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 모여 있는 덕천마을] 집집마다 묻어나는 묵은 정취… 푸근한 옛 멋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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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가구가 사는 덕천마을은 송소고택 외에 송정고택, 초전댁, 창실고택 등 오래된 고택이 즐비한 우리나라 대표적 한옥마을이다. 송정고택 뒷산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조인순 제공

송소고택이 있는 덕천마을은 청송의 대표적인 전통마을이다. 10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국내에서 아홉 번째, 경북에서는 최초로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된 촌락이다. 단일 마을 단위에선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항일 의병 선열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청송 심씨 본향 대표적 전통마을
100여 가구 거주 '국제슬로시티'
송정고택·초전댁·창실고택 등
숙박 가능한 체험 고택 즐비해

청송 심씨 본향인 이곳에 와서 송소고택만 보고 가면 절반만 본 거다. 송정고택, 초전댁, 창실고택, 청송 심씨 찰방공종택, 청원당 등 체험 장소가 즐비해서다. 모두 숙박이 가능한 시설로, 집마다 개성 있는 매력을 발산한다. 마을 입구에 떡 버티고 있는 수백 년 된 왕버들나무 세 그루가 마을의 내력을 말해주는 것 같다. 

송정고택

송정고택(010-3891-2622)은 송소고택과 인접해 있는 집으로 송소고택을 건립한 심호택의 둘째 아들 송정(松庭) 심상광이 기거하던 곳이다. 대략 1900년 전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6600여㎡의 터에 'ㅁ자'형 뜰집이며 사랑채가 옆으로 더 넓어 날개집 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송정고택 처마 밑에 곶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익어가고 있다. 조인순 제공
이 집의 관전 포인트는 여러 개의 편액. 심처대 공이 후손에 남긴 가르침인 '安分師儉 讀書砥行'(안분사검 독서지행·분수를 알고 검소함을 배우며, 책을 많이 읽고, 숫돌에 칼을 가듯 행동을 조심한다), 전서체의 대가로 알려진 미수 허목 선생이 쓴 '閑中日月'(한중일월) 등 범상치 않은 글귀들이 집의 내력을 더해 준다.

초전댁

초전댁(054-873-0101)은 청송 심씨 석촌공파 17세손인 심덕활 공이 요절한 아우 덕종의 양자로 입적한 친아들 헌문의 네 번째 돌을 기념해 1806년 건축했다고 전한다.

그의 후손에 의해 1900년 보수됐다. 각 채의 처마를 이으면 'ㅁ자'가 되는데, 작은 사각 공간을 통해 하늘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형상이다.

창실고택

창실고택(070-8849-2436)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지어졌는데 청송 심씨 집안의 화목한 우애가 깃든 곳으로 잘 알려졌다. 한적하게 마당을 거닐면서 여기저기 놓여 있는 시골 옛집의 소품들을 바라보며 어슬렁거릴 여유가 있는 공간이다.

찰방공종택

청송 심씨 찰방공종택(010-9502-7611)은 송소고택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늑하게 붙어 있는 집이다. 청송 심씨 악은공의 9세손인 찰방공 심당의 종택으로 1933년에 건립됐다. 넓은 텃밭이 도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전원 풍경을 연출한다.

청원당

청원당(010-3530-6119)은 고택 체험과 함께 전통차에 대한 강습과 친목이 이뤄지는 각별한 공간이다. 각종 다기가 간잔지런하게 놓여 있는 다실에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례 교육이 이뤄지며, 숙박객들이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깔끔한 조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윤현주 선임기자 hoho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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