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는, 미술로 가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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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현대미술관에 '수직 정원'이 설치됐을 때를 상상해 본 모습.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2018년은 부산의 미술관 역사에서 여러모로 뜻깊은 해가 될 듯하다. 부산현대미술관이 6월 중순 정식 개관하면서 기존의 부산시립미술관과 함께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양대 시영(市營)미술관 시대'가 개막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1998년 문을 연 부산시립미술관은 올해 개관 20주년으로 '성년(成年)'을 맞는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본격적으로 개막 팡파르를 울리고, 부산시립미술관은 '초발심'의 심정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올 한해 두 미술관의 주요 일정과 행사를 미리 살펴본다.

부산현대미술관 6월 개관
부산,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
양대 시영 미술관 시대 개막

수직정원 창시자 블랑 교수
현대미술관 외관 개선 주도

개관 20주년 시립미술관
김종식전 등 다양한 전시 진행

'수직 정원'으로 새로 단장해 문 여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은 6월 중순 개관에 맞춰 외관과 실내 공간을 혁신적으로 변모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콘텐츠와 전시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안팎에서 비판을 받아온 미술관의 공간 자체를 예술적으로 변모시키는 것이 올해 주요 프로젝트라는 설명이다.

우선 "미술관이 아니라 대형 마트 같다"는 혹평을 들어온 외관 개선은 '수직 정원(Vertical Garden)'의 창시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프랑스 식물학자 패트릭 블랑(64)의 주도로 이미 작업이 상당 부문 진척된 상황이다. 수직 정원은 식물이 수직 벽면에서 자라거나, 설치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정원. 흙이 없는 수직 콘크리트 벽에 '에어 플랜트(Air Plants)'를 이용해 조성하는 수직 정원은 대도시의 '여유 공간'인 수직 벽을 활용해 정원을 만들어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현대미술관 측은 "블랑이 주도하고 동아대 조경학과 강영조 교수팀이 참여해 수직 정원에 심을 식물 종류를 확인 중이며 오는 2월부터 설치에 들어가 5월 중에 작업을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예술도서관의 이미지.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미술관 지하의 어린이 예술도서관도 최근 설계가 완료돼 올 초 공사를 시작, 개관일정에 맞춰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에서 여러 건축상을 수상해 주목받는 부산의 젊은 건축가인 이기철(40) 아키텍 케이 건축사무소 대표가 설계를 맡은 어린이 예술도서관은 기존의 개념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명물(名物)'로 만들 계획.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책상과 의자 위주가 아니라 건축학적으로나 공간 활용 면에서 참신함이 두드러지는 도서관이 될 것이다"며 "놀이도서관의 성격을 기본으로 좁은 다락방 같은 곳에서 혼자 책을 보거나 누워서 볼 수 있고, 제한 없이 2~3층으로 올라가서 보는 공간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시 면에는 6~7월에 실내와 로비 공간을 아우르는 아티스트 프로젝트(Artists Project)와 생태와 미디어아트 중심의 기획전이 준비되고 있다. 전시 기간에는 국제 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3~4월에는 소장품 구입 작업이 매듭되고, 개관전이 끝난 9월부터는 2018부산비엔날레가 열릴 계획이다.

다채로운 '성년 기념' 전시 선보일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연륜에 걸맞은 역동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Contemporary) 전시들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지나간 과거의 역사를 복기(復棋)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20년 역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는 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부산미술 모더니티의 형성'에서 전시될 안도 요시시게의 '하얀 저고리를 입은 소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먼저 3월 16일부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부산미술 모더니티(Modernity)의 형성'과 '피란수도 부산'이 시작된다. 7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역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부산미술의 동시대적 정체성을 생각해보는 장(場)으로 마련된다. 부산에 근현대 미술이 자리 잡은 개항 이후 시점과 부산의 현대적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구축된 피란수도 시절의 주요한 개념들을 동시대적 주제들로 변주해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전시를 선보이게 된다.

특별전 외에도 20주년을 맞아 구성된 새로운 기획전도 열린다. 우선 2018부산비엔날레 기간이 포함되는 8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아시아 현대미술전'이 개최된다. 이 전시는 '식물성(植物性)'이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동시대 아시아미술의 지평을 살펴보는 내용을 담을 계획. 또한 부산 근대미술의 선구자이자 작가, 교육자로 지역 화단에 큰 영향을 미친 남장(南藏) 김종식(1918~1988) 화백의 탄생 100년을 맞아 '부산의 작고 작가-김종식' 전이 4월 27일부터 8월 26일까지 개최된다.

이외에도 개관 초기부터 지속해온 신진작가 발굴 프로그램 '젊은 시각, 새로운 시선'은 10월 26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2017 신소장품전'과 '2017 기증작품전'은 1월 16일~4월 8일 진행된다. 부산시립미술관 지하 1층 어린이미술관도 올해 두 개의 기획전을 준비했다. 'Construction:모아서 조립하기'(3월 16일~6월 24일)는 조형행위를 중심으로 미술의 근본적인 구성요소들을 어린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전시로 열릴 예정. '체험을 통한 본질 탐구'(7월 20일~12월 2일)는 놀이와 체험의 행위를 통해 공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행위를 시도해보게 하는 성격의 전시로 진행할 계획이다.

박진홍 선임기자 jh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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