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문화놀이터' 된 부산시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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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 공연이 시작되기 전 시민회관 로비에서 부산시향 최수열 상임지휘자가 사인회를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아이들을 손을 잡고 환한 웃음으로 부산시민회관 로비에 들어서는 가족들. 직장 동료들로 보이는 팀도 여럿 있었다. 시민회관 앞마당 의자에 앉아있는 어르신들은 "오늘 계모임을 여기 음악회에서 한다"며 "우리 수준 높은 늙은이들이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부산시민회관 로비와 앞마당은 다양한 세대가 모여서 행복한 설렘을 나눴다. 기존 클래식 공연에선 만날 수 없었던 색다른 모습을 만난 건 지난 18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 신년연주회에서다.

18일 부산시향 신년연주회
가족·직장인·어르신까지…
대극장 1400여 석 가득 차

다양한 이벤트·열정적 공연
관객들, 환호성으로 화답

"정말 보기 좋죠? 사람들이 너무 즐거워 보여 좋습니다. 부산시민회관이 시민들의 유쾌한 문화놀이터가 되겠다고 했는데 오늘 모습을 보니 어느 정도 시민들에게 스며들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부산시민회관 박태성 본부장이 로비에 있는 시민들과 함께 와인을 나누며 한 이야기이다. 

관객에게 와인을 대접하는 장면
이날 공연은 부산시립교향악단이 8년 만에 부산문화회관을 떠나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선보인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소문이 났다. 특히 딱딱했던 클래식 공연의 틀을 벗어나 무료로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하고 부산시향 최수열 상임지휘자가 관객들과 함께 사진도 찍으며 교감했다. 입장료도 1000원으로 책정했다. 1400여 석에 이르는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은 공연 며칠 전 입장권이 매진됐다. 혹시나 표를 구할 수 있을까 싶어 무작정 시민회관은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시민회관 로비에서 최 지휘자 캐릭터 상품 판매를 하는 모습.
공연 전 최고 인기스타는 단연코 최수열 부산시향 상임지휘자였다.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공연 30분 전부터 로비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공연을 찾은 시민들과 사진도 찍고 사인회도 가졌다. 특히 가족 단위로 공연을 찾은 이들이 긴 줄을 서 최 지휘자와 만남을 기다렸다. 최 지휘자의 캐릭터로 만든 열쇠고리와 자석, 컵과 티셔츠도 큰 관심을 받았다.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대표적인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유쾌하게 문을 연 신년연주회는 공연 내내 관객의 환호가 이어질 만큼 열정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사물놀이팀 사물광대와 부산시향의 환상적인 협연은 관객들의 박수가 끝나지 않아 사물광대와 최수열 지휘자는 몇 번이나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관객의 환호에 화답해야 했다. 
신년음악회 공연 후 인사 모습.
마지막 곡으로 준비한 드뷔시의 걸작, 관현악을 위한 3개의 교향적 스케치 '바다'는 연주 전 최수열 지휘자가 몇 분씩 짧게 시향의 연주를 들려주며 재미있게 곡을 감상할 수 있는 요령까지 알려주기도 했다. 준비한 공연과 앙코르곡까지 모두 들려주었지만 관객들은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이날 공연은 시민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최수열 지휘자는 "좀 더 많은 부산시민이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빠지길 기대한다. 오늘 여러 이벤트를 통해 기존 클래식 공연과 다른 시도를 했지만 연주곡들을 부산시향이 오랫동안 준비했던 정기연주회 곡을 그대로 가져왔죠. 클래식 대중화는 좋은 곡을 제대로 연주하면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민회관은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몇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며 올 4월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부산시민회관 앞마당에서 야외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글·사진=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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