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우포늪관리사업소 따오기 복원 담당 이성봉 계장 "따오기 자연 방사 원년, 우포늪 안착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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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하늘에서 따오기를 구경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합니다. 10여 년 동안 키워온 따오기를 야생으로 날려 보내려니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13년째 증식·복원에 전념
1쌍으로 시작, 올해 313마리
자연 정착 위해 주민 협조해야

경남 창녕군 우포늪관리사업소에서 '따오기 아빠'로 불리는 따오기 복원 담당 이성봉(50) 계장은 요즘 따오기 사육장을 바라보면 감회가 새롭다. 올해가 따오기를 자연 방사하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이 계장은 2005년 따오기를 복원하자는 의견을 듣고 군수와 함께 따오기 복원에 성공한 중국 산시성을 방문했다. 그는 2008년 따오기 한 쌍을 들여온 후 현재까지 13년째 따오기 증식과 복원에 전념해 오고 있다. 이 계장은 "종 복원을 시작할 때 2쌍이나 그보다 많은 쌍을 갖고 시작하는데, 우리는 1쌍만으로 복원에 뛰어들어 이듬해 알을 낳자 만세삼창을 할 정도로 가슴이 뛰고 벅찼다"고 회상했다.

그와 동료들의 노력으로 따오기는 복원사업 11년만인 올해 313마리로 증식된 상태다. 특히 다음 달까지는 우포늪 일대에서 따오기 2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자연방사를 앞두고 있다.

1979년 경기도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관측된 후 사라진 따오기가 다시 대한민국 창공을 날게 되기까지 그의 노력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창녕군청에서 환경업무를 맡았던 그는 2006년 따오기 복원 담당으로 발령 났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따오기만 담당하는 공무원이 된 것이다. 그는 "지자체에서 따오기를 복원하는 것도 처음이고, 성공 사례는 중국과 일본밖에 없었으니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이젠 따오기 증식에 성공해 야생 방사를 앞둔 시점이지만 그의 '따오기 걱정'은 끝이 없다. 이미 방사에 성공한 중국이나 일본도 자연 안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생에는 매와 독수리 등 따오기 천적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농경지 농약 살포 등 서식지 환경 오염은 따오기 생육에 큰 장애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는 "따오기 등에 추적기를 달아 어디에 머무는지 현장조사를 통해 먹이 등 환경 조건을 토대로 서식지를 만들고 확대해 따오기가 우포늪에 안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따오기를 자연에 날려 보낸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정한 복원사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따오기가 우포늪 주변에서 건강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환경 정비와 서식지 조성에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따오기 복원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 공정사회발전대상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2014 대한민국 공정사회발전대상' 시상식에서 지자체 공무원 중 유일하게 '지방공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환경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한·중·일 3국의 환경 협력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15회부터 상을 주기 시작했는데, 중간관리자 이하 직급이 수상한 것은 이 씨가 처음이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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