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의 서재] 일상의 소중함 일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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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야기/정두리

이 동시집에는 주위에 흔히 있는 낯익은 풍경들이 있습니다. 떡볶이 햄버거처럼 즐겨 먹는 것에서부터 매일 오가는 길, 마주치는 사람들 등등.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리어카에 커다랗게 실린 쓰레기/그걸 움직이려면/감색 조끼 입은 아저씨의 키는/기역으로 꺾어져야 한다//얘들아, 짐작하고도 남지?//우리 동네를/쓰레기 더미에서 가려내 주는 이/쓰레기만 쓸어 가는/기운 센 아저씨//아저씨의 몫이/엄청난 것을 잊지 않을 때/탄탄히 일어서는/아저씨의 어깨'('우리 동네, 기운 센 아저씨' 전문)

쓰레기를 치워 주는 이가 없다면 우리 동네는 어떻게 될까요? 무심히 지나쳤던 고마운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아기 울음소리랑/어찌 그리 비슷한가 몰라/고양이 울음은//그 고양이는 /담벼락도 가볍게 뛰어오르고//문밖에 내다 논/짜장면 빈 그릇에도/슬쩍 들어갔다 나오고//그러니까 도둑고양이라고/점찍어져도 어쩔 수 없지 뭐.//그래도/흔적 없는 바람같이 지나가는/가벼운 움직임은/놀랄 만하지? 그렇지?'('우리 동네 고양이' 전문)

길에서 한 번쯤 만났을 것 같은 도둑고양이. 쓰레기통을 뒤적일 때도 있고, 튀어나와 놀라게도 하지요.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한다면 만나는 모든 것들과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동네 봄꽃이 활짝 웃으며 손짓하고 있습니다. 동네를 걸으면서 시인처럼 나만의 <우리 동네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조윤주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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