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세계 1위'가 가장 어울리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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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여자 골프 정상 탈환

'골프 여제' 박인비가 2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 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 최종라운드 15번홀에서 힘차게 티샷을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치 선물처럼 세계 1위가 다시 찾아왔다."

'골프 여제' 박인비가 2년 6개월 만에 여자골프 정상에 복귀했다. 박인비는 23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고진영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3위였던 박인비는 이날 퍼트가 번번이 홀을 돌아 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해 1타를 줄였지만 잇달아 9번홀과 11번홀 버디 퍼트가 모두 홀을 맞고 나갔다. 결국 우승은 태국의 모리야 쭈타누깐에게 돌아갔다.

휴젤-JTBC LA오픈
고진영과 공동 2위 마감
2년 6개월 만에 랭킹 1위
우승은 모리야 쭈타누깐

"목표 아니었지만 기분 좋아
랭킹보단 '내 골프'가 중요"

하지만 경기를 마친 박인비에게는 또 다른 희소식이 전해졌다. LPGA 투어 측이 "현재 세계랭킹 3위인 박인비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23일 자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르게 됐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리디아 고와 한창 1위 싸움을 벌이던 2015년 10월 이후 다시 찾은 세계 1위다.

박인비는 2016년과 2017년에 연달아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며 내리막길을 걷는 듯했다. 허리 부상을 털고 일어섰더니 연이어 손가락 부상이 덮쳐왔던 것이다. 왼손 엄지손가락 부근 인대가 늘어나 스윙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까지 갔었다. 2016시즌 LPGA 투어 개막전이던 바하마 클래식 1라운드에서 7오버파라는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한 것도 그즈음이었다.

그런데도 박인비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손가락 부상을 딛고 골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다들 '이룰 건 다 이룬 선수'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에 이은 리우 올림픽 메달로 세계 최초의 골프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다들 박인비가 큰 박수를 받으며 그쯤에서 현역을 떠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다시 한번 필드로 돌아와 새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올해 3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ANA 인스피레이션 준우승, 롯데 챔피언십 3위에 이어 이번 휴젤-JTBC LA 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사냥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중국의 펑산산을 끌어내리고 정상 복귀를 신고했다.

박인비는 "세계 1위가 사실 올해의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서 무척 기분이 좋다. 최근 두 달 정도 매우 좋은 골프를 하고 있다. 모든 게 아주 일관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6일부터 박인비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메디힐 챔피언십에 출전할 참이다. 그는 세계랭킹에 대해선 "격차가 별로 없어서 매주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랭킹보다는 나의 골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출전한 6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3위 안에 랭크된 박인비는 만방에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투어에서도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6승을 수확했던 2013시즌, 각각 3승, 5승을 거뒀던 2014, 2015시즌에 이어 2018시즌도 '박인비의 해'로 만들 준비가 한창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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