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한방치료] 우수수 떨어지는 내 자존심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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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48) 씨는 요즘 아침마다 머리를 감을 때면 한숨이 나온다. 수북이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이다. 이마는 넓어져 주위에선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핀잔을 준다. 박 씨는 아직 모발이식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서, 한방 치료로 탈모를 해결할 생각이다.

■신경성, 선천성, 내분비성 등 원인 다양

한방에선 침·한약으로 탈모 치료

선천성·지루성·건조성 탈모 등
유형 따라 한약재 처방도 달라

탈모용 샴푸, 과용 땐 되레 부작용
식·생활습관 개선으로 탈모 예방

탈모 초기 증상은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면서 하루에도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두피에 피지가 증가하고 비듬이 심해지며 앞머리와 뒷머리의 굵기 차이가 크게 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M자형, 여성의 경우 머리 중심부 머리숱이 적어지는 등 남녀별로 증상의 차이는 있다.

일시적으로 내분비 질환이 있을 때나 살 빼는 약물 복용으로 영양이 결핍된 경우, 특이약물 사용 중이거나 항암 치료 시에도 탈모가 나타난다. 여성의 출산이나 수술 후에 체력이 약해지고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모발이 정상적인 성장을 못 해 탈모가 유발된다.

탈모증을 한방에서는 유풍(油風)이라고도 한다. 원인은 기생충, 중독성, 내분비성, 신경성 탈모증,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나 유전적 원인 등이다.

탈모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우선 선천성 탈모증의 경우 한의학에서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체질이 과로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생긴다고 본다.

지루성 탈모증은 두피의 피지선이 강한 세제의 자극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자연 회복력 때문에 피지가 더 많이 분비되면서 피지선이 커지고, 자극으로 피지의 기름때를 많이 제거하면 피지선에 피지가 많이 공급되면서 모발에는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모근이 약해지면서 탈모가 된다.

건조성 탈모증은 두부로 열기가 올라와 두피가 건조해지고 비듬이 생길 때 생긴다. 원형 탈모증은 주로 성장기 학생들이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데,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어 불안하고 잠을 깊이 자지 못하며, 꿈을 많이 꾸고 걱정이 많을 때 발생한다.

■두침, 한약이 탈모 치료에 효과적

최명식 남경한의원 원장이 두침 치료를 하는 모습.

남경한의원 제공
최명식 남경한의원 원장은 "머리는 두피에 심겨 있는 나무와 같다. 두피가 얇아지면 솜털 같은 머리카락만 나온다.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검고 탄탄해지려면 두피의 피지샘과 피지양이 건강해야 한다. 모발은 모근이 모세혈관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아 세포 분열해서 튼튼하게 자란다"고 설명했다.

탈모의 한방치료로 침을 꼽을 수 있다. 백회혈을 중심으로 두부의 사신총 경혈을 포함한 18경혈에 놓는 '두침법'이 효과가 좋다. 두피에 조그맣게 홈이 파여 있는 혈자리를 찾아서 유침을 30분 정도 하면 머리카락이 빠지는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고 눈이 맑아지면서 기억력이 증진된다.

한약의 경우 선천적인 탈모로 두피가 약할 때는 사물탕에 육미지황탕을 합한 사육탕이 좋다. 지루성 탈모증의 경우 생모단을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생모단(生毛丹)은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등을 넣는다.

건조성 탈모증에는 소풍산을 사용한다. 신경성 원형 탈모증에는 계지가용골모려탕과 시호가용골모려탕을 쓴다. 공부하면서 머리를 혹사하는 수험생에게는 가미귀비탕을 많이 사용한다.

■샴푸와 비누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아야

최 원장은 "탈모에 사용하는 샴푸가 많이 있는데, 조심해야 할 것은 샴푸를 과용해 두피를 너무 약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샴푸나 비누는 계면활성제를 넣어 만드는데, 계면활성제가 기름때를 제거하는 효과는 좋지만, 피지를 너무 제거해서 피지선이 망가지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모근이 약해지면서 두피가 염증 상태에 빠진다. 이 때문에 되도록 천연 샴푸와 비누를 사용하거나 그냥 물로만 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식습관, 생활 습관 개선도 탈모 방지의 지름길이다.

탈모는 우리 몸의 호르몬, 영양, 건강 상태 등이 나빠졌을 때 보내는 최후의 신호다. 예전에는 탈모하면 호르몬 얘기만 했는데 영양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전이 아닌 다른 이유로 탈모가 진행되면 영양 불균형 같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꼭 확인해야 한다. 식생활 개선은 몸뿐만 아니라 두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머리를 감은 후 두피까지 제대로 말리며, 머리를 감을 때도 머리카락 대신 두피를 세척한다는 느낌으로 마사지하고, 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애쓰는 등의 작은 생활 습관부터 개선하는 것이 탈모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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