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천공항 올인 지원'에 부산 시민·상공계 분노 폭발 "인천공항 키우고 김해공항 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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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개장을 계기로 정부의 인천공항 몰아주기와 김해공항 홀대에 대해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했다.

부산시민단체와 상공계 인사들로 구성된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는 25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인천공항 몰아주기 국토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해공항 이용객들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국제선 2터미널 확장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김해공항 중장거리 국제선 유치도 국토교통부의 비협조로 무산되면서 긴급하게 마련됐다. 본부 측은 기자회견 이후 이른 시일 내에 국토부를 집단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인천은 2터미널 개장 이어
4조 투입 4단계 확장 계획

김해는 터미널 확장 미루고
중·장거리 노선 개설도 뒷짐

기자회견에 참여하는 부산을사랑하는시민모임 박인호 공동대표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에서 보듯이 국토부가 인천공항 키우기에 올인하고 김해공항은 거점공항으로 격하시켜 홀대하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국토교통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국토부는 인천공항 2터미널 개장에 이어 지난해 11월 4조 2000억 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4단계 확장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4단계 확장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5조 원을 투입, 5단계 확장 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제3터미널과 제5활주로까지 만들어 연 1억 30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김해공항은 당장 폭증하는 이용객을 수용할 국제선 시설 확장 사업조차도 난관에 봉착했다. 국토부는 이중 투자를 핑계로 국제선 2단계 확장 사업을 1년 넘게 중단시켜 왔다. 그러나 김해공항 연간 이용객이 지난해 1640만 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최근 마지못해 용역을 재개했다. 현재로선 용역 결과가 나와도 2단계 확장이 언제 끝날지 미지수다.

국토부는 김해공항 장기 발전 전략의 핵심인 중·장거리 노선 확장에도 뒷짐을 지고 있다. 부산시는 2010년 '부산시 국제항공노선 확충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중·장거리 신규 노선 유치에 나서, 지난해 말 부산~헬싱키 노선 유치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국적 항공사의 비상식적인 환승 금지 요청과 과도한 보상 요구로 상무협정이 무산되면서 무위에 그쳤다. 이 과정에 국토부의 갈등 조정은 일절 없었다.

김해공항 홀대는 국토부의 공항 위상 지정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국토부는 4차 공항개발중장기종합계획(2011~2015)에서 인천공항만 허브공항으로 지정하고 김해공항은 연간 이용객 32만 명 수준의 무안공항 등과 동급인 거점공항으로 격하시켰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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