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테크] 김희동 ㈜스마트소셜 대표 "구인·구직 미스매칭 빅데이터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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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소셜 김희동 대표가 학생들의 경험을 데이터화한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부산지역 대학에서 호평받고 있다.

"외래가 무슨 일을 하는 걸까요?"

㈜스마트소셜 김희동 대표는 늘 그게 불만이었다. 아무리 취업 시장에서 구직자가 '을'이라지만 취업 정보가 너무 회사 중심적이라는 것. '외래' 업무를 본다는 채용 공고를 보고 부산지역 간호학과 학생들이 지원하지만 하는 일은 각기 다르다. 어떤 병원에서는 행정 업무가 많아 외래 업무의 주가 행정이다. 어떤 병원에서는 의료 관광을 집중하다 보니 외국인 응대가 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집 분야는 둘 다 '외래'다. 김 대표는 구직자 중심이 아닌 회사 중심의 채용 공고가 일의 만족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 현장 경험 데이터화
회사가 필요한 인재상 묶어
일자리 정보 프로그램 개발

부산과기대 등 채택 '호평'
올해 14개 대학 참여 계획
지역 인재, 지역서 채용 기대

"'요즘 애들은 의지가 없다'로 모든 것을 단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복싱 선수가 펀치도 알고 맞는 것과 모르고 맞는 것에 차이가 큰 것처럼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일을 시작했으니 당연히 적응이 어렵죠."

게다가 취업률 중심의 대학 평가 방식도 문제가 있단다. "좋은 데 갔네"보다 "재밌게 잘 다니네"가 학생들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교수님이 좋은 회사라며 추천해 준 회사가 학생에게는 좋은 회사가 아닐 수도 있는 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대표가 관심을 가진 것은 '빅데이터'다. 많은 학생은 취업 전 인턴, 현장 학습을 통해 실제로 기업을 경험해 본다. 이 경험은 학생은 다른 곳에 취업하면 사라지는 정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모아 자료화했다. 이 것이 쌓이고 쌓이면 후배들에게 소중한 정보가 된다. 한마디로 '취업 족보'다.

기업체 정보만 쌓이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스스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를 정확히 입력해야 자기에게 꼭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상세하게 기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의 성향, 기술을 데이터로 만들어 이 친구들이 필요한 기업의 분야를 연결하는 거죠.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직무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결합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외래' 중에서도 진짜 중국어를 할 수 있는 학생이 간다는 말이죠."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관심도 없고 맞지도 않는 신입사원을 가르쳐봐야 이탈은 정해진 순서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인재를 뽑는다면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스마트소셜의 빅데이터 리쿠르팅 프로그램인 '퍼스트잡(FIRST JOB)'을 동의과학대, 부산과기대, 부산여대, 부산외대, 인하공전, 동주대학이 적용했는데 효과가 만점이다. 부산과기대는 빅데이터를 통한 일자리 매칭에 만족해 전교생으로 전면 확대했고 다른 학교들도 2018년 계약을 연장했다. 올해는 14개 대학이 여기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 다른 혜택도 있다. 유망한 지역 기업이라도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구인·구직 사이트에 돈을 내고 홍보해봤자 듣도 보도 못한 기업이라며 '패스'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빅데이터로 매칭을 해주면 최소한 관심을 끌게 된다. 쌓인 데이터가 본인과 이 기업이 맞는다고 입증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사업 목표는 '부산 청년들의 연결고리'다. 서울 지역에서는 김 대표의 사업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투자 약속과 함께 본사 이전도 권유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부산을 떠나지 않을 계획이다. 부산 청년창업사업 1기생으로서의 사명감이기도 하다. 스마트소셜이라는 사명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역 청년 유출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늘 아쉽습니다. 일할 장소가 없어서가 아니라 어디서 일해야 할지 몰라서 인재들이 유출되고 있으니까요. 지역 청년들이 부산을 지키고 부산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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