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혼잡 완화 보고서'] 국토부, '수용력 뻥튀기'로 김해공항 확장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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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일보DB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2단계 확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기존 청사 시설을 재배치만으로 수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인 사실이 알려져 부산시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수용 능력 산출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집중률(혼잡시간대 1시간 수송인원을 1일 평균 수송인원으로 나눈 백분율)을 임의로 낮게 잡아 수용 능력을 수치상으로만 크게 높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국제선 청사 수용력 산출 때
'집중률' 임의로 낮춰 적용
수치상으로 350만 명 늘려

확장 대신 시설 재배치 고려

국토부의 '김해공항 혼잡 완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는 탑승구·주기장 등 시설 확충, 터미널 공간 재배치, 공항 운영 개선 등을 시설 개선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또, 공항공사 시설 전환, 보관시설 이전 등으로 김해공항 국제선 수용 능력을 연간 1109만 명까지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기존 국제선 청사의 집중률을 0.036%로 낮춰 잡아 수용 능력을 981만 명으로 과도하게 확대했다. 애초 국토부는 2011년 0.052%의 집중률을 적용, 국제선 청사 수용 능력을 630만 명으로 계산한 바 있다. 집중률 임의 조정만으로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수용 능력을 350만 명 이상 늘려 잡은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공항의 연간수용능력은 집중률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집중률을 낮추면 시설 확충 없이도 수치상의 개선이 이뤄진다"면서 "혼잡 시간에 앉을 공간도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국제선 청사의 현실을 외면하고 숫자 장난만으로 기존 청사의 수용 능력을 과대 계상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지난해 6월 1단계 확장 공사를 마무리했으나 지난해에 이용객이 연간 924만 명을 기록하는 등 심각한 수용능력 초과 현상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2단계 확장공사를 통해 국제선 청사 수용능력을 630만 명에서 947만 명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과 겹치면서 중복 투자 등의 이유로 확장 계획이 보류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2단계 확장 공사 대신 시설 확충이나 공간 재배치를 통해 수용능력을 확대하는 방향의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완료되는 2단계 확장 관련 연구용역도 이와 같은 내용의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정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 2단계 확장공사를 공식적으로 포기할 경우 신공항 개항 전 김해공항 혼잡 문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종우·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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