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개발 '미세먼지 잡는 보도블록' 서울서 먼저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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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업이 국가 과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농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광촉매 보도블록을 개발해 주목된다. 하지만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먼저 시장 개척에 나서 업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부산 강서구에 본사를 둔 데코페이브는 26일 "지난해 광촉매 물질을 활용해 대기환경 오염물질을 고체화시켜 흡착하는 대기 정화 보도블록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학연구기관에서 두 차례 성능 테스트를 한 결과, 질소산화물 등 획기적 미세먼지 제거 효율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 데코페이브
광촉매 활용 질소산화물 제거
가격도 유럽제품 절반 수준
서울지역 4월 중 시범 설치
유럽·중국·일본도 러브콜


대기 정화 보도블록은 광촉매 기능으로 빛을 투사해 공기 중 미세먼지(일산화질소·이산화질소)를 고체화(무기질산염)해서 보도블록에 흡착한다. 자연적으로 비가 내리거나 물을 뿌리면 고체화된 산화물이 물에 씻겨 나간다. 박문석(사진) 데코페이브 대표는 "광촉매기술은 1960년대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싸 그동안 유럽 외 지역에서는 상용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존 유럽 제품보다 가격은 2분의 1 수준이고 효율은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동국대 건설환경공학과 테스트 결과와 데코페이브에 따르면, 유럽 제품은 ㎡당 가격이 7만 원을 넘어서고 정화 효율은 12~15%에 불과하지만 데코페이브 제품은 ㎡당 3만 원대이고 효율은 20%를 넘어선다.

박 대표는 "광촉매를 활용한 보도블록이 가로수보다 효율적으로 대기를 정화하는 것으로 증명됐고, 세계 최고의 경제성까지 확보해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보도블록은 활용도가 높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코페이브는 이 제품을 부산 지역에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부산시의 문을 수차례 두드렸으나 모두 실패했다. 반면 서울시는 올해 300억 원의 예산으로 대기 정화 보도블록 사업을 한다. 서울시는 4월 사업자를 선정해 시범지역에 보도블록을 설치한 뒤 시 전역에 설치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데코페이브가 지난해 서울시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펼쳐 대기 정화 보도블록 사업이 채택됐지만, 모든 업체에 기회를 주기 위해 현재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 정화 보도블록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씻겨나간 물이 하수도로 흘러가면 부영양화를 일으킨다. 이때 필요한 것이 투수 보도블록이다. 빗물에 씻긴 고체 형태의 부산물이 땅에 스며들어야 하수도 부영양화를 막을 수 있다.

데코페이브는 대기 정화와 투수가 동시에 가능한 제품을 개발했고, 이 기술은 현재 유럽과 중국, 일본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 대표는 "부산 제품이 부산에서 먼저 인정받았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 비록 서울에 먼저 설치되더라도 부산시 문을 계속 두드려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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