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서 전복된 어선 근룡호, 조타실서 2명 숨진 채 발견
속보=전남 완도군 청산도 해상에서 전복된 배(본보 1일 자 8면 보도)가 지난 27일 완도항에서 7명이 승선해 출항한 완도 선적 연안통발어선 '근룡호'(7.93t)인 것으로 확인됐다.
완도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2분과 7시 49분 근룡호 조타실에서 선장 진 모(56·경남 창원) 씨와 인도네시아인 D(26)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완도항 출항 기록에 따르면 근룡호에는 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7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 박 모(56·경남 거제) 씨를 포함한 5명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5명 행방 확인 안 돼
시신 신원 바뀌는 해프닝도
사고 해역에는 항공기 6대, 해경함정 23척, 어업지도선 2척, 해군함정 5척, 민간선박 2척 등 선박 32척이 동원돼 이틀째 수색을 벌이고 있다.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에 대한 잠수사 진입 시도는 계속되고 있으나 사고 해역 인근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소용돌이가 치고 선체 안에 엉켜있는 어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사는 이날 오전 3시 33분 선체에 처음 진입해 선박이 지난달 27일 오전 9시께 완도항을 출항한 근룡호인 것을 확인했다. 이후 4시간 여 뒤 진 씨와 D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신 한구의 신원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해 실종자 가족들의 분통을 샀다. 해경은 외모, 옷차림으로 당초 발견한 시신을 선원 박 씨로 발표했으나 가족들이 장례식장에서 "체구가 작다, 우리 가족이 아니다"고 밝혀와 뒤늦게 지문 확인을 통해 발견된 시신의 신원을 선장 진 씨로 최종 확인했다.
해경에 따르면 근룡호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 16분 사고 해역 주변에서 마지막으로 완도해상교통관제센터에 선박위치식별장치(AIS) 신호가 감지됐다. 마지막 신호가 감지되기 20분 전인 낮 12시 56분 선장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상 악화로 피항한다"고 한 것이 마지막 연락인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당시 사고 해역인 남해 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낮 12시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신호가 끊길 무렵에는 파고가 최고 2.5m에 달했다. 배는 선박위치식별장치에서 사라진 뒤 3시간만인 오후 4시 20분께 청산도 인근 해상에서 주변을 지나던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