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넥센타이어와 대한항공, 태광산업, 하이트진로, KCC, KT 등 6곳이 감사위원회에 회계·재무 전문가를 1명 이상 두지 않아 상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그룹 주요 계열사 5곳 가운데 4곳은 공인회계사 자격을 가진 감사위원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0대 그룹 계열의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계열사 130곳의 감사위원 431명의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로 분류되는 인원은 전체의 44.1%인 19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경력을 보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출신이 109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장사 및 금융회사 출신(34명)과 교수 출신(22명)이 뒤를 이었다. 회계 업무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 공인회계사 출신은 25명이었다.

조사 대상 기업 124곳은 경력과 무관하게 재무 혹은 회계 전문가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으나 넥센타이어, 대한항공, 태광산업, 하이트진로, KCC, KT 등 6곳은 한 명도 두지 않았다.

현행 상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3인 이상의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를 1명 이상 두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셈이라고 CEO스코어 측는 지적했다.

특히 회계·재무 전문가의 범위를 공인회계사로 좁힐 경우 LG전자, 포스코, 한화테크윈, 롯데쇼핑 등 모두 24개 업체(18.5%)만 충실히 의무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기업 5곳 중 1곳에 불과한 셈이다. 배동진 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