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블랙팬서' 열기… 발톱은 누가 가져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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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광복로에 설치된 영화 '블랙팬서' 주인공 조형물. 최근 영화가 개봉돼 인기를 끌면서 시민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 블랙팬서 발톱이 사라졌다?'

지난 14일 개봉한 마블 영화 '블랙팬서'의 주인공 발톱이 부산에서 사라졌다는 글이 이달 초 별안간 SNS에 등장했다. 최강의 금속이라 불리는 비브라늄으로 만들어진 블랙팬서 발톱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발톱을 뽑아간 대단한 영웅은 누구냐'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지난 1일 영화 제작사 마블이 기증해 부산 중구 광복로에 설치된 블랙팬서 조형물의 왼발 엄지 발톱이 며칠만에 사라지자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됐던 것이다.

흥행 질주 영화 속 촬영장
광복동·광안리 조형물 등장
관광객들 인증샷 찍기 분주
'영화 속 부산' 화제 만발

개봉 7일만에 관객 350만 명을 돌파한 '블랙팬서 열풍'이 부산을 휘감고 있다.

마블은 개봉을 앞둔 지난 1일 부산영상위원회에 블랙팬서 조형물 3개를 선물로 보내왔고, 광안리해수욕장과 광복로, 해운대구의 한 영화관에 설치됐다. 마블 영화 개봉에 맞춰 서울에 홍보용 조형물이 잠시 설치된 적은 있지만, 부산처럼 조명까지 갖춘 마블 영웅 캐릭터의 조형물이 거리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외국인들이 조형물에 올라타 사진을 찍고, 두 팔을 모은 블랙팬서 특유의 포즈를 취하는 초등학생, 관광객까지 몰려들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한 블랙팬서에서 부산 장면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팬서'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촬영을 지원했던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영화에서 부산은 전체 135분 중 15분 가량 등장한다. 광안대교에서 벌어지는 자동차 추격전과 아지트로 등장하는 자갈치시장 곱창 골목 장면 등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블은 광안대교 촬영 당시 부산항공청에 협조를 요청해 헬기로 부산 야경을 따로 촬영하기도 했다.

자갈치시장 장면의 경우 부산 촬영분에 더해 시장 안에 숨겨진 호화스런 카지노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하고자 미국 애틀랜타에 세트를 만들어 추가 촬영을 진행했다. 현지 촬영을 마친 뒤 별도 거리 세트를 만들어 촬영하는 건 이례적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 루피타 뇽과 '자갈치 아줌마'로 등장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알렉시스 리의 대화도 '웃음 포인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이승의 영상제작지원팀장은 "영화에서 CIA 요원이 블랙팬서에게 '부산에서 도와줘서 고마워'라고 말한 대사는 제작사, 감독이 영화 속에 숨겨둔 부산에 대한 감사 인사로 보인다"며 "세계에 부산을 알릴 수 있게 돼 성공적인 촬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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