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부산시장 표창 넥슨 커뮤니케이션즈 류이세 씨 "장애인에 지나친 도움은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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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커뮤니케이션즈 사원 류이세(26) 씨는 최근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로 꼽힌다. '게이머'들의 악플과 싸우는 웹서비스 업무부터 회사 내 장애인 인식 개선 TF팀 활동까지 종횡무진이다. 최근엔 사이버대학 미디어영상학 공부도 시작하며, 기량을 높여가고 있다.

다이빙하다 다쳐 하반신 마비
휠체어 타며 사회 생활에 도전
취업 앞둔 장애인 자신감 필요

일반인에게도 벅찬 일을 해내는 류 씨는 '하반신 마비'를 앓는 장애인이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한 명의 우수한 '동료'로서 사회 생활에 안착했다. 장애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로 인정받아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부산시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류 씨는 중학교 2학년 시절인 2007년 송정해수욕장에서 다이빙하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목이 부러지면서 신체 일부 신경을 다치게 돼 하반신이 마비된 것이다. "못 걷는다"는 의사의 말에 수개월 간 우울증을 겪고, 3년 가까이 집에서만 생활했다. 류 씨는 "휠체어를 탄 모습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불쌍하다'는 동정 어린 시선을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 씨는 억지로라도 밖으로 데려가려는 등 학교 친구들의 끈질긴(?) 도움으로 다시 일어섰다. 혼자 있을 땐 한 없이 스스로가 초라해 보였던 류 씨에게 친구들은 '세상에 나갈 용기'를 북돋아 줬다. 이후 류 씨는 만 20살의 이른 나이에 취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출가까지 해 가족 도움 없이 스스로 삶을 키워나가고 있다. 류 씨는 "처음엔 무슨 일만 하면 걱정이 앞서던 부모님이 이제는 새벽 1~2시까지 밖에 있어도 전화 한 통 안 하신다"며 웃었다.

류 씨는 현재 회사 내 장애인 인식 개선 TF팀에 참여해 비장애인과 장애인 사이의 가교 구실도 한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매년 1회 이상 열고, 장애인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설명한다. 류 씨는 "장애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까지 도와주는 것도 또다른 편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류 씨의 성공에는 회사의 역할도 컸다. 사내엔 현재 장애인 비율이 48.4%에 달한다. 중증 장애인만 70.9%다. 회사 측은 사내 문턱을 모두 없애고, 휠체어 2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큰 통로를 갖췄다. 점자 블록과 핸드레일은 물론이고, 책상 높이와 크기 등도 개개인에 맞춰 제작한다. 3년, 6년, 9년 차마다 휴가 지원금도 나온다. 류 씨는 사회생활을 앞둔 장애인들에게 적극성과 자신감을 당부한다. 류 씨는 "소극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상대방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지 않는다"면서 "반면 자신감 있게 자신을 어필하면 서로 협업하고 일하는 한 명의 '동료'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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