.2%), 자금조달 여건 악화(3.9%) 등이 뒤를 이었다. 중동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고 고금리·고물가·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원자재가격·유가 급증, 내수소비 위축으로 인해 제조업 부진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상공회의소 심재운 경제정책본부장은 “전국적으로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모멘텀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부산은 상대적으로 첨단산업에 소외되면서 구조적으로 여전히 취약하다”며 “고부가·첨단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뿐만 아니라 입법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다음 달 업무 착수
국토교통부는 25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 시행일에 맞춰 공단 설립등기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업무는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한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시행자 역할을 한다. 초기에는 기획경영본부·건설본부·건축본부 등 3개 본부에 106명 정원으로 시작해 계속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임원 4명을 포함해 모두 48명이 채용됐다. 초대 임원으로는 이사장에 이윤상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감사에 신영일 전 감사원 심사관리관실 국장, 부이사장에 정임수 전 부산시 교통국장, 건축본부장에 정의수 전 한국공항공사 건설안전부 전문위원이 각각 임명됐다. 건설본부장은 현재 선임을 진행 중이다. 신영일(58) 감사는 감사원 심사관리관실 국장, 시설안전·지방행정 과장 등을 역임했다. 국가 인프라(SOC) 사업 감독 경험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투명하게 관리·감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수(59) 건축본부장은 한국공항공사에서 신공항추진단장 등을 역임했다. 건설안전과 공항건설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 공단은 설립등기가 완료되는 대로 설립위원회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아,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의 시행자 역할을 시작하게 된다. 이윤상 초대 이사장은 “남부권 글로벌 허브공항으로 도약할 가덕신공항의 건설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초일류공항으로 건설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단을 조속히 안정화시켜 2029년 12월 개항 로드맵에 따라 공항건설이 이뤄질 수 있도록 후속절차를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본입찰, LCC 3파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25일 시작됐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UBS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다음 달 초 결정된다.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3곳이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과 UBS는 이들이 제출하는 최종 인수 희망 금액, 자금 마련 계획 등을 종합 검토할 방침이다. 화물사업 매각가와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합치면 최종 인수에 1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각 사의 자금력이 인수전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모두 11대의 화물기를 운용 중이다. 지난해 1조 60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등을 포함한 시정조치안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출했고, EU는 시정조치 실행을 조건으로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화물사업 매각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의 선결 과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단순히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만 진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으로 평가할 경우 EU 측에서 새 주인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부자들 추가투자 1순위는 '부동산'
대한민국의 부자들은 올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투자 의향이 있는 자산 1순위로는 부동산이 꼽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4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 746명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은 올해 실물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물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평가한 응답은 전체의 63%에 달했으며, 유지는 26%, 개선될 것으로 평가한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경기 예측을 기반으로 한 올해 자산 포트폴리오 계획에 대해서는 부자 10명 중 7명(70%)이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답변했다. 10명 중 5명이었던 지난 조사보다 관망세로 돌아선 부자가 더 많아졌다. 올해 추가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위는 부동산(24%)이었으며, 2위는 예금(22%)이었다. 매입 의향이 있는 부동산은 중소형 아파트가 가장 많았고 토지, 꼬마빌딩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추가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전체의 약 16%로 지난 조사(5%) 대비 크게 늘었다. 또 고수익을 기대하는 부자들은 유동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주식, 펀드 등을 적극 투자하는 성향을 보였다. 아울러 금, 예술품 등 실물자산을 활용하려는 의지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올해 자산 재조정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높아진 것과도 맥을 같이하며 두드러지는 호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듯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올해 눈여겨봐야 할 자산으로 채권·상장지수펀드(ETF)·외화 등을 꼽았다.
