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줄리언 오피, 부산을 '설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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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OPIE in Busan' 전시장 모습.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팝 아티스트,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줄리언 오피(59). 그가 부산에서 첫 전시를 열고 있다. 특히 이번 부산 전시에는 오피가 전시장인 F1963을 방문해 받은 영감을 토대로 한 설치물과 함께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두드러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F1963(부산 수영구 망미동)은 오는 6월 24일까지 석천홀에서 'JULIAN OPIE in Busan'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3D 조형물과 LED·LCD로 만든 미디어 아트, 페인팅과 풍경 배너(Banner), 나무로 된 조형물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메타(Meta) 조각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 61점이 출품됐다. 전시장 건물의 외관과 대나무 정원, 전시장 옆 서점까지 공간을 확장해 전시작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F1963 석천홀서 첫 전시회
3D 조형물과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장르 작품 61점 출품

전시장 공간적 특성 살려
'성' 모양의 대형 설치물 눈길

오피가 F1963 공간의 특성을 살려 만든 '중세마을'.
오피는 1980년대에 건축물이나 도시 생활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오브제들을 재해석한 독특한 사물을 구축해내는 조각가로 국제적인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후 직접 촬영한 인물과 장소들을 컴퓨터로 사용해 공공 사인(Sign)물과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고도로 단순화된 인물 형상을 테크놀로지로 이미지화한 작품들로 명성을 얻었다. 오피는 23일 언론을 상대로 한 전시 투어에서 "부산 전시에서는 관객들의 기호와 감성을 감안해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작품들을 선보이려 노력했다"며 "F1963은 나에게 분주하고 경쾌하고, 젊은 도시를 반영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크게 4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스페이스(Space) A'에서는 인간의 얼굴을 주제로 한 다양한 종류의 초상화와 설치물을 전시하고 있다. 오피는 "얼굴은 우리가 맨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는 대상으로 누군가의 얼굴을 분간하고 기억하는 일은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Walking in Sadang-dong(Seoul) in the Rain'.
'스페이스 B'에서는 F1963의 공간적 특성을 감안해 만든 '성(Castle)' 모양이 눈길을 끄는 대형 목조 조형물 '중세마을'이 설치되어 있다. 오피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걷기(Walking)와 달리기(Running)하는 사람들의 형상을 담은 페인팅과 미디어 아트 등도 선보인다. '스페이스 C'에서는 LED, LCD 패널을 사용해 무한 도로와 터널 내부, 하늘을 나는 비행기 등이 무한 반복되는 미디어 아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장 외관과 벽면에는 비닐 시트(Sheet)지로 붙인 작품들이 부착되어 있고 대나무 정원과 전시장 입구에도 조형물과 영상 작품이 세워져 있다.

오피는 이번 부산 전시 준비과정에서 특유의 까칠함과 꼼꼼함을 드러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조수 2명과 딸 엘레나를 데리고 5일에 걸쳐 설치물은 물론 시트와 배너 작업까지 직접 챙겼다고 한다. 미디어에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 오피는 이번에도 사진 촬영을 불허해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JULIAN OPIE in Busan=6월 24일까지(월요일 휴관) F1963 석천홀. 관람료 성인 1만 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051-756-1963.

글·사진=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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