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의 북극항로 개척과 부산항의 대응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홍성원 와이즈유 해운항만물류학과 교수 북극물류연구소장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하에 북극의 자원 개발, 해운, 수송 인프라 개발 등 제반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일대일로 전략에 북극항로를 연계하여 북극 실크로드(Polar Silk Road) 구축을 정책 목표로 설정하였고, 푸틴 대통령 역시 북극항로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현재 북극의 야말(Yamal) LNG 프로젝트에 지분 29.9%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300만t의 야말 LNG를 수입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 국영선사인 COSCO 사는 북극항로 운항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까지 총 3회의 북극항로 운항 이후, 2016년 6회, 2017년에는 7척이 운항 경험을 축적해 나가고 있으며, 수년 후에 북극항로의 정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하고 있다.

2017년 러시아 북극해 항로 위의 총 물동량은 2016년보다 40% 증가한 974만t을 기록했다. 물론, 이 수치의 대부분은 러시아 북극의 자원 관련 운송이었고, 우리나라가 관심이 있는 아시아와 유럽 간의 국제통과운송은 19.4만t에 불과했다. 현재 북극해 물동량의 대부분은 러시아 자원 개발로 인한 자원 수송이며, 핵심 화물은 러시아 야말 LNG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LNG와 노비 포트(Novy port)의 석유이다. 지난해 8월 북극항로를 거쳐 노르웨이산 LNG가 충남 보령 LNG 터미널로 수송된데 이어, 올해 2월 초 러시아 야말LNG를 선적한 선박이 경기도 평택항에 들어온 바 있다. 올해는 야말 LNG의 두 번째 액화공장이 완공될 예정이어서, 2018년의 북극항로의 물동량은 15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3차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러시아 측에 '9-Bridges'로 불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수산 등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을 제안했으며, 특히 러시아와의 북극항로 공동 개척 관련 조선·해운 분야의 협력이 한·러 양국 간의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는 대우조선해양이 야말LNG 프로젝트용 쇄빙LNG 수송선 15척을 수주하여 현재까지 5척을 건조하여 제공한 바 있으며, 북극항로 운항과 관련, 우리나라는 2015년 CJ대한통운이 1회 운항을 하였고, 2016년 팬오션 2회, SLK국보에 의한 북극항로 경유한 카자흐스탄 복합운송 사례가 있었으나, 2017년에는 운항 사례가 없었다.

2016년에 북극해 항로를 운항한 많은 선박이 부산항에 기항하여 선용품과 유류를 공급받았고 선원 교대를 하였다. 다롄, 상하이 등 중국 항만에서 출발한 선박이 부산항에 기항한 사례가 대부분이며, 북극해항로 통항을 마친 후 중국으로 가면서 부산항에 기항하기도 했다. 2016년 부산항에서 선용품을 공급받은 선박은 총 3척이었지만, 벙커C유를 공급받은 선박은 총 10척에 달했다. 2017년에는 북극항로 경유 선박이 우리나라 부산, 울산, 마산, 보령항에 모두 22회 기항한 바 있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수출항이어서 LNG와 석유 같은 액체화물이 주로 수송 중인 현재의 북극항로 운항에 관심이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북극항로 물동량이 증가 추세에 있으므로 향후 북극항로 운항 본격화를 대비하여 선용품과 벙커링을 중심으로 북극해 항로를 통항하는 선박에 대한 다양한 항만서비스를 개발하여 부산항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