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따오기 부부 후손들, 우포늪에 새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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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인 따오기는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종적을 감췄다. 마지막으로 관찰된 게 1979년 판문점 대성동 일대였다. 이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따오기가 이제 313마리나 된다. 2008년 중국에서 들여온 따오기 암수 한 쌍과 그 후손들이다. 당시 한국에 둥지를 틀었던 암수 한 쌍의 이름은 '룽팅'(암컷)과 '양저우'(수컷)다. 이후 창녕군의 복원 프로젝트를 거쳐서 개체가 증식됐다. 10년 만의 성과인 셈. 그리고 4월 5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20마리가 우포늪 주변에 자연 방사된다.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따오기 야생 자연 방사를 앞두고 행사 준비로 한창 정신없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서다. 게다가 룽팅과 양저우 후손들은 한·중 외교의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4월 5일 20마리 자연 방사
사냥·대인 적응 등 훈련 한창
따오기 쉼터인 논 습지 조성

中·日 따오기 전문가 초청
한중일 외교 사절 역할 기대

■야생 방사 훈련은 어떻게

창녕군은 자연 방사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건강한 따오기 25마리를 선별했다. 1차로 우포늪 하늘을 누빌 후보군이다. 이들 따오기는 현재 대형 야생적응 훈련장에서 1~5단계 훈련을 받는 중이다. 날개 근육 강화 프로그램인 비행을 비롯해 먹이 사냥 연습, 사회성 훈련, 대인·대물 적응이 그것들이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측은 "그들이 좋아하는 미꾸라지와 곤충을 사냥하는 법도 익히게 하고, 담비·삵·매를 비롯한 따오기 천적의 소리에 반응하거나 사람에게 노출된 이후 경계 반응을 보이도록 훈련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후보군 중 최종 합격자로 20마리를 뽑는다. 선발 기준은 유전자 검사를 통한 근친도와 성별, 연령 등이다.

■방사 후 서식 환경도 철저히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2016년 개방행사에서 따오기를 날려보내는 모습. 창녕군 제공
창녕군은 2013년부터 따오기 야생 방사를 앞두고 늪 주변에 따오기 쉼터인 논 습지를 조성했다. 지난해엔 일본 따오기 전문가를 불러 컨설팅도 받았다. 일본 니가타대학 세키시마 쓰네요 교수와 일본 환경성 오카히사 유지 자연보호관이 직접 우포늪 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보며 지도했다. 당시 두 사람은 우포따오기복원센터를 찾아 야생 방사와 야생 적응훈련 프로그램 등을 전수했다.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1999년과 2005년 따오기를 복원해 야생으로 돌려보낸 바 있다. 창녕군 우경호 따오기서식지담당은 "아무리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춰 놓더라도 야생 정착이란 성공 열쇠는 따오기가 결정한다. 시련이 닥치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이제 야생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되는 '따오기 외교'

창녕군은 따오기 야생 방사 행사 때 중국과 일본 따오기 전문가를 비롯한 중국 임업국과 일본 환경성 담당자를 초청할 계획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기를 고대하는 상황이다. 중국과 일본 외교 노선에 일부 경색된 부분이 있긴 해도 따오기가 동북아 3국의 긍정적 외교 사절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한편 중국서 건너왔던 룽팅과 양저우는 아직도 건강 상태와 활동력이 양호하다. 이들이 2003년 생으로 올해 나이가 14살이 됐다. 따오기의 평균 수명은 30년 전후다. 룽팅과 양저우는 후손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걸 감안해 이번 자연 방사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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