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까지 앗아간 '접착제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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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한 모텔에서 40대 남성이 접착제 흡입 흔적을 남긴 채 숨졌다. 검안의는 접착제 흡입에 따른 신경 마비를 사망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도피격 환각제인 접착제가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이례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술 취해 모텔 투숙한 40대
본드 흡입 후 숨진 채 발견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10분께 북구 한 모텔에서 A(44)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이날 술에 취해 모텔에서 잠잤으며, 모텔 업주가 퇴실 시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모텔 방 안에서 공업용 접착제를 3통가량 발견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10년 전 접착제 흡입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엔 과다 음주로 인해 천공 수술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 씨가 최근 아들 가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접착제에 손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여태껏 접착제 흡입으로 인해 숨진 사례가 언론 등에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종종 발생했다고 말한다. 부산의 한 법의관은 "2~3년에 한 번은 접착제 흡입에 따른 사망 사고가 발생한다"면서 "접착제를 다량 마시면 호흡을 명령하는 신경조차 마비돼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특히 술과 함께 마실 경우 증상은 증폭된다"고 말했다.

접착제뿐 아니라 헬륨가스, 부탄가스의 위험성도 경고한다. 이 같은 가스를 마신 뒤 몽롱한 상태에 취해 숨을 다시 내쉬지 못한 채 숨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접착제나 이러한 가스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각제여서 청소년 등의 중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승훈 기자 le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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