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테크] 차경진 페이오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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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없을 때 스마트폰 앱으로 걱정 싹"

페이오티 차경진 대표가 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을 구동시킨 모습.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카메라 모드로 변했다.

더운 여름 시원한 음료가 마시고 싶어서 자판기 앞에 섰지만, 현금이 없어 애가 탔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판기 밑에 잔돈이 떨어져 있지는 않나 확인해보지만 그런 날은 누가 흘린 돈도 없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 현금도 꼭 그렇다.

코인 세탁기·동전 노래방서
앱 열면 카메라가 자동 인식
버튼 누르면 결제 기술 개발

대형 세탁업체와 계약 이어
대학 기숙사·자판기에 도전

■왜 필요할 때마다 없나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오티 차경진 대표도 같은 고민을 했다. 한국해양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차 대표는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기숙사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세탁이었다.

기숙사에서 코인 세탁기를 사용할 때면 이상하게 늘 현금이 없었다. 운이 좋아 친구를 만나면 돈을 빌릴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빨래를 둔 채 주변 ATM기로 달려가야만 했다. 자기만 이런 일을 겪는 것은 아니었다. 차 대표는 "세탁실에서 친구들에게 돈을 꽤 많이 빌려줬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코인 세탁기뿐만이 아니었다. 동전노래방, 음료자판기까지…. 현금은 꼭 필요할 때마다 잘 없었다. 차 대표는 여기에서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가장 손에서 놓지 않는 것. 그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친구들이 지갑 없이는 다녀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했다. 세탁실에도 마찬가지였다. 현금은 안 들고 오더라도 스마트폰을 두고 오는 사람은 없었다.

차 대표는 스마트폰과 결제시스템을 연결한다면 이 같은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해 지난해 9월 무인세탁건조기 스마트폰 결제장치를 만들어냈다. 차 대표가 개발한 이 기술은 단말기를 설치하고 이용자가 앱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열면 카메라 기능이 작동하는데 카메라가 단말기를 인식하면 결제할 수 있다.

페이오티의 결제시스템은 처음에는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 한 번 등록한 이후에는 단말기에 접촉 후 결제하기 버튼 하나만 누르면 결제가 된다. 차 대표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이 현금보다는 편해야 하지 않겠냐"며 "할 때마다 카드를 등록해야 한다면 오히려 현금이 더 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확실한 이용자 관리가 가능해지는 장점도 생긴다. 가령 앱을 통해 푸시 알람을 보내 할인 이벤트나 공지를 보낼 수 있어 진짜 이용자들에게만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업체 입장에서도 좋은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선점해 더욱 성장할 것

이미 기술력은 인정받았다. 지난해 부산시장상과 장영실 벤처포럼 대상도 받았다. 최근에는 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단계다. 현재는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이 기술을 채택했는데 페이오티의 기술이 도입되고 난 뒤 행정실에 돈을 바꾸거나 잠시 빌리러 오는 학생이 아예 사라졌다는 후문이다.

2월부터 인하대, 명지대 기숙사에도 페이오티의 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대형 세탁업체와 계약을 해 페이오티의 기술이 도입되는 곳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세탁기 시장부터 시작해 올해는 자판기 결제장치 시장에도 야심 차게 도전할 계획이다.

페이오티의 기술은 업계의 반응이 좋다. 기존에는 현금 아니면 카드단말기를 달아야 했다. 카드단말기를 달 경우 설치비, 단말기 비용, 카드 결제 정보를 옮기기 위한 인터넷 비용 등을 부수적으로 드는 비용 부담이 컸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페이오티의 기술을 이용하면 거의 절반 가격 이하로 줄어들기에 업주도 만족도가 높다. 게다가 앱을 작동하면 자동으로 블루투스가 커져 인터넷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차 대표는 올해 이 시장을 선점한다는 생각이다. 차 대표는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구보다 빨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구나 관심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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