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첩 기념사업회 창립총회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이순신 정신, 부산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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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의 날(10월 5일)이 임진년 부산대첩 승전을 기념해 제정된 사실을 아는 시민이 거의 없습니다."

국내에서 이순신 전문가로 손꼽는 김종대(69) 전 헌법재판관은 부산대첩에 대한 인식 부족을 안타까워했다. 부산대첩은 임진왜란이 발발했던 1592년 수륙병진 전략을 통해 파죽지세로 북진하던 왜군의 예봉을 꺾은 첫 대승이었다. 그해 9월 말 여수에서 출발한 이순신 장군의 함대는 10월 5일 자성대 인근에 도착, 부산포에 정박해 있던 470여 척의 적선과 8000여 명의 왜군을 공격했다. 치밀한 준비와 전술 덕분으로 적선 100여 척과 왜군 5000여 명을 격파해 대승을 거뒀다.

부산포 승리 역사적 의의 조명
회원 200여 명·고문단 등 참가
유적지 문화공간으로 복원 예정


김 전 헌법재판관은 "부산대첩을 계기로 조선 수군은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해 임진왜란의 전세를 뒤바뀌게 했다"면서 "한산, 명량, 노량대첩 못지않은 전과를 거뒀음에도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안타까움은 부산대첩 기념사업으로 승화하고 있다. 2012년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귀향한 그는 뜻있는 인사들과 부산대첩의 역사적인 의의를 조명하는 작업을 해왔다. 최근 노력의 결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7일 승전 425주년을 앞두고 부산대첩 기념식을 성대히 치렀다. 김 전 헌법재관관은 "당시 기념식을 계기로 부산대첩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는데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사가 1000여 명이 넘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헌법재판관을 중심으로 뜻을 모은 인사들은 발기인 대회 이후 6개월 간 준비 작업을 거쳐 27일 부산롯데호텔 3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부산대첩 기념사업회 창립총회를 연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회원 200여 명과 고문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산지역 각계 원로 인사들이 참가한다.

그는 "기념사업회는 부산대첩의 역사적 의의를 발굴해 시민적 자긍심을 높이고, 이순신 정신을 부산 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또 1980년 부산시민의 날로 제정된 10월 5일이 바로 부산대첩 승전 일임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산대첩이 벌어졌던 장소와 유적지를 역사문화 공간으로 우선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부산대첩의 호국정신을 계승해 동북아 해양수도를 지향하는 부산의 미래비전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사랑과 정성, 정의와 자력 정신으로 무장한 이순신 장군은 23전 23승의 신화 같은 전과를 올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와 백성을 구했다"는 김 전 헌법재판관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적용하고 교육한다면 물질 만능 세태로 병든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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