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부산시향 '설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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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교향악단이 내년 연주일정과 협연자 명단 등을 미리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9월 열린 최수열 상임지휘자 취임 공연 모습. 부산문화회관 제공

지난 22일 열린 부산시립교향악단 송년 연주회에선 예년과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내년 2018년의 부산시향 공연 일정과 공연 제목, 곡 구성을 담은 '부산시립교향악단 2018년 정기연주회' 안내지가 음악팬들을 맞이한 것이다. 안내지의 앞에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은 1962년부터(since 1962)' '상임지휘자, 최수열'이라는 글자를 넣었다. 부산시향의 역사성, 상임지휘자의 역할과 책임을 드러내며 부산시향의 내년 각오가 제대로 느껴진다.

"사실 유서 깊은 교향악단은 내년 공연 일정과 리스트를 항상 전년도에 모두 공개하죠. 그만큼 미리 철저하게 준비한다는 의미이고, 음악팬들에게 미리 공연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안겨주는 거죠. 취임 이후 이 작업에 정말 많은 애정을 쏟았어요. 짧은 시간에 완성한다고 사무국 식구들을 괴롭히기도 했고요. 100% 만족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했던 것이 거의 다 반영돼 지금부터 설렙니다."

지난 22일 송년 연주회서
2018년 공연 일정 등 공개
협연자·곡 구성 미리 알려
음악팬에 행복한 고민 선사


최수열 상임지휘자는 내년 연주 일정을 소개하기에 앞서 설렌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유쾌했던 취임 연주회, 조금 더 깊어진 소리를 전해준 이후 연주회,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팬들을 웃게 했던 송년 음악회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최 지휘자의 몸과 마음은 어느새 내년 공연들로 향해 있다.

미리 들어본 2018년의 부산시향 공연은 우선 다채로운 협연자들이 눈길을 끈다. 1월에는 사물놀이팀인 사물 광대와 함께 하는 협연 무대가 준비돼 있고 부산 출신 피아니스트 박종화를 만날 수 있는 2월 연주회는 '천재의 고뇌와 모방'이라는 이색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3월은 부산시향 단원들이 직접 뽑은 목관부문 오디션 합격자와 함께한다. 시향 차원에서 지역 연주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엉망진창 티 파티가 4월 음악회를 여는 곡이며 고려인 4세 바이올리니스트 로만 킴을 만날 수 있는 5월 음악회도 기대가 된다. 6월은 첼리스트 양성원이 함께 하며 7월은 스페인 기타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김우재와 색다른 협연이 준비돼 있다. 9월은 소프라노 이명주, 10월은 클래식 무대에서 인기스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대기하고 있다. 11월은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가 협연자로 나서며 교향악 무대에선 잘 만날 수 없는 피아졸라의 곡이 준비돼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최수열 지휘자가 3년 동안 도전하는 슈트라우스 전곡 사이틀 무대는 2018년에도 관통하는 주제이다. 2개월에 한 번씩 슈트라우스 대표곡들이 연주곡에 들어가 있으며 최 지휘자는 "슈트라우스 전곡 도전은 부산시향이 가장 잘하는 무기를 가지는 것과 같다.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또 최 지휘자의 장기로 유명한 현대 음악곡들도 기대할 만하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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