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뜨거운 감자-스마트 항만 상. 완전무인자동화 왜 지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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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인 항만 '대세', 韓 겨우 반자동화

완전무인자동화된 미국 롱비치컨테이너터미널(LBCT)에서 초록색 자동운반차량(AGV) 뒤로 자동화야드에 우뚝 선 자동야드크레인(ASC)이 보인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제공

해양수산부가 새로 개장할 컨테이너 터미널에 '항만 완전무인자동화'(이하 스마트 항만)를 도입하기로 하고, 최근 이 문제를 다룰 노·사·정 협의체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역 인력 일자리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본보 3월 6일 1·3면, 7일자 8면 보도). "더 늦출 수 없다"는 해수부와 "시기 상조"라는 부산항운노조의 입장을 두 차례에 걸쳐 정리한다.

2015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 스마트 항만이 세계 최초로 도입된 뒤 2016년 4월 강력한 항운노조로 무인 터미널 건설이 어려웠던 미국 롱비치항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중국은 지난해 5월 아시아 최초 스마트 항만을 칭다오항에 열었고, 7개월 뒤인 12월 10일에는 안벽 길이 2350m에 7개 선석(5만t급 5선석, 7만t급 2선석)을 자랑하는 상하이 양산항 4기 1단계를 세계 최대 스마트 항만으로 개장했다. 해수부는 부산항 신항 2-4(2021년 개장)·2-5(2022년 개장)단계를 스마트 항만으로 계획하고 있다.

2015년 로테르담항 필두
미국, 중국 등 5곳 무인화

UAE 등 3곳 건설 중
부산 신항 등은 제자리걸음

■선진 항만 너도나도 '로보틱 대열'

11일 해수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스마트 항만이 도입·운영 중인 터미널은 5곳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2개 터미널(RWGT, APMT), 미국 롱비치항(LBCT), 중국 칭다오항(QQCT), 상하이 양산항에 각각 1개가 운영되고 있다.

건설 중인 곳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칼리파항, 모로코 탕헤르항, 싱가포르 투아스(TUAS)항 등 3곳. 2020년부터 2040년까지 65개 선석이 들어설 투아스항은 모든 시스템을 완전무인자동화 하기로 확정했다.

반면 부산신항, 인천신항 등 국내 항만은 모두 '반자동화 항만'으로 중국 기술력의 2분의 1의 수준이다. 부산항 신항 2-3단계, 인천신항 1-1단계 선광·한진터미널 등 최근 개장한 컨테이너 터미널마저 반자동화 형태로, 야드 크레인은 무인(원격)자동화되었으나 안벽 크레인(Q/C)이나 이송장비는 여전히 사람이 운전한다.

■경제성·친환경성·안전성 개선

스마트 항만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컨테이너 하역과 이동을 기계 스스로 수행하기에 '로보틱 항만'으로도 불린다. 선박에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작업을 중앙통제실에서 원격으로 제어한다.

선박으로부터 무인자동안벽크레인을 통해 컨테이너를 자동운반차량(AGV)에 올려놓으면, AGV는 자율주행으로 컨테이너를 자동화야드로 운송한다. 자동화야드에서는 자동야드크레인(ASC)이 AGV 도착을 인식해 컨테이너를 집어 비어 있는 저장공간으로 자동적재한다. 완전무인자동화터미널은 안벽장비(QC), 아송장비(AGV), 야드장비(ASC) 등 모든 하역시설들이 친환경인 전기동력을 사용한다.

해수부와 KMI에 따르면 스마트 항만이 도입되면 장비운전인력이 70~80% 줄고, IT·유지보수 등 신규 일자리 증가를 감안하면 인건비는 절반 수준으로, 터미널 운영비는 연간 약 20~30% 절감된다.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도 획기적으로 저감되고 고질적인 항만 내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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