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납중독 노동자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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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공장에서 십여 년간 일하다 납중독에 걸린 60대 노동자가 다니던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밀양 A금속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는 이 회사에 다니던 정 모(60) 씨가 같은 달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속된 주물작업으로 심각한 납중독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기 때문이다. 또 부산 '녹산노동자 희망찾기'와 부·울·경권역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녹산과 밀양공단 주물작업 노동자의 납중독 발병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조사와 대책마련을 촉구한 것에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과 지난 3일 두 차례에 걸쳐 정 씨가 다녔던 A금속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또 안전보건공단을 통해 작업환경측정 신뢰성 평가도 가졌다. 이 평가는 분진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작업장 환경을 파악하는 것이다. 평가 결과는 1개월 후에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주에게 오는 31일까지 생산직 노동자 13명에 대한 임시건강진단 실시를 명령했다. 이와 함께 이 회사 퇴직자들도 추적해 납중독 증상이 있을 경우 근로자건강증진센터를 통해 검진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양산지청 관계자는 "작업자들의 건강진단과 작업환경 실태 파악 등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도 조사하게 된다"며 "납을 취급하는 사업장 실태 파악과 관리 방안 등을 본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A금속은 부산 녹산공단에서 장기간 납을 취급하는 주물공장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5월 밀양으로 이전했다. 정 씨는 2002년 4월 이 회사에 입사해 16년간 납, 니켈, 주석, 아연, 동 등을 1350도로 녹여 합금한 후 자동차, 비행기 부품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정 씨는 이 회사에서 근무하기 전 부산에서 비슷한 일을 해 40여 년간 중금속을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기자회견에서 "3년 전부터 손톱에 피가 나고 발톱에 진물이 나면서 통증이 왔고, 수면장애와 관절통, 어지러움까지 겹치면서 최근엔 기억력 감퇴 등으로 인지능력도 떨어지고 식사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 씨는 지난달 녹산상담소를 통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신청서를 제출했다.

김태권·김길수 기자 ktg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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