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바디 캡틴 부산의 이장군, 종주국 인도서 '슈퍼스타'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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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프로 카바디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아대 이장군(가운데)이 비시즌 부산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맹훈련 중이다. 김병집 기자 bjk@



'인도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 하지만 부산에서는 평범한 대학원생.'

이 재미난 시츄에이션의 주인공은 바로 한국 카바디 국가대표팀 주장인 이장군(26)이다. 동아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평범한 대학원생 이장군은 가을 무렵 인도로 날아가 프로 카바디 리그 '벵갈 워리어스'의 공격수 '장군 리'로 변신한다.

2014년 출범 프로 리그 진출
공격수로 폭발적 순발력 자랑
연봉 300만 원서 1억 대 뛰어

카바디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변형 투기 종목으로 인도는 2014년 프로 카바디 리그를 출범시켰다. '인도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떠난 이장군은 현지에서는 '첫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비견되는 존재다.

그는 3개월간의 첫 시즌을 마치고 현지에서 받아온 연봉은 3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젠 사정이 180도로 달라졌다. 이장군은 리그 연봉 3위(1억 1000만 원)의 슈퍼스타가 됐다. 
인도 리그에서 상을 받는 이장군.
그는 "인도가 워낙 텃세가 심한 나라라서 이른바 '뒷배경'이 좋은 친구들이 주전으로 출전했는데 당연히 성적이 곤두박질쳤다"며 "그 후 주전을 물갈이하는 과정에서 소외됐던 내게도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쉴 새 없이 '카바디('숨을 참다'란 뜻의 힌두어)'를 외치며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상대를 터치한 뒤 아군 진영으로 돌아오는 게 카바디의 기본 룰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의 인도 선수들 사이에서 노랗게 염색한 머리의 '한국인 용병'은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다. 이장군이 말하는 본인의 장점은 '폭발적인 순발력'이다. 그는 "언뜻 팔다리가 길고 유연한 인도 선수들도 유리한 듯하지만 결국 빠른 속도로 상대 선수를 터치해야 하는 경기 특성상 한국인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지 적응은 넉살 좋은 그에게도 큰 시련이었다. 매번 시즌을 마치고 4~5㎏씩 살이 빠져 귀국했다는 이장군은 "부산에 오면 인도 식당은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며 웃었다.

오는 8월 이장군은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다. 그는 "카바디가 비인기 종목의 굴레를 벗기 위해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며 "프로 무대에서 롱런하는 건 그다음 목표"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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