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공기업 해외법인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날린 혈세가 1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에 나섰던 공기업들의 피해가 극심한 가운데 한국석유공사는 무려 7조 원대 손실을 입었으며, 해외법인 5곳 중 한 곳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5개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가운데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주요 경영지표를 공개한 15곳의 175개 해외법인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말 현재 취득가액은 총 28조5천412억원으로 4년 전보다 5조9천947억원(26.6%) 늘었다. 반면 장부가액은 4조1천322억원(18.1%) 줄어든 18조6천661억원으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는 취득가액은 증가했으나 장부가액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로, 그 격차에 해당하는 10조원의 혈세를 날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이들 해외법인의 매출 총액도 16조7천274억원에서 10조5천212억원으로 37.1%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368억원에서 2조172억원으로 55배나 폭증했고, 부채 총액도 34조858억원에서 59조2천6억원으로 73.7% 늘었다. 공기업별로는 석유공사의 2016년 해외법인 취득가액이 4년전보다 1조3천635억원(10.8%) 늘었으나 장부가액은 5조8천676억원(49.5%) 줄어 차액이 7조2천311억원에 달했다.

한국가스공사(-1조7천604억원)와 한국광물자원공사(-1조1천313억원)도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봤으며 ▲한국동서발전(-1천192억원) ▲한국남동발전(-828억원) ▲한국수자원공사(-142억원) ▲한국남부발전(-131억원) 등도 해외법인 가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전력공사(2천284억원)와 한국수력원자력(177억원), 한국전력기술(6천600만원) 등 3곳은 같은 기간 해외법인 가치가 올랐다.

이번 조사대상 해외법인 175곳 중 무려 35곳(20.0%)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4년 전보다 4곳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26개 해외법인 중 절반인 13곳이 자본잠식으로 나타났다. 한국남동발전(4곳, 33.3%), 한국가스공사(4곳, 18.2%), 한국전력공사(4곳, 8.7%), 한국서부발전(3곳, 23.1%), 한국남부발전(2곳, 22.2%), 한국중부발전(2곳, 15.4%), 한국동서발전(1곳, 11.1%), 대한석탄공사(1곳, 100%), 한국광물자원공사(1곳, 7.7%)도 일부 해외법인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반대로 자본잠식 해외법인이 감소한 곳은 한국전력공사(6곳)와 한국가스공사(1곳) 2곳에 불과했다.

김상록 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