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남녀 취업 격차 최고] 공대 선호 산업구조, 여학생 '유리 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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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대의 남녀 학생 간 학점-취업 역전 현상은 아무래도 제조업 중심의 동남권 산업구조에 기인한 바가 크다.

실제로 부산대의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공과대학이다. 공대를 졸업한 남학생들은 지난해 75.9%의 취업률을 보였으며, 이들 중 과반이 30대 대기업에 취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산업 제조업 중심 발달
남학생 많은 공대 취업 유리
유·무형 성차별 작용 분석도

하지만 산업구조만으로 남녀 취업 격차를 설명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같은 공대 내에서도 여학생 취업률은 58.2%로, 남학생과 17.7%포인트(P)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창원의 한 대기업에 취직한 강 모(30·여) 씨는 "신입사원 40명 중 남자가 38명이다. 여학생에게 문이 극도로 좁고, 입사 이후에도 여기는 유사군대라는 식의 조직문화에 압도돼 적응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부산대 김영(사회학과) 교수는 "성적이 뛰어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취업이 안 된다는 것은 채용 과정에서 유·무형의 성차별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특히 부산의 여학생들이 대구나 광주, 전주의 여학생들보다 사회 진출에 불리하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채용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18일 서면에서 열린 성차별·성평등 촉구 집회에서 발언자로 나선 김 모(27·여) 씨는 "부산의 한 중견기업에 최종면접을 보러 갔는데 '상사가 성추행을 하면 미투를 할 겁니까?'라고 물어 면접용 답을 해야 할지, 솔직하게 말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낮은 여성 취업률과 고용률에 대한 상반된 분석도 있다. 여성들이 공무원 선발 시험에서는 더 많이 뽑히고, 공단과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업 선호 경향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황종철 부산고용센터장은 "부산에는 대졸 여성들이 원하는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수도권에 비해 많지  않아 이들이 원하는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일·가족 연구부 최청락 박사는 "전주나 광주의 경우, 지역거점국립대학 졸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고, 그렇다 보니 처음부터 수도권에 있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부산의 경우에는 부산 인근 공단이나 공사로만 대졸자들의 관심과 경쟁이 집중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소희·최강호 기자 che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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