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우포늪 방사 따오기는 남을까?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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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수 지역사회부 차장

우포늪 따오기 자연방사가 임박한 가운데 따오기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이 쏟아지고 있다.

우포늪에서 날려보낸 따오기가 어디까지 날아갈지, 몇 년 후에는 한반도 전역의 하늘에서 따오기를 구경할 수 있을지, 철새라고 하는데 중국과 일본에도 날아갈 수 있을지 등등이다.

2008년부터 따오기 복원사업을 맡고 있는 경남 창녕군 따오기복원센터는 다음 달까지 따오기 20마리를 우포늪에 방사할 예정이다. 따오기는 원래 철새로 분류돼 있다. 백과사전에도 '한국의 따오기는 원래 겨울새로 텃새는 아니었으며, 논이나 갯가에 도래하곤 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번 따오기 방사는 1979년 경기도 판문점 인근 대성동에서 목격된 뒤 한반도에서 사라진 따오기가 처음으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만큼, 이동 경로와 서식 장소 등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복원센터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아직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방사되는 따오기 등에 부착된 위치추적기를 통한 이동 경로를 파악할 예정이다. 위치추적기는 두 시간마다 자신의 위치를 복원센터에 GPS로 전송해 준다. 복원센터에는 따오기 한 마리당 하루 12번씩 위치를 전송받는다. 추적 범위는 국내는 물론 해외도 가능하다. 위치추적기는 태양광 충전 기능이 있지만 사용 연한은 2년 정도다. 따라서 방사된 따오기에 한해 2년 동안만 이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다만 야생 방사 경험이 있는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따오기 복원 관련 자료를 과학적으로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254마리를 야생 방사했지만, 살아남은 따오기는 129마리로 생존율이 절반에 그친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나라마다 따오기 복원기술과 방사 이후 현황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복원센터는 일본 따오기 복원 지역인 니가타현 사도섬 현지 관찰과 학술 교류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방사 계획을 세웠다. 일본의 경우, 방사된 따오기 대부분이 사도섬을 벗어나지 않고 텃새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의 절반만 한 크기의 사도섬(854.6㎢)은 일본 본토에서 동해쪽으로 45㎞ 떨어져 있다. 사도섬 주민들은 따오기와의 공존을 위해 습지 역할을 하는 논 복원과 먹이 공급처 확보에 나섰다. 먼저 논에 농약 사용을 줄이는 등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 옆에는 도랑을 만들었다. 도랑에는 미꾸라지와 올챙이 등이 서식하기 때문에 따오기의 먹이 공급처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농업 중심의 사도섬 환경 조건이 따오기 복원과 방사 성공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사도섬에서 방사된 따오기가 일본 본토까지 날아가 서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그동안 일본과 중국에서 수백 마리의 따오기를 방사했지만 한반도에서 관측된 경우는 없다. 복원센터도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방사된 따오기가 우포늪 주변에서 서식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우포늪 주변의 환경이 따오기 서식에 적합하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따오기가 우리곁에 남을지, 떠날지 지켜볼 일이다. kks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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