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극 항로 시대' 맞춤 서비스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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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항로가 열리면 동북아와 북극 항로를 통과하는 선박들에 부산이 중간 기착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에 걸맞은 특화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산대 홍성원 해운항만물류학과 교수는 3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극지타운 조성을 위한 시민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북극 항로를 진출입하는 선박이 부산항에 기항하면서 선용품과 유류를 공급받고 선원을 교대하는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극지타운 조성 시민 토론회'
중간 기착 허브 될 확률 커
"극지용 선용품·유류 공급
해빙 현황 등 제공 준비"


하지만 약점과 위협 요인도 없지 않다. 북극 항로 진입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일본 홋카이도 항만과 러시아 페트로파블롭스크 항만이 환적 허브 역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최대 항만으로서 극지 진출입 선박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극지에 필요한 선용품과 극지용 유류 공급 능력을 갖추고, 북극 항로의 통항 상황과 해빙 현황 같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홍 교수는 한국도 조선·해운분야에서 내빙·쇄빙선박 건조와 북극해 항로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부산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가는 기존 수에즈 항로는 24일이 걸리지만 북극해 항로는 14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해적이 없고, 유류비와 오염물질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신 빙하가 녹는 7월부터 11월까지만 이용할 수 있고, 쇄빙선 도움을 받아야 해 쇄빙 요금이 더 드는 것이 단점이다.

북극해 항로는 러시아가 북극 자원 개발과 수송을 위한 인프라로 개발했기 때문에 국제통과수송로 역할은 부수적이라는 것이 홍 교수의 분석이다. 실제 국제 유가가 떨어지고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제재조치가 지속되자 북극해 국제통과 수송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러시아 내부에서의 에너지와 플랜트 장비 수송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가 에너지 수송망 확보를 위한 북극해 항로 개발에 해외 자본의 동참을 원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설룡호가 북극 북서항로를 경유해 운항하는 데 성공한 것을 계기로 중국 국영 선사인 코스코가 북극해 항로 정기 운항 계획을 세우며 공격적으로 항로 확보에 나서는 것은 한국 선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선사의 북극해 항로 이용도 2015년부터 간헐적으로 이뤄졌지만 기·종착지가 대부분 북극 주변이었다.

이에 홍 교수는 북극 에너지 개발에 동참하며, 북극해를 운항할 수 있는 내빙 선박 건조사업을 러시아와 공동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선사들이 자원을 수입하는 화주를 비롯한 북극해 장기 운송물량을 확보하면 내빙 선박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래 북극해 화물 유형과 물동량 예측 정보가 축적되면 유망 프로젝트에 필요한 셔틀 운반선 신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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