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동아시아 문화의 정체성ㆍ공유성ㆍ확장성' 국제학술대회 개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5~26일 부민캠퍼스 다우홀, 세계적 석학 두아라 교수 기조강연

동아대학교 인문역량강화사업단(단장 박은경)과 석당학술원, 인문과학대학, 석당학술원 지역문화연구소, 인문학연구소는 '동아시아 문화의 정체성ㆍ공유성ㆍ확장성'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를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부민캠퍼스 국제관 다우홀 등에서 개최했다.

이틀간 펼쳐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인도, 호주, 러시아, 베트남 등 국내외 학자 및 전문가 30여 명이 발표와 토론을 맡아 국제관계와 정체성, 미래 국제질서의 방향, 동아시아의 다문화주의적 복합질서, 동아시아 기록ㆍ창작ㆍ문화유산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석정 동아대 총장은 학술대회 첫날인 25일 오전 열린 개회식 축사에서 "많은 사람이 21세기는 동아시아의 시대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국가로 성장했고, 한반도엔 아직 긴장은 남아 있지만 전례 없던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매우 시의적절한 학술대회를 동아대에서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 아시아 문화의 역동성과 아이덴티티를 탐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역사철학과 내셔널리즘의 일급 이론가로 명성이 높은 세계적 석학 프레신짓트 두아라(Prasenjit Duara) 미국 듀크대학교 석좌교수의 기조강연으로, '중국의 세계질서 되짚어 보기 : 국민국가의 제국주의인가, 소프트 파워인가?(Revisiting the Chinese World Order : the Imperialism of Nation-states or Soft Power?)'라는 제목으로 펼쳐졌다.

인도 아삼 출신인 두아라 교수는 자와할랄 네루대 석사학위와 미국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시카고대에 오래 재직하다 싱가포르국립대 아시아연구소장을 수년간 역임했으며 최근 미국 듀크대 석좌교수로 부임, 글로벌아시아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아시아연구학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중국과 동아시아 연구에 뛰어난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노르웨이 오슬로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6년 두아라 교수를 '아시아 문화와 종교에 관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선정한 바 있다.

이날 두아라 교수는 "한 총장은 시카고대학에서 내가 처음 가르친 제자인 걸로 기억한다. 이후 오랫동안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고 운을 떼며 강연을 시작, 중국 청나라 시대 제국주의적 세계질서와 오늘날 냉전시대 이후 세계질서를 비교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설명했다.

두아라 교수는 "19세기가 끝나고 세계 지배의 형태가 역사적으로 진화하며 현대 제국주의는 국민국가의 제국주의'로 대체됐고 이는 20세기 냉전 기간 대부분 국가들의 주요한 지배 형태가 됐다"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계속된 전쟁에도 불구하고 '소프트 파워'로 냉전 이후 지정학적 질서 만들어졌는데, 이는 폭력적인 힘과 다른 형태의 지배 방식들 사이에 새로운 균형이 존재함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 파워(soft power)는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정보과학이나 문화ㆍ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는 "오늘날 국가 제국주의(NI)는 사람들을 강요하기 보다는 포섭하는 성격을 띤 문화 제국주의(CI)와 소프트파워 사이에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문화 제국주의는 저개발국이나 식민지에 대한 지배가 확산되는 것이고, 소프트파워는 세계화된 공간에서 국가의 영향력을 두고 벌이는 현재의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고 덧붙였다.

강연 말미에 두아라 교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문화와 경제외교라는 소프트파워 및 군사적 팽창주의가 결합돼 있고 이는 동남아시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를 두고 벌인 군사적 긴장관계 때문에 아세안 지역에서 쌓아왔던 우호관계와 신뢰를 많이 잃었고, 동남아시아 시민사회의 엄청난 저항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국력을 키울 비전이 무엇이든 간에 해외 사업에서 소프트 파워와 민주적인 참여를 결합해야 할 것"이라며 "세계 기후변화 활동 등에서 하향식 기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공동체 참여의 틀을 만드는 등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는 2015년 일본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사과 성명을 압박했던 해외 석학 서명의 주도자로 우리나라에서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한 '알렉시스 더든(Alexis Dudden)'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가 '동아시아 리얼리티에서 정체성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본부 news@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