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경력설계 해볼까] '평생현역' 꿈꾼다면 40대 '경력 마스터플랜'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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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후반전은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노사발전재단 부산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지난 21일 11층 교육장에서 실시한 구직자를 위한 생애 경력 설계서비스 교육. 강원태 기자 wkang@

'50,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 '50,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나이.' 그러나 '평생직장'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평균 퇴직 연령 만 53세. 퇴직은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진 호모 헌드레드(100세) 시대. 50대 은퇴자들이 손꼽는 3대 고통 키워드는 '갈 곳이 없다' '불안하다' '일하고 싶다'다.

어느 날 덜컥 시작된 인생 후반전. 중장년의 긴 시간을 제대로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평균 퇴직 연령 만 53세
재직 중 40대 경력 관리 필수

자신 위치 제대로 살피는 것부터
강·약점 파악해 계획 수립하고
일과 삶의 균형도 챙겨 설계해야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다양한 프로그램·서비스 활용 추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고, 준비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인생 2모작을 넘어, 인생 3모작이 필요한 시대. 은퇴 준비는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종합적인 생애 재설계부터 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점검한 후 지원 가능한 분야를 찾아 나가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뛰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열 시간이 필요하다. 대비는 재직 중에, 시기는 이를수록 좋은 이유다.

■재직 중 생애경력설계 빠를수록 좋은 이유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중장년 생애 설계와 퇴직자 재취업을 지원하는 기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으로 전국 13개 종합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신중년을 위한 생애 경력 설계서비스, 퇴직 예정 노동자를 위한 전직 스쿨 프로그램, 구직자 재취업을 지원하는 재도약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특히 기업 단위 또는 개인 신청을 받아 실시하는 생애 경력 설계서비스는 올해 처음으로 연령대별 특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김주완 부산센터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일자리 환경이 계속 바뀌고 있고, 40대 50대 60대는 연령대별로 준비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과 과제도 달라 생애 경력 설계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생애 경력 설계서비스는 2015년 만 50세 이상 재직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2016년엔 만 45세 이상, 2017년 만 40세 이상 재직자로 대상 연령을 낮췄고, 올해는 40세 이상 구직자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부산센터는 부산·경남지역 기업과 개인의 신청을 받아 생애 경력 설계 교육을 시행 중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2015년 1982명, 2016년 2048명, 2017년 2689명으로 해마다 많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참가자들은 대부분 50대 중·후반 퇴직을 앞둔 재직자들이었다. 부산센터 임유진 책임컨설턴트는 "프로그램 수료 후 '지금이라도 대비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라며 막막함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40대부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경력 관리를 해야 인생 후반전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애 설계를 해보기 전과 후는 분명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생 2막은 충분한 자기 진단과 자기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된다.

■연령대별로 준비하는 평생현역시대

40대는 '경력 전성시대'다. 그러나 조직 안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외부의 고용 동향을 잘 모르고 외부 변화에 둔감할 수 있다.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경력관리'와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변화관리', 탄탄한 인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평판과 네트워크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성과관리' 부분에서는 자신이 성과를 내는 핵심 요소를 점검해보고 역량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로 마무리된다. 임 컨설턴트는 "40+경력관리는 현재 위치를 제대로 점검하고 미래를 위해 보다 효과적인 경력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50대는 '경력 확장 시기'. 50대 생애 경력 설계 지원 프로그램은 중년의 의미를 일깨우고 긍정적인 인식을 하게 하는 '나의 생애 조망하기'로 시작된다. 직업 역량 검사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는 '직업 역량 도출하기', 성공의 핵심요소를 파악하는 '경력 대안 개발하기'와 '평생 경력계획 수립하기' 등으로 진행된다.

60대는 '경력 공유 시기'. 100세 시대를 위한 '숨 고르기'가 필요한 때다.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발견하기', 삶의 질을 유지하고 균형 있게 살기 위한 '균형 잡기', 필요한 정보를 습득한 후엔 실행해보는 '뛰어들기'의 단계적 실천이 필요하다. 임 컨설턴트는 "40대는 직장 내 평가, 50대는 삶을 중심에 둔 미래 준비, 60대는 자존감 회복과 일과 삶의 균형 맞추기에 중점을 두고 생애 경력 설계를 진행한다"고 했다.

부산센터는 다음 달 거제해양관광개발이 요청한 생애 경력 설계 교육부터 연령대별 맞춤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연령대별 프로그램엔 영화진흥위원회 직원들(6월 예정)도 참가할 계획이다.

생애 경력 설계서비스는 홈페이지(www.work.go.kr/lifeplan)나 전화(051-860-1317)로 신청할 수 있다. 기업 참가자 20명 이상이면 부산센터가 출장 교육을 한다. 소기업이나 개인은 토요일 부산센터(연제구 중앙대로 1081 재능빌딩 10, 11층)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

■구심점이 절실한 50+세대 지원

2013년부터 시작된 전직 스쿨은 지난해부터 직업체험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6월부터 바리스타, 드론 조정, 도배·장판, DIY 가구 만들기 등 직업체험과정을 해당 월 마지막 토요일에 운영할 예정이다.

재직자나 구직자는 생애 경력 설계 교육 등 지원 프로그램으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재취업의 길을 만드는 건 모두 개인의 몫이다.

김주완 부산센터장은 "관계기관과 협업해 교육 이수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재취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후 관리 시스템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량 은퇴가 본격화된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50+세대(만 50~64세)는 86만 8000명. 부산지역 전체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24.7%에 이른다. 부산은 전국 7대 도시 중 50+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연구위원은 "서울시 50+재단과 50+캠퍼스가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탄생했듯 부산도 부산시가 나서 50+세대를 지원하는 구심점이 될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아 선임기자 se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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