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애독자에 보청기 후원 박효열 '가나안보청기' 대표 "난청 어려움 겪는 이웃에게 도움 돼 뿌듯"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효열(오른쪽) 가나안보청기 대표가 지난 9일 김주한 부산일보 47년 장기 독자를 대상으로 보청기 음향 조절과 착용 편의를 위해 조언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kang@

"40년 전 부산 서면에서 창업해 보청기 분야에서 외길을 걸어왔습니다. 이만큼 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부산 시민의 도움이 컸습니다."

가나안보청기 박효열(69) 대표는 보청기 제조 역사가 오래된 부산기업이다. 경남 창원 출신인 박 대표는 창업 당시 보청기 수입·유통업체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독일에서 부품을 수입해서 보청기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

추첨 통해 2억 원대 100대 제공
농아인협회·복지관 매년 기부
노인회와 협약 취업 연계 교육


박 대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최근 지역사회를 위해 뜻깊은 나눔 활동을 펼쳤다. 그는 부산일보사가 애독자 중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4월 9~16일 마련한 '사랑의 보청기' 나눔 행사를 특별후원했다. 박 대표는 부산일보 구독 3년 이상 독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100명에게 2억여 원 상당의 가나안보청기 100대를 제공했다.

"난청을 방치하면 청각신경이 손상되거나 굳게 됩니다. 청각 신경 훈련과 재활을 통해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산일보 애독자 가운데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박 대표는 10년 전부터 매년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에 보청기를 기부하며 나눔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 취지가 궁금했다.

"노인들이 청력 약화로 가족, 친구 등과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거나 TV 시청을 제대로 못 하면 세상과 단절됩니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인지 장애가 올 수도 있습니다. 노인들의 청력 회복에 도움을 줌으로써 치매 예방 효과도 있다고 봅니다."

박 대표의 나눔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와 취업 연계 교육 협약을 맺었다. 가나안보청기는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청각관리사 양성도 하고 있다. 청각관리사들을 한 달 동안 교육해 가나안보청기에 취업시킨다. 이들은 보청기와 귀에 대한 상식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협약 뒤 30여 명이 취업했고 현재 절반가량이 활동 중이다.

그는 4~5년 전부터 극동방송, CBS, 장애인단체, 농아인협회, 노인복지관 등에도 보청기를 기부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2000만 원 상당의 보청기와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에 김장 나눔 비용 1000만 원을 각각 지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부산 중구 광복동에 청각재활센터를 개소했다. 박 대표 아들인 박성일(41) 씨가 청각재활센터 원장을 맡고 있다. 박 원장은 한림대학교 청각학 석·박사 출신으로 우송대 청각학과 교수로 재직해오다 지난해 6월 청각재활센터 원장으로 부임했다.

"청각재활센터에 청각 전문가 집단과 전문 장비를 갖춰 차별화된 청각검사를 하고 청각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세대인 저의 풍부한 경험과 2세대인 박성일 원장의 전문성을 결합해 보청기 효과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각재활센터 상담실을 나오기 전 마지막에 했던 박 대표의 말이 뇌리에 박혔다. "눈이 잘 안 보이면 안경을 끼는 것처럼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면 보청기를 착용하면 됩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청력 회복을 통한 활발한 의사소통과 활기찬 사회참여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