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첫 승부수 '부산~북유럽노선'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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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부산항에서 출항한 4600TEU급 '현대포워드호'가 화물을 가득 실은 채 싱가포르항에 기항하고 있다. 현대상선 제공

현대상선의 첫 승부수가 통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아시아~북유럽(AEX : Asia Europe Express) 노선에서 5항차(5월 7일)까지 선적예약률이 100%를 넘어섰다고 22일 밝혔다. 이처럼 AEX 노선이 서비스 초반 화주들로부터 호응을 받으면서 현대상선이 계획 중인 부산~북미동안, 부산~지중해 노선 개설도 탄력을 받게 됐다.

AEX 노선 개설에 대해 해운업계에서는 그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해왔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상실한 원양 노선 회복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론이 강했지만 단독 선박 투입이 적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2주 이상 빠른 서비스 강점
5항차까지 예약률 100%
북미·지중해노선 개설 탄력


특히 논란이 됐던 것은 '규모의 경제'였다. 2만 TEU에 가까운 초대형 선박이 몰리는 유럽 노선에서 현대상선의 4600TEU급 선박이 과연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럽 노선 평균 선박 크기는 2008년 7200TEU에서 2018년 1만 5250TEU로 커졌고, 2만 TEU가 넘는 선박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TEU를 옮기는 데 들어가는 단위당 비용은 5000TEU급 선박이 2만 TEU급보다 배 가량 비싸다"며 "여기다 2만 TEU급 선박은 2013년 이후 취항해 더 일찍 건조된 4600TEU급보다 연료 효율성 등도 더 좋다"고 말했다. 선박이 클수록 경제성이 높은 것은 배의 선원 숫자나 유류비는 비슷한데, 큰 선박일수록 한 번에 많은 화물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용 측면의 약점을 현대상선은 빠른 서비스를 무기로 맞섰다. 운항 소요일이 부산→로테르담 30일, 부산→함부르크 32일, 상해→로테르담 28일, 상해→함부르크 30일 등 기존 북유럽 서비스보다 약 2주 이상 빠르도록 한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좀 더 일찍 화물을 운송하려는 화주들의 수요를 겨냥했다"며 "빠른 화물운송서비스(Express Service)가 적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AEX 노선에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4600TEU) 10척을 투입하고 있으며, 용선료는 하루 1만 달러 이하의 낮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환 기자 j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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