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병' 간 질환 잡기… 고기·생선·달걀 섭취 늘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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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질환은 우리나라 '국민병'이다. 경증 지방간은 1000만 명이 앓고 있고, 만성 간 질환자는 350만 명에 이른다. 이렇게 흔한 간 질환의 악화를 막고, 예방하려면 평소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어떻게 섭취하는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양현 동아대병원 간센터 교수로부터 간 질환과 영양 섭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환자 대부분 영양 불량 상태
아침·점심 등 정규 식사 포함
하루 음식 섭취 4~6번 적절
부종 동반 땐 저염식 권장 운
동으로 체중 조절도 중요

■간경화 환자 50~90%가 영양 불량


만성 간 질환을 가진 환자가 영양 불량 상태에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첫 번째 원인은 불량한 음식 섭취다. 간 질환이 진행될수록 식욕 부진이 심해지는데 이것은 단순히 입맛 저하 때문이 아니라 복합 요인이 작용한다. 여러 호르몬과 사이토카인의 변화로 인한 식욕 부진, 간경화의 합병증인 복수, 위장관 출혈, 간성 혼수로 인한 식이 제한, 병원이 권장하는 저염 식단 같은 입맛에 맞지 않는 식사 등이 이유다.

두 번째 원인은 간 기능 저하에 따른 대사 변화다. 간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저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글리코겐 저장 능력이 떨어진 간이 에너지 공급원 역할에 장애를 받으면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적절한 당을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근육 소실, 지방 산화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하고자 한다. 또 과다한 대사 상태에 있게 돼 에너지 소비량이 안정 시보다 1.2~2배까지 상승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

세 번째 원인은 흡수와 소화 장애다. 담즙 정체와 만성 췌장염으로 발생하는 지방 흡수 장애, 장내 미세환경 변화, 미량 원소 부족 등이 섭취한 음식물의 이용률을 떨어뜨린다.

백양현 동아대병원 간센터 교수는 "심한 알코올성 간 질환, 간경화를 가진 환자의 경우 약 50~90%까지 영양 불량이 나타나므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간 질환의 진행과 예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백양현 동아대병원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과일, 계란, 우유 등 충분히 섭취해야

일반인에게 25㎉/㎏의 에너지 섭취를 권고한다면, 만성 간 질환자의 경우 25~35㎉/㎏, 간경화나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의 경우 35~40㎉/㎏의 에너지 섭취를 권장한다. 단백질의 경우 일반인은 0.8g/㎏의 섭취가 권장된다면 만성 간 질환자의 경우 1~1.2g/㎏, 간경화 환자의 경우는 1.2~1.5g/㎏의 섭취를 권장한다.

간 질환 환자는 아침, 점심, 저녁 등 정규 식사를 포함해 하루 음식 섭취 횟수가 4~6번이 되도록 하고 과일이나 계란, 우유 등의 추가 섭취를 권장한다. 채소와 과일의 경우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장내 유익 세균의 먹이가 될 수 있고 풍부한 미량 원소도 함유돼 있어 충분하게 섭취하는 게 좋다.

영양소를 섭취할 때는 영양소 형태가 아니라 식품으로 섭취하게 되며, 균형 잡힌 식품 섭취를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먹는 식품군은 6가지로 나뉜다.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채소류, 과일류, 우유·유제품, 유지류다. 유지류는 보통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한다.

백 교수는 "간 질환자의 경우 고기·생선·달걀·콩류 또는 우유 섭취를 일반인보다 좀 더 늘리는 것이 좋다. 부종이나 복수를 동반할 경우 저염 식이를 권장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소금 한 스푼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이미 권장량의 2.5~3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므로 간 질환 유무를 떠나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으로 체중 조절이 중요

지방간을 가진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음식과 운동 요법을 통한 체중 조절이다.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에서 500~1000㎉를 줄여 한 주에 0.5~1㎏의 체중을 감량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수화물 섭취가 전체 영양소 섭취에서 63%를 차지하므로 지방이나 단백질의 제한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추가로 먹게 되는 과당(음료수, 케이크, 빵 등)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과체중 또는 비만을 가진 간경화 환자에게 영양 조절은 쉽지 않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비교적 일상생활이 가능한 간경화의 경우 조심스럽게 500㎉ 정도의 제한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시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체중 자체보다 근육 감소증의 중요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므로 적절한 에너지 섭취를 통한 근육량 증가가 중요하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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