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이호철에 부산시장 출마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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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본인의 지방선거 출마를 거듭 고사하면서 '이호철 부산시장론'을 조심스럽게 꺼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최근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로부터 끊임없는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데 여당의 부산 최다선 중진인 김 장관까지 호의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후보 구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김 장관은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본보와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내가) 부산시장이 되는 것 보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있는 것이 부산 발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며 불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김 장관은 단적인 사례로 오는 7월 부산에 설립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들었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연말 근거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정부 출자금 1300억 원이 올해 예산에 포함됐다. 김 장관은 "해양진흥공사는 문 대통령의 공약임에도 다른 지역의 견제가 심해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주무 장관으로서 상당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李 전 수석 '시장 자질' 충분" 
김 장관, 본보에 지지 표명
'후보 구도에 변화 오나' 주목

문 대통령이 부산시장 출마를 권유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최근에 따로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면서 "그렇게 하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김 장관은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 전 수석과 교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전 수석과 자주 통화하는 편이다. 시장 출마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면서 "출마 의지가 전혀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전 수석은 '정치'를 싫어할 뿐이지, 부산시장을 잘 할 수 있는 자질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위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은 꺼리지만 도시정책에 대한 기획력이나 추진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지방권력 교체라는 측면에서 "민주당의 이념과 철학을 이어온 분이 나서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최선이 안되면 차선이라도 찾는 것이 정치 아니냐"고 덧붙였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오거돈 전 해수부 장관이나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등 외부 영입파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오는 20일 남극 세종과학기지 설립 30주년을 맞아 현지를 방문할 계획인데 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김 장관이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해 모종의 복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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