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콜록콜록' 미세먼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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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도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가 기관지 등에 쌓여 가래, 기침 등을 유발하고 기관지 점막을 건조시켜 세균성 질환을 일으키고,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과거 10년 전에 비해 뇌질환, 간질환 등에 의한 사망자는 점점 줄어들지만, 호흡기 질환이나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겨울에도 빈발하는 미세먼지
기관지 쌓여 세균성 질환 유발

폐렴·폐쇄성 폐질환·천식
대기오염 심할수록 위험 높아

고위험군 바깥 출입 피하고
예방접종과 충분한 휴식을

■폐렴, 면역력이 약한 고령 환자 주의

폐렴은 폐가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가장 흔한 원인균이 폐렴구균이지만 면역 상태에 따라서 다른 미생물에 의해서도 폐렴에 걸릴 수 있다. 주로 65세 이상 노인이 많이 걸리며 겨울철이나 환절기, 독감 유행철에 폐렴 환자가 증가한다. 폐렴 초기에는 감기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열, 오한과 함께 기침, 가래,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이 무서운 이유는 방치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킨 세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서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폐렴은 2015년 국내 10대 사망원인 집계에서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폐렴은 일반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폐의 염증이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증상이 폐렴처럼 나타나도 검사 결과 독감이나 기관지염인 경우가 있고, 폐렴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다가 나중에 결핵으로 진단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정밀진단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나 기관지 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항생제를 통한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폐렴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주로 걸리는 만큼 평소 몸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 꾸준한 운동, 스트레스, 과로는 피해야 한다.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폐렴에 감염되기 쉬운 소아 또는 노인은 사람이 많은 장소를 가급적 피하고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흡연이 주 원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유해한 입자나 가스의 흡입으로 인해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만성적인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이 주 증상이며, 심해질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게 된다.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흉부 압박감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천식 등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의 가장 주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장기간 흡연하면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고 폐포벽이 파괴된다.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지고 호흡이 곤란해져 생활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된다. 또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하거나, 대기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발병할 수 있으므로 비흡연자도 주의해야 한다.

부산부민병원 호흡기내과 김대영 진료부장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나이가 많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 질환은 떨어진 폐기능을 회복시키기는 힘들며,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으므로 반드시 금연하고 조기치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치료는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 주는 다양한 기관지확장제(흡입제, 경구약)와 만성염증을 감소시키는 항염증제, 가래 배출을 돕는 거담제 등의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약물 치료 외에도 실내외 공기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 천식환자는 힘들다

천식은 전 세계 인구 5~10%가 환자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병에 속한다. 천식은 공기 중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데 가족 중 천식,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천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적 요인의 경우 미세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 털이나 먼지 등이 천식에 영향을 미친다. 간접흡연도 기관지에 자극이 가해져 천식에 악영향을 준다.

주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있으며, 밤이나 새벽에 심한 기침으로 잠을 자기가 힘든 경우가 있다. 간혹 천식으로 인해 숨이 차서 정상적으로 말하기 어려워지거나, 얼굴이 창백해지는 등의 위급상황도 발행한다. 천식으로 의심이 된다면 이를 확인하기 위해 폐기능 검사와 기관지 유발검사를 실시한다. 이후 천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혈중 특이 면역 글로불린 검사, 항원 유발검사 등을 시행한다.

천식은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하는 침대, 소파, 이불은 정기적으로 세탁해 청결하게 관리하며, 실내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해 곰팡이 번식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천식환자는 따뜻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가래를 묽게 해 배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요즘처럼 대기 환경 오염이 심각한 때는 폐렴이나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예방접종과 금연, 위생관리, 충분한 휴식과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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