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이름값' 요금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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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대학교수 A(50) 씨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서울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가기 위해 국내선 항공편을 탔다. A 씨는 좌석에 앉은 뒤 "한두 번도 아니고 비행기 요금이 너무 비싸 앞으로는 KTX를 타고 다녀야겠다"고 투덜댔다. 그러나 옆 좌석에 앉은 동료 B 씨는 "KTX보다 싸거나 비슷한데 무슨 소리냐"고 맞받아쳤다. 확인해 보니 같은 비행기임에도 A 씨의 요금은 약 7만 원으로 B 씨의 것보다 2만 3000원 가까이 더 비쌌다. A 씨는 아시아나항공, B 씨는 에어부산을 통해 각각 예매했다. A 씨는 "아무리 메이저 항공사라도 8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국내선 항공편에 2만~3만 원씩 돈을 더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수십 번을 타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김포 등 공동운항 노선
같은 비행기 타도 요금 차이
에어부산의 1.5배에 달해
"마일리지 적립 혜택" 해명

부산에서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공동 운항 항공편에 메이저 항공사가 저비용 항공사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요금을 책정해 비난이 일고 있다. 같은 비행기를 타는데도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는 이유로 짧은 노선인 국내선 항공편에까지 2만~3만 원의 추가 요금을 매겨 '브랜드값'으로 승객들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부산~김포, 부산~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이 공동 운항한다. 공동 운항은 2개의 항공사 승객이 같은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4일 본보 취재진이 각 항공사 앱으로 요금을 확인한 결과 부산~김포행 에어부산은 주중 4만 3400~6만 2000원이었다. 대부분 항공편이 5만 원 이하로 할인가가 적용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할인가 없이 7만 300원으로 예약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에어부산과 2만~3만 원의 차이를 보였다. 여행객이 많은 토요일엔 에어부산은 5만 400원, 아시아나항공은 8만 300원으로 차이가 극대화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적립 등 혜택이 있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사전공지 하고 있다"며 "직접 운항하는 항공기가 아니라 수시로 할인가를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항공기 이용객들은 마일리지 적립금이 적은 국내선에 2만~3만 원씩 추가 요금을 받는 건 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시아나항공 국내선을 타며 마일리지를 모으면 편도 40~50회는 이용해야 국내선 왕복권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에어부산 국내선을 타며 2만~3만 원씩을 아끼면 최소 3번에 한 번은 더 국내선 항공기를 탈 수 있다. 물론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자주 모으면 승객 등급 향상에 따른 여러 혜택을 누릴 수는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항공사의 관행을 소비자들에게 이해시키기보다 부당함을 해소해 주는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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