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윤식당·동상이몽', 성공의 비결은 시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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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JTBC 제공

"형만 한 아우 없다"고, 과거 예능 프로그램들의 시즌제는 그다지 반가운 존재가 아니었다. 전편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야심차게 준비한 시즌제 예능은 부진한 성적을 낳으며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처럼 올 초 방송국들은 앞 다퉈 시즌제 예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 제작은 '시청률 성공의 보장'이 된 셈이다. 

사진=tvN '윤식당2' 방송화면 캡쳐
먼저, tvN '윤식당2'는 올해 첫 번째로 시즌제 예능의 서막을 올렸다. '윤식당'은 나영석 PD의 대표 예능. 오너 셰프 윤여정을 비롯해, 식당 경영을 담당하는 이서진, 윤여정의 뒤를 받쳐주는 주방보조 정유미와 시즌 1에서 활약했던 신구를 대신해 배우 박서준이 새롭게 알바생으로 합류했다.

지난 시즌, 인도네시아 길리에서 불고기를 팔았던 이들은 스페인 가라치코 마을에서 비빔밥 팔기에 도전했다. 외국인들에게 생소한 비빔밥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간장을 베이스로 한 불고기 비빔밥, 채식 비빔밥, 김치전 등을 시작으로 닭강정, 갈비, 잡채, 심지어 어린이용 사탕까지 매회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박서준의 인기가 대단하다. 박서준은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스스로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단한 단어들을 비롯해 '서빙용 스페인어', '장보기용 스페인어', '음식 설명용 스페인어' 등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박서준은 현지인들과 스페인어로 소통하는데 성공했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사진=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방송화면 캡쳐
지난해 제대로 히트 쳤던 프로그램은 단언컨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라고 할 수 있다. 앞서 '프로듀스 101'이 국민 걸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탄생 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기에 시즌 2는 제작 기획 단계부터 대중의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연습생 섭외에 난항을 겪으며 프로그램 제작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모두의 우려가 무색하리만큼 방송은 풍성한 모양새를 갖추며 막강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어마어마한 관심 속에 탄생한 그룹 워너원은 데뷔와 동시에 톱스타 반열에 오르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로듀스 101'은 인기에 힘입어 세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2’를 이끌었던 안준영 PD가 연출을 맡는데, 다만 프로그램 제목이 '프로듀스 101 시즌 3'가 아닌 '프로듀스 48'이다.

연내 방송 예정인 '프로듀스 48'은 한국 '프로듀스 101' 시스템과 일본 최고의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의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전용 극장에서 상시 라이브 공연을 하는 일본 AKB 48 시스템이 결합된 프로젝트. 한국과 일본, 양국 단일의 글로벌 걸그룹이 탄생할 예정이다.

사진=JTBC '효리네 민박2' 방송화면 캡쳐
지난해 여름 방송되어 10%가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막을 내린 '효리네 민박' 또한 시즌 2로 돌아왔다. '효리네 민박'은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제주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한다는 콘셉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시즌 알바생으로 활약했던 아이유는 스케줄상 함께하지 못하게 됐고, 그 자리를 소녀시대 윤아가 채웠다. 또한 많은 이들의 요청이 있었던 대세 '박보검'의 출연 또한 성사되어 이효리, 이상순, 윤아와 꿀 케미를 자랑할 예정이다.

또한 이들 부부는 이번 시즌에서 새로운 히든카드를 내밀었다. 바로 노천탕과 게르. 민박집 뒤편에 위치한 '노천탕'은 추운 겨울 여행객들의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마당에 위치한 몽골식 이동 가옥 '게르'에서는 취침은 물론 밤새 담소를 나누며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4일 방송된 '효리네 민박 2'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8%를 돌파하며 지난 시즌의 인기를 이어갔다. 특히 첫 회 나온 '윤아 와플 기계'는 방송 직후 큰 화제가 되며 온라인상에서 완판에 이르렀다. 이후 야채 다지기 도구, 카메라 어플 등 나왔다 하면 화제가 되는 잇 아이템들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JTBC '슈가맨2' 방송화면 캡쳐
'슈가맨'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근황을 소개하고 추억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3년 전 방송된 지난 시즌에서는 야다, 바나나걸, 철이와 미애, 테이크 등 수많은 스타들이 '슈가맨'에 출연하며 연일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즌에는 레드벨벳 조이와 박나래가 합류해 기존 MC인 유재석-유희열과 새로운 호흡을 맞추고 있다. 기존 가수들의 곡을 재해석해 무대를 펼치는 쇼맨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14일 방송 된 '슈가맨 시즌2' 첫 방송에서는 구구단과 뉴이스트W가 쇼맨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거미, 멜로망스, 레드벨벳, 아스트로, 신현희와 김루트, 양요섭, 윤딴딴 등 대세 가수들이 출연해 '슈가맨'을 더욱 빛냈다.

사진=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방송화면 캡쳐
싹 바뀐 포맷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SBS '동상이몽'이 바로 그 주인공. 앞서 2015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는 유재석과 김구라를 필두로 일반인 학생들과 그들의 부모가 나와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시원하게 털어놓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동상이몽'은 조작 논란과, 일반인 예능 노출의 위험성 등으로 1년 3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후 '동상이몽'은 포맷을 바꿔서 새로운 예능으로 탄생했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방송만 했다하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있다.

새롭게 바뀐 '동상이몽 시즌 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2')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커플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남자'와 '여자' 입장에서 바라보며,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의 가치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배우 추자현과 중국 배우 우효광이 '동상이몽2'의 진정한 주인공이라 볼 수 있다. 이들 부부의 달달한 신혼생활에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우효광에게 '우블리'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이외에도 이재명 성남시장-김혜경 부부, 정대세-명서현 부부, 강경준-장신영 커플, 최근에는 최수종-하희라 부부, 인교진-소이현 부부까지 출연하며 대세 예능의 면모를 보였다.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쳐
이달 초, MBC는 3월 말 봄 개편을 맞이해 '무한도전'이 일정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갈지,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로운 제작진이 '무한도전'을 이어갈지 등에 대한 방법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오늘, MBC측은 12년간 '무한도전'의 연출을 맡았던 김태호 PD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PD는 수년 전부터 휴식기 없이 '무한도전'이 방송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김PD의 후임으로는 '나 혼자 산다',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연출한 최행호 PD로 결정됐다.

프로그램 초반, 낮은 시청률로 폐지 대상 1순위였던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크고 작은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수두룩하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이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매회 새로운 특집, 혹은 장기 프로젝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년 마다 열린 '무한도전 가요제', '에어로빅 특집', '조정 특집', '봅슬레이 특집'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토토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태호 PD의 하차 소식에 네티즌들은 "김태호 PD가 빠진 무한도전은 상상이 안간다",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 그동안 고생하셨다", "멤버가 빠진 느낌이다" 등의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최승호 MBC 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봄 개편을 통해 시즌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예능프로그램 시즌제 도입을 선언했다. 과연 '예능왕국'이던 MBC가 시즌제 도입으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외에도 지난 23일 Mnet '고등래퍼2'가 첫 방송 됐으며, JTBC '비긴어게인'·'비정상회담' 등이 올해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이렇듯 시즌제 프로그램은 고정 시청층을 기반으로 기존 시즌의 흥행과 화제성으로 제작된다. 방송가 트렌드로 떠오른 시즌제 예능. 하지만 별다른 발전 없이 기존 포맷을 계속 이어가게 된다면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릴 것이다. 기존 포맷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이전보다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차혜미 부산닷컴 기자 teat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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