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작 절반 이상이 '여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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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의 본선 진출작 62편이 최종 선정됐다. 한국경쟁에 진출한 김정인 감독의 '다른, 밤'. 사진=BISFF 제공

매년 성장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내 최초 단편영화제인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의 올해 본선 진출작이 가려졌다.

BISFF 집행위원회는 국·내외 영화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예심위원들이 129개국 4942편에 달하는 '국제경쟁' 및 968편의 '한국경쟁' 출품작들을 대상으로 '단편다움'과 '문제의식'이라는 두 가지 심사 원칙 아래 3개월간 심사를 거친 결과 국제 경쟁 부문 35개국 42편, 한국경쟁 20편 등 본선 진출작 62편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본선진출 62편 최종 선정
국제부문 이민 소재 작품 다수
부산 활동 감독 작품 2편도
10개 시상 부문 놓고 경쟁


국제경쟁 부문은 다양한 국적의 작품이 경쟁을 벌인 만큼 주제와 소재도 다채로웠다. 지속적인 세계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이민을 주제로 한 작품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지금까지는 서구인의 시각으로 이민을 바라봤다면, 올해는 이민 당사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 증가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페미니즘, 성소수자 등 젠더를 소재로 한 작품도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단편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한 가족과 우정 등을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다룬 영화도 시선을 모은다. 출품작 장르별 분포 비율은 극영화가 67%로 가장 많았고 실험영화(13%), 애니메이션(10%), 다큐멘터리(10%) 순으로 나타났다. 심사위원단은 "올해의 경우 애니메이션 작품 수가 전년도에 비해 늘어났으며, 관련 장르의 완성도도 돋보인다"고 평했다. 

신나리 감독의 '9월'.
한국경쟁은 학교, 가족, 타인과의 관계 등 청소년과 청년 세대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문제를 다룬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는 취업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으며, 이들 작품은 청년들이 부딪히는 사회의 차가운 현실과 그 속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다. 페미니즘 관련 소재도 폭넓게 다뤄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경쟁 진출작 중 여성 감독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 선정작의 절반 이상(13편)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의 작품 '9월'(신나리 감독), '철원에서'(김혜정 감독) 등 2편도 한국경쟁에 진출했다. '다른, 밤'으로 진출한 김정인 감독은 지난 2013년 BISFF에서 '충심, 소소'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면서 BISFF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출품작 장르별 분포 비율을 보면 극영화(74%)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니메이션(15%), 실험영화(7%), 다큐멘터리(4%) 등으로 구성된다. 심사위원단은 "한국경쟁의 극영화 쏠림 현상은 여전했으며 다큐멘터리나 실험영화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장르는 괄목한 성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본선 진출작은 4월 2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BISFF에서 상영되며, 10개 시상 부문에서 총 3000여만 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BISFF가 아카데미 공식 지정 영화제에 선정되면서 국제경쟁과 한국경쟁에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은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부문 후보로 검토되는 기회도 갖게 된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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