“이 세상 기술이 아니다”…이정후, MLB서 연일 맹타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워주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정후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뉴욕 메츠와 홈 경기 선발 출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휴식 차원에서 벤치를 덥히던 이정후는 6회초 수비 때 7번 타자 2루수 타이로 에스트라다를 대신해 중견수로 교체 출전해 볼넷 1개를 얻어냈다. 6회말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잡힌 이정후는 8회에는 메츠 우완 구원 투수 애덤 오타비노가 던진 몸쪽 낮은 싱커를 가까스로 피한 끝에 볼넷으로 1루를 밟았다. 싱커가 빠른 속도로 다리 쪽을 파고들자 이정후는 재빨리 엉덩이를 쭉 빼고 앞으로 넘어지며 공을 피했다. 1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쳐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69(93타수 25안타)로 약간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프란시스코 린도르에게 투런포 2방을 허용하는 등 홈런 3방을 맞고 2-8로 졌다. 이정후는 25일 메츠전에서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지난 23일 메츠전까지 뛰어난 타격 기술을 과시하며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23일 메츠전에서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샌프란시스코가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메츠 왼손 선발 투수 호세 킨타나의 시속 123㎞ 슬러브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다.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슬러브를 탁월한 배트 컨트롤로 맞혀내는 장면에 현지 중계진은 “완벽하게 제구된 공을 정타로 만들었다. 우리가 이정후에게 주목하는 이유”라고 감탄한 바 있다. 이정후는 다음 날인 24일 메츠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에 그쳐 연속 경기 출루를 13경기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로 MLB 데뷔 시즌에 11경기 연속 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정후는 22일 2타수 무안타 2사사구로 ‘연속 안타 행진’은 멈췄지만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시작한 연속 출루는 23일까지 13경기째 이어간 것이다. 코리안 빅리거의 데뷔 시즌 최장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달성한 17경기다. 이정후는 강정호의 기록에 4경기 차로 다가서는 압도적 기량을 선보였다. 이정후가 연일 맹타를 터뜨리자 미국 언론과 팀 코치진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25일 “콘택트와 스피드,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가. 이정후가 당신의 지루함을 달래줄 치료제다”면서 “헛스윙이 없다. 샌프란시스코가 오랜만에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하나 건졌다”고 보도했다. MLB에서 통산 292홈런을 때린 샌프란시스코 팻 버렐 타격 코치도 “이정후의 콘택트를 보면 이 세상 기술이 아니다”며 “처음에는 잘 몰랐다. 지금 보니 모든 부분이 기대 이상이다. 스프링캠프 때 지켜봤다. 시즌에 들어가니 정말 편안해 보인다”고 칭찬했다. 이어 “가르칠 것이 없다. 코칭이 불필요한 선수다. 그냥 편안하게 하고, 자기 루틴을 지키라고만 한다”면서 “나쁜 공을 쫓지 않는다.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다. 우리 홈구장에 정말 딱이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처음 보는 투수들 아닌가. 만나는 투수마다 생소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정도 대응력이 나온다”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다. 어떤 공에도 콘택트가 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고 호평을 남겼다. 이정후가 이처럼 MLB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삼진을 적게 당하고 볼넷을 많이 뽑아낸다는 점이다. 25일까지 나란히 9개씩을 기록한 그는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삼진이 10개가 안 되는 유일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봐도 딱 4명밖에 없다. 비결은 뛰어난 콘택트 능력이다. 웬만한 공은 다 맞힌다는 얘기다. 커트가 가능하니 삼진을 당하는 일이 별로 없다. 이정후는 “어릴 때부터 항상 콘택트를 생각했다. 모든 타구를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고자 했다. 