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에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 사상 첫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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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스마트 자동화 항만 테스트베드'에 적용할 국산 '스마트 자동화 항만기술(OSS)' 조감도. 해양수산부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완전 무인자동화 부두 시스템 구축 사업과 별개로 항만 자동화 관련 국내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국내 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스마트 자동화 항만 테스트베드'가 광양항에 구축된다.

해양수산부는 항만 자동화 사업을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과 '스마트 자동화 항만 테스트베드 운영을 통한 국산기술 개발' 투 트랙으로 추진키로 하고, 총사업비 396억 원(국비 298억 원, 민간 98억 원)을 들여 내년부터 2022년까지 '광양항 해운항만 연구개발(R&D) 클러스터'(광양항 컨테이너부두 1단계)에 '스마트 자동화 항만 테스트베드'(이하 테스트베드)를 구축·운영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2022년까지 396억 투입

2만 5000TEU급 선박 하역
26시간서 22시간으로 단축

부산신항은 상용 기술 도입

해수부는 국가 R&D사업으로 이미 개발된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2013~2017년 총사업비 48억 원)을 실제 크기로 구축·운영함으로써 성능을 검증·보완하고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2022년까지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테스트베드의 오버헤드셔틀레인 블록(너비 90m×길이 130m×높이 30m)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서호전기, 메인텍, 부산대, 토탈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해 개발한 '스마트 자동화 항만기술의 주요 장비인 오버헤드셔틀(야드 크레인 역할) 9대, 플랫카(레일 따라 이동하는 AGV) 6대를 비롯해, 상·하부 레일 13개, 상부레일 지지기둥 16개, 컨테이너 780개, 전기시설 1식, 리치스태커(45t) 3대 등이 설치·운영된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기존 상용화된 항만 자동화 시스템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으로, 하역 생산성이 20% 이상 향상된 게 특징이다. 특히 기존 상용화된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2만 5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하역하는데 26시간 이상 소요되지만,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22시간 내에 하역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항만 자동화만을 염두에 둔 게 아니라 기존 상용화된 항만 자동화 시스템과 비교해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보다 높은 단계의 기술을 접목한 국산 항만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다소 뒤처진 현 상황을 역전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항만 자동화 관련 국내 민간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국내 연관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대형 중장비로 구성·운영되기 때문에 시스템의 안전성·안정성·생산성 등이 중요하며, 자동화를 도입하고자 하는 국가에서는 항만 자동화 기업의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한편,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은 이미 검증돼 실제 운영 중인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항만 자동화 시스템은 크레인, AGV(무인이송차량), 장비 자동제어기술, 터미널 운영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제어기술, 터미널 운영 프로그램 등에 부분적으로 국내 기술 도입이 가능하지만 AGV 등 일부 기술은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항만 자동화 선도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터부두(서컨) 2-5단계(2022년 개장 예정), 2-6단계(2024년 개장 예정) 등 시간적 제약 때문에 신규 부두에는 상용화된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수 밖에 없고, 글로벌 항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항만 구축이 시급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부시설 공사 및 상부시설 설계 등을 위해서는 터미널 개장 3~4년 전 상부 시스템을 결정해야 하므로 국산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해수부의 설명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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