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워커-유저들 간의 '소매넣기 배틀'…미혼모 지원센터 기부 '나비효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 '소울워커' 운영진과 유저들이 서로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어 화제다. 이 '훈훈한 대결'은 미혼모 지원센터 '기부배틀'로 번져 게임 유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홍제동에 위치한 애란모자의 집은 미혼모와 아이들의 경제적, 사회적 자립을 돕는 복지센터다. 이 곳은 지난해 242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이곳을 향한 네이버 해피빈 기부액이 폭증하고 있다. 4월 11일 현재 4000만원에 육박한 것. 이런 현상은 '소울워커' 운영진과 유저들의 경쟁적인 기부 덕분이었다.

본래 '소울워커'는 한때 서비스 종료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개발사 라이언 게임즈는 지난해 기준으로 자본잠식에 빠졌으며 임원의 아파트 담보대출로 운영 자금을 마련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올해초 다른 게임사에서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유저들이 넘어와 700%를 넘는 유입률을 보였다. 그러자 '소울워커' 운영진들은 새 이용자들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새 유저들을 위한 이벤트가 바로 준비됐고, 이들의 쏟아지는 문의사항에 새벽까지 답변하는 등 열과 성의를 다했다.

여기에 호응해 기존의 게이머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가며 신입들 지원에 나섰다. 덕분에 PC방 점유율 150위권이었던 '소울워커'는 어느덧 10위권까지 치고 올라오는 역주행을 보여줬다.

그리고 한 유저의 작은 성의가 더욱 큰 파동을 몰고 왔다.


다수의 온라인 게임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정리하면, 한 익명의 '소울워커' 게이머는 운영진이 고생한다며 귤박스를 스마일게이트 사무실로 보낸 후 이를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를 본 다른 유저들도 각종 주전부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운영진은 공지사항을 통해 "저희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을 더욱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희망스튜디오 재단과 연계된 기부처에 나눔을 진행하고 싶다. 워커님들(게임 유저들)의 허락과 너그러운 이해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뿐 아니라 운영진은 PC방에서 소울워커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찾아 간식을 전달하는 '소매넣기' 이벤트를 시작했다. '소매넣기'는 소매치기의 반대 개념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유저들은 자신도 모르게 키보드 옆에 놓인 과자와 음료수의 인증샷과 함께 "소매넣기 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스마일게이트는 유저들이 사무실로 보내주는 선물을 애란모자의 집이라는 복지기관에 전달해줬다고 공지했다. 그러자 유저들은 "질 수 없다"를 외치며 애란모자의 집을 향해 '소매넣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4월 7일을 기점으로 70여 만원에 불과했던 기부액은 며칠 새 순식간에 폭증해 10일 2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소식이 들리자 소울워커 유저 뿐 아니라 다른 게이머들 역시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이 올린 인증샷에 따르면 의사, 교수, 군인, 공무원, 취업준비생 등 직업도 다양했으며 각종 단체 이름으로 기부한 곳들도 넘쳤다.

이런 '훈훈한 대결'에 힘입어 기부액은 이날 4천만원까지 단 100만원을 남겨두고 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