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유학생 유혹하는 국제 보이스피싱 조직
중국과 대만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체류 중인 중국인 유학생을 꾀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집을 털도록 하는 등 절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2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전화 금융사기에 속아 넘어간 한 80대 남성의 돈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중국인 유학생 A(20·여)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지난 3일 오전 11시 10분께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다세대주택 내 B(87) 씨의 집에 들어가 서랍장에 있던 현금 1740만 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B 씨가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꼬임에 넘어가 은행을 가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B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계좌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돈을 찾아 서랍장에 넣고,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만들어라'는 전화를 받고 집을 비운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중국 내 채팅 앱인 '위챗'을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범행 제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 조직들은 유학생들이 중국어 소통이 가능하고 한국 지리에 익숙하다는 점을 노려 인터넷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학생들을 범죄로 유혹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훔친 1740만 원 중 1600만 원은 중국 내 조직으로 보냈고, 140만 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최강호 기자 ch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