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국적 선사 규모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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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사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국적 선사들 사이의 인수·합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만 터미널 전경. 연합뉴스

올해 부산항은 물동량 2000만 TEU를 달성했지만, 아직도 여전한 해운 불황 파고를 헤쳐 나가가 위해 부산항이 해운 선사들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적 선사들이 국제 해운 동맹에서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워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산항 2000만 TEU 달성'
BPA, 항만 발전 세미나

3대 해운동맹 영향력 커져
선사 컨소시엄 등 전략 필요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8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부산항, 2000만 TEU 달성과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해운·항만업계의 경영자와 학회 전문가, 시민단체 '부산항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모여 부산항 발전 방향에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세미나는 부산항 발전 방향 발제 3건과 전문가 토론의 순서로 이어졌다. 첫 발제자로 나선 윤민현 전 중앙대 객원교수는 '시장의 재편과 메가포트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해운 시장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 나갔다.

윤 교수는 "해운회사들은 2009년 이후 유가가 오르자 감속 운항을 하면서 노선에 투입되고 있는 선박 척수도 대폭 줄였지만, 여전히 공급 과잉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라며 "선사들이 원가를 줄이려고 마른 수건 짜내듯 하는 바람에 화주들이 고스란히 이득을 챙기게 됐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또 "전 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데, 이는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해운 업계도 소수의 해운사가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면서 "특히 2021년이 되면 시장의 85%를 3대 해운 동맹이 완전히 장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부산항이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선사들과의 관계를 개선해 컨소시엄 단계까지 만들 것을 주문했다. 선사에게는 안정적인 선석을 제공함으로써 부산항이 일정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그는 또 "선사들이 원하고 있는 대형선박 유치 시설과 항만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부산항에 이익이 될 수 있는지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김학소 청운대 교수는 '부산항 연계, 한국해운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올해 최종 파산한 한진해운 사태 때문에 우리 국적 선사의 세계 해운시장 점유율이 선복량 기준 6.4%에서 올해 3.2%로 떨어졌다는 암울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는 올해 부산항의 국적 선사 물동량이 2.5%로 감소한 원인이기도 한 셈이다. 반면 외국적 선사의 물동량은 10%가량 증가했다.

김 교수는 "현재 국적 원양선사의 규모로 해운 동맹 가입하더라도 대등한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외 선사 간 자발적 인수·합병을 유도해 덩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조기에 설립해 해운 정책금융을 확대하고 선사들은 이를 통해 친환경 고효율 선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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