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재데뷔' 유니티 "한 번 더 생긴 기회, 이름 많이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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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꿈을 안고 가요계에 데뷔했으나 달콤함보다 쓴 맛을 더 많이 봤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9명의 간절함은 마침내 '유니티'라는 팀을 완성시켰다.

걸그룹 유니티(의진 예빈 앤씨아 윤조 이현주 양지원 우희 지엔 이수지)가 18일 첫 미니 앨범 '라인(Line)'으로 정식 데뷔한다.

앨범명은 그동안 넘지 못했던 경계선을 넘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방송된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의 최종 데뷔조로 발탁됐다. '더유닛'은 이미 가수로 데뷔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취지의 프로그램. 새 출발을 앞둔 유니티 멤버들과 지난 1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 "데뷔보다 컴백 더 익숙해, 초심 잊지 않을 것"

유니티는 신인 아닌 신인으로 불린다. 멤버 모두가 최소 2년에서 많게는 7년 가까이 가수로 활동한 경력자이기 때문. 각자 사연도 다양하다. 우희, 양지원, 이수지는 달샤벳, 스피카, 디아크 멤버로 활약했고, 현재 팀이 모두 해체됐다. 윤조와 이현주는 각각 헬로비너스, 에이프릴에서 탈퇴한 후 배우를 꿈꿨으나 다시 가수로 돌아온 케이스.

의진(소나무), 지엔(라붐), 예빈(다이아)은 기존 팀에 소속된 상태에서 유니티 데뷔 기회를 잡았다. 이중 유일하게 솔로로 활동한 앤씨아는 올해 7년차 가수다. 앨범 발매가 처음은 아니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인터뷰 현장에서 본 유니티 멤버들의 눈빛은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사실 우리는 데뷔보다 컴백이 더 익숙해요.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니까 굉장히 신기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이전 활동했던 때의 초심과 열정을 살려서 '더 유닛'때 갈고 닦았던 것들을 멋지게 보여드릴 테니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자신 있어요.(우희)"

팀의 리더로 선정된 우희는 "자체 투표로 리더를 뽑았는데 내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9명 중 4표를 받았는데 막상 결과를 받아보니 더 많이 나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욕심도 생겼다(웃음)"며 "리더를 해본 적이 없어 걱정됐는데 멤버들이 힘을 북돋아줘서 아직까지 큰 어려움 없이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앤씨아는 "빨리 팬들에게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래도 우리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고, 정식 데뷔 이전에 '불후의 명곡' '1대 100' '유희열의 스케치북' '열린 음악회' 등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어서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 타이틀곡 '넘어', 감성섹시로 무장한 레게팝

앨범 타이틀곡 '넘어'는 작곡가 신사동호랭이가 작업한 레게팝 장르의 곡. 남녀 사이의 애매한 감정을 선을 넘는 상황에 빗대어 표현했다. 전반적인 콘셉트는 섹시함이며 그 속에서 이들만의 감성을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흔한 섹시 콘셉트는 아니에요. 멤버 한 명 한 명의 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황 속에서도 각자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고 생각해요.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춤을 추지만 무언가 다른 느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앤씨아)"

"그동안 걸그룹이 레게팝 장르를 시도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이런 도전을 하게 되서 의미가 크다고 봐요. 음색이 예쁜 친구들이 많다보니 좀 더 감성적이고 고급스러운 섹시함을 선보이고 싶어요.(우희)"

에이프릴 활동 당시 주로 청순한 이미지를 보여준 이현주는 "너무 갑작스럽게 변화를 주는 것 같아서 두렵고 떨렸다. 뮤직비디오 촬영 할 때 감독님이 '너는 유치원에 있다가 바로 성인반으로 왔다'는 말을 하시더라(웃음)"며 "멤버들이 도와줘서 섹시한 표정이나 각도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아직 조금 어색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다이아 예빈 역시 현주와 마찬가지로 섹시 콘셉트가 익숙하지 않은 멤버. 그는 "다이아에서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만 나타냈고, '더유닛'에서도 마지막 경연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존 이미지 그대로 갔었다"며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을 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떠올리면 두렵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다양한 콘셉트를 잘 소화하는 가수로 비쳐지고 싶다"고 밝혔다.

■ 남다른 팀워크-동료들의 따뜻한 응원

팀을 결성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뿐이지만, 멤버들은 끈끈한 팀워크로 뭉쳤다. 같은 꿈을 꾸며 한 마음으로 달려온 이들인 만큼 서로 가까워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유니티와 같이 활동했거나 하고 있는 동료들도 진심어린 응원과 격려를 보내줬다.

"디아크때 숙소에서 지낸 이후 오랜 만에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어요. 정도 잘 붙지 않았는데 멤버들이 먼저 다가오고 저를 챙겨주려는 게 보이더라고요. 너무 고맙고 감동 받았어요. (이수지)"

"혼자서 활동하는 데 익숙해져서 여러 명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죠. 지금은 완전히 변했어요, 예전에는 대기실에서 핸드폰만 만졌는데 요즘은 그렇게 하면 너무 심심해서 못 견디겠는 거 있죠. 멤버들과 계속 이야기하고, 갑자기 셀카를 찍거나 함께 밥 먹고 TV 보는 그런 소소한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앤씨아)"

"단체 메신저 채팅방에 유니티 화보나 영상을 올리면 라붐 멤버들이 항상 칭찬해주고 피드백도 즉각 주는 편이에요. 솔빈이는 응원을 해주면서도 막상 '뮤직뱅크'에서 MC와 유니티로 만나면 기분이 이상할 것 같대요.(지엔)"

"소나무 멤버들과 워낙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라서 아무렇지 않게 응원해줬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부담감이 덜한 거 있죠. 그냥 하던 대로만 하고 오자는 생각이 들었어요.(의진)"

"'더유닛'에 나간다고 할 때부터 자기 일처럼 신경 쓰고 응원을 해줘서 고마워요. 나라 언니는 눈물까지 흘렸어요. 스케줄 때문에 바쁠 텐데 꾸준히 제가 나온 부분 모니터를 해주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어요. 유니티를 통해 섹시한 안무를 처음 추는 거라 가끔 비웃기도 하지만 대부분 칭찬을 해줬죠.(웃음)(윤조)"

■ "우리 이름 기억해주는 것만도 감사한 일"

목표는 우선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음원 순위, 앨범 판매 같은 구체적 성적은 그 다음 문제. 수많은 아이돌 속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들을 찾아주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다진 유니티. 이들의 리부팅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요즘에는 아이돌 그룹이 워낙 많고, 멤버수도 점점 늘어나니까 팀은 알더라도 개개인은 전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많은 분들이 유니티를 알고, 멤버들 개인의 이름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번 더 기회가 생긴 거니까 정말 잘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에요.(의진)"

의진은 "음악 프로그램뿐 아니라 예능처럼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다방면으로 해보고 싶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다들 잘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우리끼리 똘똘 뭉친다면 충분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양지원)"

"아무래도 KBS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데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해요. 타 방송사에서도 불러주기만 한다면 뭐든지 할 각오와 준비가 돼있습니다. 신인이지만 신인 같지 않은 여유를 가졌다는 게 유니티 만의 장점이 아닐까요.(우희)"

유니티의 데뷔 앨범 '라인'에는 타이틀곡 '넘어'를 비롯해 '추억시계' '별아' 'You&I' 'TING' 등이 실렸다. 앨범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에 공개된다. 첫 공식 무대는 이날 방송되는 KBS2 '뮤직뱅크'다. 19일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한다.

사진=박찬하 기자

김상록 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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