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품은 바다-한국해양대] 한국 대표 '해양특성화' 대학… 4차 산업혁명 맞춤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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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는 전통적인 교수법을 벗어나 학생 스스로 토론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역진행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해양대학교(총장 박한일)는 특정 지역 대학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으로, 인문 사회 과학 체육 등 다양한 학문을 해양과 연계·융합하는 시도를 펼쳐왔다. 해양 분야 첨단 교육과 인프라 구축으로 국내외에서 위상을 크게 높여온 한국해양대는 최근 4차산업혁명 흐름에 맞춘 인력양성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적 수업 탈피 플립러닝 도입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공간 마련

해사산업혁명 4.0 협의체 발족
오는 9월 해양금융대학원 개원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해양클러스터와 인접한 한국해양대 전경. 한국해양대 제공
■해양분야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 운영

한국해양대는 지난해 8월 교육, 연구, 산학협력 분야에 대한 미래정책 제언과 실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기업 전문가들과 함께 '한국해양대 해양분야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설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 2월에는 '해양분야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 국회포럼'을 열어 해양분야의 시대적 과제를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위원회의 연구성과를 널리 공유하고 실행을 앞당기기 위해 대학 본부 차원에서 단과대학별 특성을 고려한 창의적 교육활동도 적극 지원한다. 특히 위원회 산하 교육소위원회 운영을 통해 교수법 및 학습법 특강, 토론회, 외부 전문가 특강 개최 등 다양한 교수학습 지원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한국해양대는 해운업과 선박관리업 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부산시, 한국산업단지본부, 대우조선해양 등 11개 기관·업체와 함께 '해사산업혁명 4.0을 통한 해사산업 생태계 부활 포럼'을 부산 파라곤호텔에서 열었다. 선박관리 분야가 해외 위탁으로 전환됨에 따라 조선해양산업 생태계가 동반 위협을 받고,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제조업 기반 붕괴 등 관련 산업이 동반 몰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는 데 따른 대응이었다. 한국해양대 등 12개 기관·업체는 이날 '해사산업혁명 4.0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한국해양대 관계자는 "해사산업 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상·하위 계층 산업이 상생 발전하는 비전을 공유하고,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협의체 발족을 계기로 해사산업계가 힘을 모아 위기에 빠진 해사산업 생태계 부활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학생 스스로 방법 찾는 창의인재 양성 박차

한국해양대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외운 지식을 평가하는 전통적 수업법을 벗어나 학생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나가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역진행 수업)'을 도입했다.

이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선진적 교육 방안의 하나로, 학생들이 강의 전 온라인을 통해 교수가 제공하는 동영상으로 선행학습한 뒤 수업시간에는 토론을 통해 해답을 도출하게 하는 수업 방식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팔 등 상상하던 제품을 3D 프린터 등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아이디어팩토리 공간이 한국해양대 학생들에게 인기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공학설계작품 경진대회도 열어 창조적 아이디어가 실용화되도록 돕는다. 한국해양대 제공
한국해양대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공유하며 상상 속 제품을 3D프린터 등으로 직접 제조해 볼 수 있는 오픈랩(Open Lab) 형태의 아이디어팩토리 공간도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단은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공학설계 작품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겨루는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특허출원과 창업, 기술사업화에 대한 실질적 조언을 병행해 학생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다각적으로 실현되도록 돕고 있다.

LINC+사업단은 지난 2월 한국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이 주관한 '2018 한국조선해양기자재인의날' 기념식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사업단이 가족회사 운영을 통해 국내 조선·해양기자재 기업의 기술 지원 컨설팅 및 글로벌 마케팅 지원, 산학협력 협의체 구성, 재직자 교육 실시 등 관련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경갑수 LINC+사업단장은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해 조선·해양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업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양 융ㆍ복합 연구 확대 신성장 동력 확보

엄청난 유용자원을 품고 있는 해양 분야는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잘 접목하면 그 어떤 산업보다 개발 잠재력이 무한하다.

특히 자율운항선박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해양대는 육상에서 선박을 직접 관리하는 e-내비게이션, 수중로봇, 해상드론 등 연구를 대학 연구실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선박 운항과 관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학생들에게는 항해에 관한 전문지식과 경험뿐 아니라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교육해 자율운항선박 시대에 육상에서 선박의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관리하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한국해양대는 무인자율운항선박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 부산시와 함께 '스마트선박 SM(선박관리) 플랫폼 글로벌 서비스센터'를 부산에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선기자재산업 기반이 탄탄한 부산이 스마트선박 글로벌 서비스센터로서 각종 선박부품을 공급하는 기지가 되기 위해 실증센터 구축을 위한 협업이 논의되고 있으며, 대학 실습선을 실증센터 구축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양금융 분야는 해양도시 부산의 특장점을 살릴 수 있는 영역으로 해양수도로 도약하려는 부산의 미래 성장을 주도할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그동안 해양금융 교육 노하우를 인정받아 지난해 금융위원회와 부산시가 '금융중심도시 부산' 기반 조성을 위해 지원하는 금융대학원 설립 교육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해양금융대학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최근 4차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조응하는 교육과정을 마련해 우리나라 해운과 조선 등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해양금융 전문인 양성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한국해양대 박한일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해양분야는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라며 "해양 관련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와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창출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과 관련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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