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물열전] 3. 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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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식품·미용보조제 개발 경쟁

해마와 왕관해마(오른쪽)

해마는 생김새부터 워낙 특이해 물고기가 아닌 파충류로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해마는 엄연히 물고기다. 이유인즉, 해마는 아가미로 호흡하고, 지느러미로 헤엄쳐 다니며, 척추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해마가 물고기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머리와 몸통이 수직으로 꺾여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중 이런 생김새는 없다. 오로지 해마만 그렇다. 또 물고기에 일반적인 꼬리지느러미가 해마에겐 없다. 대신 해마는 코끼리 코처럼 생긴 가늘고 긴 꼬리로 해저 기질에 단단히 부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해마는 일반 물고기와 달리 머리와 몸 전체가 매우 단단한 골질판으로 덮여 있는데, 움직임이 거의 없는 특성상 외부 기생생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려는 생존 전략이 아닌가 싶다.

해마에 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해마를 약재로 이용해 온 중국에서 활발히 이뤄졌는데, 특히 양식에 관한 국가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연구 투자가 진행돼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호주와 한국 등에서도 해마 양식에 관심을 가져 최근 기술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대량 생산설비를 갖추어 경쟁 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 해천마㈜가 해마 양식기술을 확보했으며, 2017년부터 다양한 건강보조제와 미용보조제가 시판되고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해마는 보양제로 남성의 양기 보충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해마는 학명은 오래전부터 'Hippocampus coronatus'였으나, 최근 DNA연구를 통해 학명이 재정리되었다. 부경대 해양어류자원 기탁등록보존기관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 교토대, 카나가와 자연사박물관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해마 종을 발견하여 국제저널지인 에 발표했다.

새 학명으로 해마의 우리말 이름을 따 'Hippocampus haema'(우리말 이름 '해마')로 하였고, 기존 학명의 우리말 이름은 '왕관해마'로 바꿨다. 그 이유는 머리 정수리에 나 있는 돌기가 '해마'보다 훨씬 크고 높기 때문이다. 이런 해마 분류 연구는 정확한 종의 실체를 밝히는데 기여하고, 이를 통해 생리 생태 행동 등 후속연구가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종 보존 또는 복원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준다. 


김진구


부경대 자원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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