그 기술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가 경기 중에 티볼을 치는 것 같다. 올 시즌 375개 공을 봤다. 헛스윙이 딱 15개다”면서 “삼진율은 8.7%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으로 고약한 공도 커트할 수 있다. 21일 애리조나전에서는 5연속 파울을 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헛스윙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괴롭히는 전염병이다. 이정후가 치료제로 등장했다”며 “팬들은 타자가 삼진으로 돌아설 때 허무하다. 이정후는 그럴 일이 없다. 적응에 애를 먹을 것이라 했지만, 그럴 일 없다”고 전했다. 한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2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치른 원정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때리고 타점 2개를 수확했다. 2타점 결승 적시타를 포함해 이틀 연속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김하성의 타율은 0.240(96타수 23안타)으로 올랐고, 타점은 15개로 늘었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5-2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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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호구생활⑪] "허리가 고장났다" 독박육아 24시
올 2월 기다리던 첫아기를 맞이했다. 온 세상을 흔든 코로나19도 무시할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아내는 “앞으로가 무섭다” 했고, 주변 사람은 짠 듯 이구동성 “좋은 시절 다 끝났다”고 했다. '육아 전쟁' 때문이다. 내심 자신감이 충만했다. 괜히 겁주는 말이겠거니…. 쌍둥이도 아니고 얼마나 힘들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독박 육아 체험'까지 결심했다. 이제는 남자도 똑같이 '공동 육아'를 할 시대이지 않나. 어쭙잖게 아이를 돌보다 '육아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쾌조의 스타트 체험은 아기가 태어난 지 70일째 되는 날 했다. 오전 8시부터 24시간 동안이다. 오로지 혼자 육아+집안일을 해야 한다. 아내에게 마음껏 '집 밖 휴가'를 누리라 했지만, 마음이 불안한지 멀리는 못 가겠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한 달 반가량 재택근무를 해 나름대로 육아에 자신이 있었다. 어느 정도 보고 익힌 '육아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다. 시작은 좋았다. 비몽사몽 아빠와 달리 아기 컨디션이 '최상'이다. 쿠션에 앉혀 자동 모빌을 켜니, 30~40분간 '옹알이'하며 놀았다. 이때 빨래한 옷도 개고, 못다 한 거실 정리정돈도 끝냈다. ■전쟁의 서막 오전 9시가 채 되기 전, 전쟁의 전조현상이 드리웠다. 잠깐씩 '잉잉'대던 소리가 잦아지더니,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지러졌다. 어깨에 올리거나 두 손으로 받쳐 안아도 무아지경이다. 난생처음 정체불명의 돌고래 같은 소리까지 내며 달래봤지만, 슬쩍 눈치만 볼 뿐 다시 울음보를 터뜨렸다.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거울을 갖다 대자, 간신히 진정됐다. 그 이후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배가 아팠지만, 또 아기가 울까 봐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 아내에게 잠시만 봐달라고 했으나, “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퇴짜. 10여 분간 5~6kg 아기를 안고 있는 오른쪽 팔뚝 힘도 이제 한계다. ■머피의 법칙 신기했다. 어깨에서 잘 자던 아기가 소파에 눕히기만 하면 ‘말똥말똥’이다. 신생아 ‘등 센서’가 소문이 아닌 진짜였다. 아기가 간신히 누워 모빌이나 초점책을 보다가도, 이불을 개는 등 청소만 하려 하면 찡찡댔다. 과자나 땅콩 등을 먹으려 하거나 카카오톡을 보려 해도 마찬가지. 마치 딴짓을 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듯했다. 걷잡을 수 없는 울음보가 터지지 않으려면, 아기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 상 차려 점심을 먹는 건 불가능했다. 있는 반찬을 데워 끼니를 때웠다.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없었다면, 곧바로 '배달의 민족'을 터치했을 것이다. 그나마 데운 찌개도 아기를 달래고 오니 다 식어있었다. 아기를 안고 무언가를 하기엔 허리가 끊어질 듯했다. 허리 굽힘 없이 정리정돈할 수 있는 육아용 '대형 집게'를 하나 장만하고 싶었다. 결국, 집안일을 하려면 아기를 완전히 재워야 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수유 후,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아내 말로는 평소엔 한 시간도 자지 않는다고. 오히려 재우다 실패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목욕' 설거지를 채 끝내지 못했지만, 아기가 깼다. 다시 육아다. 집안일과 육아가 ‘무한 반복’이다. 당이 떨어졌는지 어느 순간부터 단 음식이 당기기 시작했다. 낮잠 잔 아기의 수유를 끝낸 뒤 목욕에 도전했다. 바둥대는 아기를 한 손으로 껴안아 씻겨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날 체력이 다한 탓인지 목욕은 엉망이 됐다. 앉은 상태에서 아기를 들었다가 놨다 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나도 모르게 물 온도 조절에 실패했고, 조심해야 할 아기의 눈과 귀에도 물이 튀었다. 70일 된 아기의 표정에서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빠의 서투름을 알고, 참고 견뎌주는 표정이었다. 아기도 지쳤는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7시 30분에 잠이 들었다. 드디어 소위 말하는 '육퇴'(육아 퇴근)다. 육퇴 후 허리가 아파 소파에서 2시간 동안 뻗었다. 그러나 '육아 출근'은 금방 돌아왔다. 다음 날 오전 2시에 배가 고파 아기가 깼다. 한 시간 후 다시 잠이 든 아기는 오전 4시 30분, 6시 30분에도 차례로 깼다. 마치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는 느낌이었다. ■오해와 진실 이번 체험은 저번 ‘임신부 체험’처럼 부부가 서로를 이해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했다. 사실 아기를 출산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몇몇 마찰이 있었다. 우선 '육아 아이템'이다. '이거는 꼭 사야 한다'는 육아 아이템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수개월 간격으로 필요한 육아 아이템들이 달라, 업체들의 '상술'로 여겼다. 아내의 생각과 첨예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이날 독박 육아를 하며 집에 있는 모든 육아 아이템을 동원하는 내 모습을 봤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아이를 돌볼 수는 있었겠지만, '불필요한 아이템'은 없었다. 육아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육아의 공동 분담'이다. 육아는 집안일의 일부분이 아닌 별개의 일이었다. 각자 맡은 일에서 추가로 더해진 일이다. 부부 중 한 명이 돕는 것이 아닌 '함께'해야 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했다. 사실 육체적 노동은 익숙해지면 할 만했다. 그러나 '정서적 힘듦'까지 겹치면 산후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가 없었다. 부부가 서로의 힘듦을 알고 받아주고 이해하는 게 필요했다. ■위대한 부모 임신부 체험 때처럼 이번에도 모성애의 위력을 느꼈다. 아기 목욕을 시킬 때 욕조를 1분 만에 헹구는 나와 달리, 아내는 매일 5분 이상 닦고 있었다. 육퇴 이후에도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며 스트레스를 푸는 나와 달리, 끊임없이 인터넷으로 '아기 재우는 법' '70일 아기 특징' '이유식 만드는 법'을 검색했다. 늦은 밤 아기가 배고플까 잠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였다. 얼마나 피곤한 상태인지를 알기에 더 대단하게 다가왔다. 비록 하루 체험이지만, 남다른 부성애도 느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가족을 책임지는 것에 더해 아이와 정서적 교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퇴근 후에도 어느정도 육아에 동참해야 할 자신감이 생겼다. 아이가 어떤 기분 상태이고, 무엇을 해줘야 할 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외로운 '육아 전쟁'을 견딜 힘은 부부에게서 나오는 듯하다. 이번 체험을 하며 아기의 웃음보다도 이를 지켜보는 아내의 위로가 더 큰 힘이 됐다. 모르지만 아내도 독박육아를 자청하는 남편에게 보이지 않는 위로를 받았을 터. '슬기로운 육아생활'의 기본 전제는 부부의 공감이다. 글=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사진=이승훈 기자 아내
[요즘MZ] 24. 휴가
부산일보 뉴콘텐츠팀 MZ세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요즘MZ" 일상툰입니다! MZ세대들의 문화나 생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휴가를 입사하고 처음으로 길게 다녀왔어요! 쉬면서 국내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다 회사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푹 쉬었으니 그 원동력으로 다시 열심히 연재해볼게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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